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더플 데이즈 (Wonderful Days, 2003) <2>

in #kr-art8 years ago (edited)

3. 연출


캐릭터에도 설정상의 오류가 많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캐릭터 연출에 있어 무엇을 먹고, 어디에 살고, 무슨 일을 하는지는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리는데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원더풀 데이즈의 메인 주인공인 수하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사는 곳도 '명확'하지 않고 무슨 '일'을 하는지 또한 분명하지 않다.

먹지 않는 건 제이와 수하 다른 조연들도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먹는 장면은 술집 장면에서 팩을 빨고 있는 우디 모습뿐이다) 주제를 담고 표현해야 할 메인 주인공인 수하의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고 영혼이 없는 인형처럼 느껴진다면 그가 이끌고 가는 이야기라는 것은 무척 무미건조 할 것이다.

편집 점에 있어서 눈에 거슬릴 만큼 공간과 공간이 연결되지 않는다. 축제공간에 있던 제이가 갑자기 샤워를 하는 모습으로 연결된다거나 델로스 시스템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던 수하가 갑자기 환풍기 터널 위에서 도망치고 있는 장면은 점프 컷처럼 보여 혼란스러우며 수시로 180도선을 어겨 인물의 위치가 서로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판면 추격 시퀀스 연출은 흠잡을 것이 별로 없다. 관객은 분명 이 액션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을 것이고 그 기대는 충분히 충족 됬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빠르게 움직이는 3D배경에 따라 2D 캐릭터가 마치 핸드 메이드 카메라를 들고 옆에서 찍는 것처럼 사실감을 더해준다.

정지 화면에서도 줌 인과 줌 아웃을 활용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살렸다. 오토바이 추격 신과 비행 신에서는 3D기술을 적극 활용해 장관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물들의 대화를 연출하는 데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부분의 인물들의 대화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하지 않고 다른 쪽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들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마치 독백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기가 힘들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기까지 하니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꿈과 회상 씬이 많이 등장하는데 앞에서는 단점이었던 점프 컷을 적극 활용하여 감독의 의도 대로 미장센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는데 성공한 듯 보이지만 스토리와 상관없이 나오는 플레쉬 백은 오히려 이야기를 진행 시키는데 방해가 되기도 했다.

연출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음악은 작곡가 원일이 맡았다. 그는 작품의 분위기를 시종일관 분위기 있고 미스터리하며 깊이 있고 주인공의 내면을 잘 대변해주는 음악으로 원더풀 데이즈의 세계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중간에 술집 장면에서 나오는 헬레나의 노래 "춤을 추고 싶어.."라는 다소 황당하고 우습기 까지 한 음악만 제외한다면 깊이 있는 세계를 만드는데 음악이 큰 몫을 했다.

4. 마치며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한 다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미국이나 일본 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거였다."
'90분간의 낯선 여행을 즐겨라' 무비스트 기사
'원더풀 데이즈' 김문생 감독 인터뷰

세계를 겨냥하고 만든 애니메이션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방식을 선택한 것은 좋은 시도였음이 분명하다. 감독은 스토리보다 미장센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 것은 능력 있는 CF 감독 출신으로써 당연한 흐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2시간짜리 CF를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 본다면 영화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종전의 한국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규모 프로젝트. 긴 제작기간과 높은 품질의 이미지, 엄청난 작업량을 모두 이겨내고 7년 만에 세상에 나온 원더풀 데이즈는 감정이입 할 수 없는 주인공과 불친절한 이야기, 명확하지 않은 세계관과 길을 잃은 목표 등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가 되었다.

관객의 외면과 흥행 참패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가 사라져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는 영화 속 세계관처럼 검은 구름으로 가득 버렸지만 원더풀 데이즈의 영상미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부인 하기 힘들다. 한국에도 이런 능력을 가진 스탭들이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하지만 원더플 데이즈가 남긴 것은 좋은 이야기 없이는 좋은 미장센도 없다는 것. 그것이 원더플 데이즈가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던져준 숙제인 셈이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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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거 옛날에 분명히 봤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요.. 진짜 하나도..

스토리 인과관계가 너무 부실해서 그런것 같아요. 안타까운 마음에 정리해 봤습니다. 잘 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애니메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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