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스팀, 인문학]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를 읽고 – 제2부
[북 스팀, 인문학]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를 읽고 – 제2부
신영복 (지은이), 돌베개, 2015-04-20, 18,000원, ISBN : 9788971996676
1. 나만의 평가 (5개 만점)
- 스토리 점수 : 💖💖💖💖💖
얼마 전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서 ‘길 위의 인문학, 함께 읽기’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자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주제는 신영복선생의 ‘담론, 느리게 읽기’입니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읽은 소감을 발표하고, 토론도 하였습니다.
함께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지요.
특정 논쟁이 있을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여 찬성과 반대로 자신의 생각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다양한 생각이 나왔습니다. 토론 과정을 통하여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 좋을 책이란 생각도 들었지요. 매번 새롭게 느끼지 않을까요?
2. 책 속으로
‘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인식’에 이어서 ‘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에 대한 소감입니다.
언약言約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군사재판을 받고 20년간의 수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기징역형으로 바닥없는 고통과 암담한 심정을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유일한 글쓰기는 편지였습니다. 써야 할 글을 암기하여 편지 쓰는 날 한 글자도 빠짐없이 한 장의 엽서로 써냈다고 합니다. 감옥에서 일화 중 글쓰기와 관계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엽서들을 책으로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동료 재소자들을 대상화하고 분석하던 자신을 상대방은 모두 꿰뚫어 보았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자신만 모르는 왕따라고 표현합니다. 수년을 동고동락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삶을 책처럼 들여다보고 나니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정서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자신의 변화를 목격했고 장담도 하였는데 출소 후 지인들을 다시 만났는데 '너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기 개조는 그만큼 어려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두 발 걸음의 완성이 아니라 한 발 걸음이라는 자각과 자기비판, 그리고 꾸준한 노력입니다.
최고의 관계는 서로 따뜻하게 해 주는 관계, 깨닫게 해 주고 키워 주는 관계입니다 참된 인식은 관계 맺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관계와 애정 없이 인식은 없습니다. 어떤 것의 인식이든 가장 밑바탕에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머리-가슴-발)은 떠남, 만남, 그리고 돌아옴이라고 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자기를 칼같이 떠나는 것입니다.
인간의 자유는 카르마karma를 제거하는 일입니다. 부정적 집합 표상을 카르마라고 합니다. 표상(representation)은 인간의 인식활동입니다. 우리는 남산을 바라보지 않고도 남산을 표상할 수 있습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 대상과 격리되어 있지만 대상을 재구성하는 인식 능력입니다. 대상은 그에 대한 1개의 표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표상 즉 집합표상으로 구성됩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도 고유의 집합표상이 있습니다. 중세에는 마녀라는 집합 표상이 있었습니다. 마녀라는 집합표상은 부정적이란 점에서 카르마입니다. 이 카르마를 깨뜨리는 것이 달관입니다.
<몽고과 고려, 일본과 조선 각각의 다른 충돌>
몽고와의 충돌은 몽고 지배로 이어지고 일본과의 충돌은 일제 식민지로 전락합니다. 고려 말 원나라에 파견한 고려 사신단은 그 횟수만 해도 400여 회가 넘었다고 하며 그 규모도 매번 같지 않았다 합니다. 중국 중심 문화를 넘어 세계를 학습하게 됩니다. 유연한 국가 경영 방식을 취합니다. 한국현대사학회 중심의 뉴라이트에서는 일본과의 충돌이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 그것입니다. 양자의 차이에서 결정적인 것은 몽고와의 충돌은 '非A'라는 지양의 과정이었음에 반하여 일본과의 충돌은 非A가 아니라 아예 B나 C로 전락했다는 것입니다. 역사의 단절이라 해야 합니다. 국가가 망하고 언어, 전통, 문화가 단절되는 것이었습니다.
깊이 생각해 볼 많은 이야기가 책에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읽고 싶은 부분만 읽어도 됩니다. 빠르게가 아니라 느리게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1부에서 고전으로 2부에서 수감생활에서의 이야기로 인간관계 완성으로 가는 길을 공부했다고 생각됩니다.
3. 기본정보
- 저자 : 신영복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신영복선생은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습니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지식인이었던 그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과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하였습니다.
20년 수형 생활 속에서 얻은 가르침과 동양고전을 통해 유연한 인식의 틀을 강의한 그의 마지막 강의록을 책으로 펴낸 것이 ‘담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