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라이프] #9 재난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고난을 넘다.

in #zzan6 years ago (edited)

경기도 재난지원금 수령.
고양시 재난지원금 수령.

그리고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차례였습니다. 홀가분 한 마음으로 얼른 국*카드 들어가서 신청을 했습니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입금을 알려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다시 들어가서 신청현황을 눌러봤습니다.

"아직 신청하지 않으셨습니다."

엥. 이런, 또 신청에 들어갑니다. 안됩니다.

"세대주가 아니십니다. 세대주만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모니터 앞에 세대주라고 딱 적힌 등본을 들이밀며 따질수도 없고…

고양시와 행안부 재난지원담당이라고 되어있는곳에 이틀간 전화를 했지만 계속 불통입니다. 사람들이 엄청 전화를 걸고 있는 모양입니다. 요거 받아서 장도 보고 계획이 다 있던 저는 오늘 다시 퇴근 2시간을 앞두고 도전합니다. 그리고 15분만에 드디어 연결이 됐습니다. 전화가 연결된 것만으로도 울컥해서 저는 횡설수설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진정하시고요. 지금 여기서 확인 못해드리고요. 행정복지부 담당부서에서 대상자가 맞는지 확인 해보세요"

행정복지부 담당에 전화했더니 거기도 고양시군요. 한참을 뒤적이셨습니다.

"세대주 아니시죠?"
"세대주 맞아요."
"세대주 아니실걸요."
"세대주 맞는뎅"
"혹시 부인께서?"
"미혼입니다."
"그럼 어머니나 아버지나 혹시?"

계속해서 유도심문(?)을 했습니다. 마치 개콘의 황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카드에서 몰래 돈이 빠져나가셨어요 고갱님"
"어 저 카드 없는데요?"
"아, 카드도 없는데, 카드에서 돈나가서 당황하셨죠. 저희들도 이런분께 전화해서 많이 당황했어요."
"비씨카드 없으시구요?"
"없어요"
"비자카드도 없으시구요?"
"없어요"
"법인카드도 없으신가요?"
"없어요"
"교통카드도 없으시구요?"
"교통카드는 있죠."
"아, 거기서 돈이 인출되었네요"

암튼 우리 대화는 뭔가를 뒤적인 뒤에 바뀐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외국에 계세요?"
"아뇨"
"의료보험 어떻게?"
"직장입니다."
"언제?"
"3월쯤"
"아직 외국에 계신걸로 나와요. 의료보험공단에 전화해서 입국했다고 풀어달라하세요. 풀고 나서, 건강자격득실증명, 출입국증명기록, 신분증 이렇게 3가지 들고 방문해서 이의제기신청하세요. 마스크 안끼고 오시면 안됩니다."

흠, 다 왔군. 요렇게 생각했으나 경기도 오산이었습니다. 의료보험공단에 전화했으나.

"음 그러네요. 하지만 이번 지원금은 그런것과 상관없다고 행안부에서 지침 내려갔는데, 동사무소에서 모르는 직원들이 있어요. 입국확인 안됐답니까?"
"넹 풀어달라 하던데용"
"풀고 말것도 없어요. 이번 정책과는 상관없어요.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게 없는데… 음… 근데 일단 풉시다. 근데 직장의료보험이면, 직접 못풀어요. 직장에다가 풀어달라고 하세요. 음… 근무지 변경 신청원 내야 됩니다."
"네? 근무지 변경 신청서요?"
"네. 맞아요. 근데 정말 그거랑 상관없는건데.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는데..."

친절하면서도 갸우뚱 거리는 담당자는 한참을 의아해 하면서 설명을 했고 마지막엔 결국 직장에 요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무슨말인지는 알겠고, 그게 순서가 맞을 것 같기도 해서 끊고, 직장의 수많은 부서 중 어디다 해야할지를 고민하다가 역량지원실이 눈에 띄었습니다. 거기에 인사, 등등이 써져 있더군요.

"이러쿵 저러쿵 한데요. 근무지 변경신청인가 그거 공단에 내 달라고 하면 아신다던데요."
"근무지 뭐용? 그게 뭐예용? 우리가 담당이긴 한데 그런거 처음 들어봐요. 월급 안들어오나요?"
"아뇨 월급 3번 받았어용"
"그런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필요하세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해야하는데, 제 의료보험이 아직 외국에서 안돌아온걸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걸 풀어야 하는데, 직장의료보험이라 직장에서 신청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뭐 그런건가봐요."
"그게 뭘까요? 의료보험은 우리소관이 아닌데 의료보험은 직접 알아서 하셔야 해요."
"아 근데 건강보험공단에서 직장에 전화하라고 하던데요? 사대보험에도 들어있는거잖아요?"
"아, 건강보험은 맞아요. 근데 의료보험은 아니에요."
"같은 거… 아닌가요?"
"다를걸요?"

아뿔싸… 계속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던 나는 상대가 이쪽일에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행정부서에 전화해보면 정말 이렇게 디테일한 걸 어떻게 알고 있을까 싶을만큼 즉답이 돌아오는게 일반적이었거든요. 오히려 질문자가 정신을 못차릴만큼 빠르고 다양한 답이 튀어나와줘야 하는데 저정도면 결코 모르는게 맞습니다.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답이 안나왔습니다. 비록 인사담당은 아니지만 우리부서 행정팀에서 혹시 알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고 저런 너 외국 있었니?"
"응, 나 2월까지 태국 있었어"
"그랬구나 너 그거 알아볼려면 역량실에 알아봐야 하는거야."
"아 안그래도 아까 역량실에 했는데 내가 무슨말 하는지 아예 못알아 듣던데? 건강보험은 되는데 의료보험은 안된대."
"응? 그거 두개가 다른거야???"
"내말이…"
"맙소사. 그럴땐 담당자 이름을 물어봐야 해. 조교들이 전활 받거든. 걔들 전화만 받지 암것도 몰라. 거기서 해결이 안되면 총무처로 전화해야 해. 근데 있잖아. 역량실에서 어차피 총무처에 연락해서 일을 처리하거든. 그러니까 역량실에서 해결이 안되면 총무처로 바로 전화해봐. 친절한 사람 만나면 아마 바로 해결 해줄거야. 근데 너 급여명세서에 의료보험 안나가? 그거 왜 필요해? 무슨일 때매 지금 상황까지 알게 된거야?"
"응 재난기금받으려구"
"아, 그럼 바로 총무처에 전화해서 재난기금받기 위해서 그렇게 됐다라고 목적을 명시해줘. 그럼 더 빨리 해결해줄거야."

정말 다왔습니다. 총무처에 전화했습니다.

"재난때문에 의료보험 외국..."
"어머 외국에 계셧어요? 언제 오셨어요?"
"2월 말이요."
"3월 초에 임명되셨죠?"
"네"
"원래 저희들이 신청이 들어가는데요, 선생님은 2월말에 오셨고, 임명은 3월초니까, 입국시에는 우리직장이 아니니까 그 시점으로 직접 푸셔야 됩니다. 번거로우셔도 그렇게 하시면 돼요. 그리고 불행한 소식이 있습니다. 지금 외국에 계신걸로 되어있기 때문에 의료보험이 안나오는 상태고, 따라서 다음 월급 때 3,4,5월치의 의료보험이 한꺼번에 차감됩니다. 5월급여 받으셨으니 다음달에도 의료보험 청구가 안되고, 7월쯤 한번에 차감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쉽습니다."

총무처에 전화하는 순간, 전모가 한눈에 그려졌습니다. 의료보험이 직장으로 되어있지만, 의료보험공단입장에선 직장에서 해외로 발령보낸 것처럼 이해했기 때문에 의료보험료가 청구되지 않고, 외국에 있는걸로 되어있으며, 근무위치 뭐시기가 필요했는지. 그리고 의료보험공단에서 직장의료보험에 가입사실과 내가 외국에 있어서 의료보험료가 청구되지 않는게 동시에 가능한지. 왜 내가 받는 월급이 10만원 정도 더 많았는지. 등등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이런게 한번에 납득이 되는군요. 건강보험과 의료보험이 다른 것이었는지는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뺑뺑이 도는데 1시간도 넘게 걸렸지만, 또 이렇게 많은 걸 배웠습니다. 비록 두 달 뒤에 제 월급이 이 문제로 쿼터이상 날아간다는 비보를 미리알게 되었지만, 그동안 10만원씩 더 받아서 째깍째깍 썼으니 조삼모사죠.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하는 동시에 또 이렇게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스팀이 갑자기 올라서 높은 가격에 걸어뒀던게 다 팔렸군요. 그래서 상쇄할 만큼은 아니지만, 큰 부담없이 됐습니다. 의료보험 자격득실, 출입국증명 다 뽑아놨으니 행정복지센터가서 이의제기 해야죠. 주민센터 가려면 금욜쯤은 반차라도 내야할까 싶습니다.

퇴근후의 집에 오니 바질이 파릇파릇 향기를 풍기며 기다립니다. 집에서 여유만 있었다면 이렇게 포근하질 않았을텐데 밖에서 전쟁을 치른 후에 돌아온 집은 역시 더할나위 없이 포근합니다. 벌써 수요일입니다. 내일 하루 더 버티면 금요일입니다. 미리 말씀 드려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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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웃으면 안되는데
상황이 다 그려져서 웃프네요^^;;
건강보험 마무리 잘 되시고 재난지원금 잘 받으시고 저 맛있는 거 사주면 되겠습니다 ㅎㅎㅎ

아핫 딱기둘리세욥! 제가 맛난거 사겠습니당~ 꼬맹이들도 보고싶네용. 참 저 일산인데 팥쥐님도 가깝지 않으신가용? 남쪽이신가용?

지금 동탄입니다 ㅠㅠ 점점 멀어지네요...

으아아아아아아아~

포스팅 읽으면서
상황이 핵고구마 백만개~! 뙇~!

신청 상황 진행 자체가 재난 상황이네유~! ㅠㅠ

에혀~

토닥~ 토닥~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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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엔젤님 딱 아시네요 깝깝했습니당 ㅋㅋㅋ 그래도 스팀이 확 올라줘서 기분이 좋습니당~~

글을 읽다보니 답답했던
상황이 그려지네요.
고생하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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