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mining)에 대하여

비트코인이 막 알려지기 시작한 초기에는 '채굴(mining)'이라는 단어가 크립토시장과 관련없는 사람들에게는 좀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뭐, 지금도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그냥 채굴이라는 단어를 신조어 같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니,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그저 암호화폐를 캐내는 의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 채굴이라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이것은 '어떤 노력'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블럭체인 생태계가 아닌 실물 세상에서 우리는 법정화폐를 얻기 위해 끊임 없이 가치를 만들거나 가치를 전달(제공)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특정 가치를 제공할 때 그 대가로 회사나 거래처, 어떤 사람들로부터 법정화폐를 얻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과정은 채굴과 매우 비슷하다.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 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방식이 서로 다를 뿐, 어떤 가치를 캐내는 연속 선 상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생각을 거쳐, 내가 마주하게 된 작은 결론은 다름과 같다.

아직은 암호화폐 생태계가 화폐 그 자체를 채굴하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사는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채굴하는 방법이 도입되면서 점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가치 창조를 흡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 통합된 생태계가 자연스레 등장하게 될 것이다.

하나의 예로 스팀잇과 같은 1차적 가치 창출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생태계에서는 이보다 더 고차원적인 것으로부터 가치를 창출할, 이를 반영할 방법들이 요구될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운동(또는 문화)
사회운동은 그 사회를 보다 안정화시키는 방향, 가치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사회 전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혁신이 될 수 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운동은 그 자체로 큰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가치를 채굴하는 과정과도 매우 비슷하게 해석될 수도 있다. 즉 새로운 생태계에서는 이러한 것들(사회운동, 문화 등)을 생태계 내에서의 가치로 환산(mining)시킴으로써 생태계의 실질적 가치를 정량화하고 실체화할 수 있는 방법(수단, 기능)들이 반드시 요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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