화악산
화악산
이번에 꼭 어디를 가야 되겠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거리가 멀지 않아 하루 안에 다녀 올 수 있고 시간 대비 운동량만 된다면... 더욱이 경치가 좋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아무래도 비 오는 날 산에 가는 건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일기예보는 참고하는 편이다.
화악산은 1468m 의 높이로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화천군에 걸쳐 있는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방송용 송신소와 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어 신선봉이나 용봉 및 일부 지역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사진촬영도 제한되어 있다. 산 입구에 등산 이정표도 하나 없고 길안내 표시도 거의 없는 대단히 불친절한 곳이다. "제발 여기는 오지 말아 주세요""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화악터널 옆 주차장은 폐쇄되어 있어 길 옆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천안에서 왔다는 등산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그들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 등정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70회, 50회, 30회 정도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오늘도 정상에 빨리 올라가서 인정사진 찍고 유명산으로 가야 한단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
한국의 산하, 산림청, 블랙야크가 지정하는 100대 명산이 조금씩 다르다. 이들 산을 다 정복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블랙야크 알파인클럽에 가입하면 블랙야크 휘장을 하나 주는데 100대 지정 산정상에서 휘장을 들고 사진을 찍어 클럽에 5일 내로 올리면 인정이 된다. 산 높이만큼 포인트를 주고(1468m 라면 1468원), 이걸로 물건구입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년 말에 100대 산을 전부 정복한 사람을 추첨하여 히말라야에 보내주는 판매전략이다.
무작정 산이 좋아 가는 사람도 많지만 이런 특별한 이벤트를 즐기는 등산동호인도 상당하다. 그런데 산이란 정상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계곡이나 폭포, 비 탐방 등산로에서도 엄청난 비경을 발견할 수 있다.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그런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찾아내는 노력이 중요하다.
등산코스
화악터널- 실운현- 중봉- 실운현- 화악터널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스피커에서 더 이상 출입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공군트럭이 지나다녀 물어보았더니 꼭대기에는 군부대가 있고 등산로가 아니라고 해서 다시 내려와 천안동호인이 켜둔 트랭글GPS의 도움을 받아 겨우 정상에 올라갔다.
정상 부근은 상당히 가파르고 길이 좁았다. 가장 높은 꼭대기인 신선봉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갈 수 없었고 바로 근처 중봉까지 올라 갔다. 여기가 한반도의 중심이라고 한다. 장소가 좁고 전망이 나무로 가려있고, 바로 옆 철조망 사이로 어린 군인들이 처다 보고 있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바로 하산했다. 10km 정도의 거리에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계곡도 있고 멋진 폭포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정표가 없어 제대로 들러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누가 중봉에 잠깐 다녀 온 걸로 화악산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내려와 정자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같이 식사를 하고 천안팀은 유명산으로 나는 연인산으로 갔다.
저는 블랙야크 알파인클럽을 처음 들어봤는데 흥미롭네요.
등산 좋아 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이 가입해서 100산 도전을 이루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회사 선배가 블랙야크 이벤트 하면서 100대 산을 8개월만에 정복하더라구요. 딱 한개 한라산만 남겨두고요. 산을 찾으시는 분들 보면 대단한 것 같습니다.
목표를 두고 등산하면 아무래도 포기할 확률은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