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돌려받는게 중요한걸까?

in #kr7 years ago (edited)

결론부터 말하면!


많이 돌려받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결정세액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하다. 결정세액은 소득공제, 세액공제 사항을 모두 반영하여 계산한 소득세 최종값을 의미한다. 연말정산을 많이 받은 것은 원천징수가 과도하게 많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연말정산 환급액이 많다는 것은, 정부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다음해 2월이 되어서야 돌려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연말정산이란?


이미 많은 기사, 아티클을 통해서 연말정산의 개념을 이해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회계사로서 '연말정산'을 아래와 같이 이해하고 있다.

기업은 세금을 낼 때 '순이익'에 근거해서 세금을 낸다.
'순이익'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아서 번 돈(매출액)에서 비용(매출원가, 판관비 등)을 뺀 금액이다.

하지만 근로소득자들은 노동력을 제공하고 번 돈(월급)에 대해 과세한다.
뭔가 부당하지 않은가? 기업은 세금을 낼 때 비용을 빼주는데, 근로소득자들은 비용을 빼주지 않는다.

따라서 근로소득자의 생계를 위해 필요한 최소비용을 '소득공제'라는 개념으로 반영해주고 있다.
소득공제내역을 매월 반영해주기에는 행정력 낭비가 크기 때문에, 1년에 한번씩 반영한다.

https://images.unsplash.com/photo-1493970866116-fe0cad1a5727?ixlib=rb-0.3.5&ixid=eyJhcHBfaWQiOjEyMDd9&s=a4a7a7bdfb162f53881a39a1a5a6a148&auto=format&fit=crop&w=1050&q=80

2. 매달 떼어가는 세금은 무엇?


매달 월급명세서를 보면, 꼬박꼬박 떼어가는 돈을 확인할 수 있다.
'뭘 이렇게 많이 떼어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금액이다.ㅎㅎ
아래 예시를 보자.


출처 : http://apple3291.tistory.com/415

위의 월급명세서는 꽤나 친절한 편이다.
급여내역도 상세하고, 원천징수 내역을 '세금내역'과 '공제내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많이들 오해하시는데, 원천징수된 금액 전부가 세금이 아니다.
위의 사례에서 세금은 422,070원이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은 공적부금의 성격이다.
참고로 공적부금으로 공제된 금액은 모두 소득공제 대상이다.

그렇다면, 원천징수되는 세금은 어떻게 계산되는걸까?
국세청은 매년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발표한다.
근로자를 고용하는 회사는 간이세액표에 근거하여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것이다.
개인별로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총급여(세전 급여)의 3~5% 정도 수준이다.

급여 수준에 따라 원천징수세율이 조금씩 다르고,
같은 급여를 받아도, 부양가족에 따라서 다르다.(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짐)


출처 : 국세청 홈페이지(https://www.nts.go.kr/cal/cal_06.asp)

3. 연말정산은 많이 돌려받을수록 좋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 이해해 보자. 아래의 사안은 세법과 관계없이 단순 가정한 내용이다.

A,B,C,D 모두 총급여가 같다고, 가정해보자.

  • (사례1)
    연말정산 결과 A는 50만원을 추가 납부했고, B는 30만원을 돌려받았다.
    그런데, 결정세액이 A, B이 같다. 2017년 소득에 대해 국세청에 납부한 소득세가 같다는 의미이다.
    세액이 같음에도 B에게 연말정산 환급액이 발생한 이유는 원천징수세액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B는 연초에 원천징수세율을 120%로 설정해서, 미리 많이 낸 것이었다.
  • (사례2)
    연말정산 결과 C는 40만원을 추가 납부했고, D는 50만원을 돌려받았다.
    C는 D에게 "환급받았으니, 한턱 쏴!"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C는 결정세액이 D에 비해 100만원이나 작다.
    게다가 C는 자녀가 2명이 있어서 원천징수세율이 낮았다. 원천징수세액이 워낙 작아서 연말정산 때 추가 납입하게 된 것이다.
    반면, D는 독신이라 원천징수가 많이 되었다. 450만원이나 떼어간 것이다. 연말정산 결과 결정세액이 400만원으로 계산되어, 50만원을 돌려받은 케이스.
    D는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일부 돌려받긴 했지만, C보다 많은 세금을 낸 '모범국민'이다.

연말정산금액은 결정세액에서 기납부세액을 차감한 결과이다.
즉, 연말정산금액은 결정세액과 기납부세액의 종속변수일 뿐이다.

결정세액과 기납부세액 중에서는 결정세액이 더 중요하다.
결정세액은 최종적으로 얼마의 세금을 낸 것인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하면, 3년간의 결정세액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소득이 얼마나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세금을 얼마나 더 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주: 필자의 경우 소득이 늘면서, 세금도 늘고 있다. 그런데 원천징수세액이 더 빠르게 늘어났다. 가장 오른쪽 표는 연말정산 결과인데, 원천징수세액이 늘어나면서 연말정산 환급액도 늘어나고 있다. 그냥 돌려받기만 할때는 기분이 좋았는데, 이 표를 보고는 기분이 나빠졌다. 정부가 미리 많이 떼어갔다는 것을 의미하기때문이다.
자료 : 국세청 홈페이지 - 연말정산 - 3년추이

결론만 말하면, "복잡한 것 볼 것 없이, 결정세액 추이만 보면된다."

그리고 결정세액을 총급여로 나누어 산출한 실효세율을 매년 체크해보는 것도 과세현황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연말정산이 작년 대비 증가/감소했다는 정보는 도움되는 정보가 아니다.

4. 연말정산 팁

여기에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기존에는 소득공제 방식이었다.
지금의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로 이분화된 연말정산 방법은 박근혜 정부의 치적(...)이다.
가장 효과적인 증세를 이루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료 : 국세청 보도자료

소득세는 과표구간이 존재하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계실 것이다.

소득공제는 세율을 곱하기 전 단계에서 소득금액을 차감해주므로, 고소득자들이 연말정산을 통해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같은 100만원을 공제받아도 35% 세율을 적용받는 소득자들은 35만원의 혜택을 받지만, 15% 구간세율을 적용받는 소득자들은 15만원의 혜택을 받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득공제항목을 대거 세액공제항목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세액공제항목은 기존 공제금액에 일괄적으로 12%, 또는 15%를 적용하여 세액을 차감해준이다. 실제 적용받는 세율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이는 24% 세율구간을 넘는 중산층 이상에 대한 증세였다.

아래의 팁을 설명하면서, 세액공제와 소득공제를 유의하여 이해해야 한다. 소득공제가 훨씬 유리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연말정산을 예닐곱번 넘게 했지만, 늘 성공적(?)으로 연말정산을 수행했다. **
사실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연말정산 환급액이 발생했다는 것은 결국 "간이세액표"에서 규정한 대한민국 납세 표준보다, 공제항목을 다양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내가 활용한 항목들은 아래와 같다. 가장 쉽고, 활용하기 쉬운 내역이다.

(1) 주택청약저축 또는 주택담보대출 이자납입액
: 무주택자 세대주일 경우, 주택청약저축에 납입하면, 매월 10만원씩, 연간 총 120만원을 한도로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단, 총급여 7,000만원 이상일 경우, 2018년부터 공제혜택이 사라진다.

(2) 기부금
: 종교단체, 사회단체, 복지단체에 기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기부금도 추가되면서, 기부금 공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3) 우리사주조합
: 근무 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우리사주조합을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식을 취득할 경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된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간일 갈수록 소득공제가 중요해진다. (세액공제는 대체로 대상금액의 12~15%을 공제해준다. 12~15%의 세율을 가정한다는 의미이다)

(4) 연금저축 & 퇴직연금
: 가장 잘 알려져있는 절세수단이다. 연금저축 400만원, 퇴직연금 300만원 한도로 13.2%(주민세 포함)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5) 신용카드
: 현행 세법상 가장 복잡한 공제항목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현금영수증의 공제율이 다르고, 공제한도 계산이 매우 복잡하다. 대중교통, 전통시장 지출액에 대한 추가한도 설정으로 계산이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활용만 잘 하면, 연간 100만원 가량의 세금 절약이 가능한 공제내역이다(한계세율 24% 가정)

간단히 설명하면 총급여의 20%를 넘는 금액부터 소득공제 대상이되며, 신용카드는 사용금액의 15%, 체크카드&현금영수증은 30%을 소득공제 해준다.

총급여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은 신용카드를 쓰고, 그 이후의 금액은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카드 사용방법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나의 경우에는 작년 지출액을 통해 1년 예상지출액을 구하고, 체크카드 사용액을 사전에 정해놓고 쓰고 있다. 월초에 체크카드 사용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통장에 이체해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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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많이 돌려받는게 중요한게 아니군요.
꼭 꼼꼼하게 따져봐야겟습니다!

네네 돌려받은 것에 기뻐하기 전에, 원천징수로 얼마를 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원천징수금액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연말정산 추가납입이 발생했다면, 소득공제 항목들을 꼼꼼히 체크해봐야합니다

짱짱맨은 스티밋이 좋아요^^ 즐거운 스티밋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어렵네용 연말정산 한번도 안해봐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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