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五臺山]-3

오대산[五臺山]-3

전나무숲길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를 찾는다면 월정사 전나무숲길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일주문에서 시작되어 금강교에 이르는 1km 전나무 숲길은 너무나 낭만적이라 걷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홀몬이 저절로 흘러나올 것 같다.

맨발로 유유자적 느린 걸음으로 자연을 음미해야 제격인데 이 길을 몇 분 줄여 보겠다고 앞 만보고 뛰었다니… 암울한 60년대를 살았던 우리에게 낭만이란 단어는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모양이다.

월정사(月精寺)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오대산의 대표적인 사찰로써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이며, 고려시대의 석탑인 팔각구층석탑으로 유명하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자장이 중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문수보살을 만난 뒤 다시 문수보살을 만나기 위해 정진하던 터라는 전설이 있다.

그 뒤 고려 충렬왕 33년(1307) 화재로 절 전체가 타버린 것을 다시 재건했고, 조선 순조 33년(1833) 또 다시 다 타버린 것을 헌종 10년(1844)에 다시 중건했다. 6.25 전쟁때 또 불타버렸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우리 국군에 의해서 이다. 북한군이 이 절에 머물 것을 우려했던 국군이 1951년 1.4 후퇴 당시 월정사를 불태우고 내려갔던 것이다.

하여간 불에 타는 것들은 모두 사라졌다. 신라시대부터 내려오던 동종까지도 녹아 없어졌으며, 남은 거라곤 화강암으로 만든 석탑과 기단, 석조보살좌상 하나뿐이었다. 효과도 없는 청야전술 덕분으로 아까운 문화재만 소실되었다.

팔각구층석탑

한국전쟁의 화마 중에도 팔각구층석탑만은 온전히 보전되어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48호로 지정되었다가 석조보살좌상이 국보로 승격하며 제48-1호로 재지정되었다. 팔각구층석탑은 그 자체 형상도 대단히 화려하고, 고려 귀족문화를 반영하듯 풍경이나 머리장식 등 장식적으로도 발달해있다.

또한 탑은 높이 15.2m로 결코 작지 않은 크기인데다가 위로 갈수록 크기가 줄어드는 일반적인 탑의 모양과는 달리 아래층 지붕과 위층 지붕의 크기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 층 간의 높이나 전체적인 비례가 상당히 조화롭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높은 탑인데도 불구하고 균형감이나 안정감이 뛰어나다.

우리식당

돌아오는 길, 송어회 판다는 긴 간판이 우리를 유혹했다. 송어회를 시키자 주인이 망태기 하나를 들고 산속으로 사라졌다. 계곡물을 받아 송어를 키우는 곳에서 큰 송어 한 마리를 잡아 들고 왔다. 좁은 어항에서 항생제로 버티는 물고기가 아니라서인지 싱싱하고 맛이 좋았다. (1.5kg 7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