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운명 같은 것
지난주 토요일에 친척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먼 친척은 아닌데 그동안 서로 큰 일이 아니면 왕래가 없다가
일이 생기니 친척들 얼굴 보는 일이 생기더군요.
지난주 결혼식의 주인공은 제가 어렸을때.. 몇살때인지는 모르겠지만
막내 고모께서 미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어
친척들끼리 모였을때 였습니다. 아마 그 아이가 5살때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분명 미국 들어갈때는 첫째와 둘째만 있었는데
한국에 돌아올때는 한명이 더 늘어 있었던거지요.
미국서 살다오니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쓰는데
영어발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지요.
구슬 굴러가는 소리라고 하죠?
그래서 만났던 그날 그 아이를 목마를 태우며 주변에 이거저거를 영어로 해보라고
시켰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그게 제 마지막 기억 이었고 최근에는 고모부께서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서 봤는데
뭐 다 커서 어렸을때 모습은 보이지도 않더군요.
그랬던 아이가 지난 주말에 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간만에 친지들이 모이는 자리라 얼굴을 안볼 수가 없더군요.
그날 오후에는 시골에 있는 땅에 집을 짓냐 마느냐를 1년 넘게 고민하던차
땅과 도로 때문에 머리가 아파 풍수지리를 보면 어떨까 해서
알아봤으나 죄다 타지역에 있고 금액은 모르겠지만 차비만 해도 많이 줘야 할거 같더군요..
그런데 아주 가까이에 풍수지리를 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다름아닌 외숙모 동생분..
전업은 아니지만 풍수지리를 배우셨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날 처음 뵈었습니다만 낯이 많이 익더군요..
같이 가서 주변을 돌아보고 땅의 흙도 만져 보시고는 이런저런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 없어서 그렇지만
그 동네에는 집들이 거의 서향으로 되어 있었는데
처음 그 땅을 매매하고는 흔히 집은 '남향' 이란것 때문에 남향으로 하고 앞을 마당으로 쓰면 되겠다
했는데 옆집 이장님이 여긴 남향으로 지으면 안좋다고 하셔서
안그래도 땅 모양이 직사각형이라 남향으로 앉히긴 폭이 좁아 보여서
서향으로 해야 하나 했으나...
풍수리지 보시는 분은 동쪽과 서쪽은 대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었고 북쪽과 남쪽은 뚫려 있는데
서향으로 하면 시야도 답답하고 막혀 있어서 하는 일이 잘 되지 않는다라고 하고
반드시 남향으로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뒤에 산도 그렇고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니 머리에서 그림은 그려지더군요..
그나저나 할일이 태산이라 언제 건축에 ㄱ자 라도 시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ㅠㅠ
자꾸 그 분을 보니 거기에 갖다놓은 컨테이너 사장님이 떠오르는 겁니다.
뭔가 닮았다... 라는 느낌이 자꾸 들었는데
거기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는 집에 돌아와서 쉬다가
집 근처에 새로운 중국집 그것도 수타로 하는 곳이 오픈을 해서
오픈행사로 짜장면이 3,000원이라 아이들 데리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집 근처라 유모차에 막내 태우고 걸어서 갔지요.
갔더니 룸은 없고 죄다 테이블..ㅠㅠ
아이들이 많으니 어딜 가도 시선 집중이 되네요..
짜장면만 5개를 시키고 탕수육도 맛이나 보자며 작은걸로 하나 시켰습니다.
행사라 그런건지 원래 그런건지 양이 생각보단 적더군요ㅎㅎ
그렇게 먹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와서는 저희 테이블에 있는 주문서를 가져 가시는 겁니다.
잉? 하고 봤더니만
컨테이너 사장님 이셨습니다ㅋㅋㅋ
컨테이너 사장님 이야기를 하자면...
컨테이너 사장님은 저희집 근처에 컨테이너 매장(?)이 있는데
시골에 땅 사놓고 창고 하려고 컨테이너 사려고 여기저기 돌아 다녔는데
이것저것 설명도 잘 해주시고 지붕까지 올라가서 눈이나 비가 지붕에 고이지 않게
볼록하게 만들고 컨테이너 위에 또 컨테이너를 쌓게끔 이중으로 두껍게 만들고
지개차로도 옮길 수 있게 하단에 지개차 포크 들어가는 홈도 있고(다른곳엔 다 없었음)
무엇보다 가격이 다른곳보다 저렴해서 돌고 돌다가 거기가서 계약을 했는데.......
계약서를 쓰고는 나온지 얼마 안되서 전화가 옵니다.
혹시 옛날에 영어 어쩌고 하지 않았냐고..
그러면서 저희 아버지 이름을 대시는 겁니다.. 그럼서 다시 얼른 와보라고ㅋㅋ
뭐지? 하고는 갔더니....
저희 아버지 친한 친구분의 아내분의 친동생 이셨던 겁니다.....
아버지 친구분은 저를 아들처럼 대하셨었고 옛날엔 집도 가깝고
그집 형이랑 밑에 동생하고도 친해서 자주 놀러갔고 잠도 자고 했었지요..
거기다 컨테이너 사장님과의 인연은 거의 20년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제 첫 직업이 영어 학습지 강사였는데 회원 모집을 해야 했는데
아버지 친구분네 아줌마께서 자기 동생이 그때당시 애들이 초등학생 중학생 있어서
그집을 저에게 소개를 해줘서 하게되어 제가 그 일을 그만 둘때까지
그집 두 아이들을 가르쳤었거든요.. 사장님은 가끔 봤었고 사모님은 갈때마다 뵈었었는데
어째 컨테이너집 가서 계약하고 하는데도 느낌이 낯설지가 않더라 했습니다.
컨테이너 사장님은 과거에 레미콘을 하셨었는데 정리하고
컨테이너와 크레인 작업을 하셨는데 이렇게 가까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지요..
그래서 갑자기 저희 아버지 얘기부터서 옛날얘기 까지 줄줄 나왔었지요..
컨테이너 가격도 원래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해주시고
처음 컨테이너 놓을때 너무 낮아서 제가 보도블럭 높은것을 구해다 가져다 놓고는
바꿔 달라고 부탁 드리면서 갈때 같이 가자고 했는데
갑자기 전화 와서는 같이 가자고 하나보다 했는데
가서 봐보라는 얘기에 깜짝놀라 가서 보니 이미 혼자서 보도블럭으로 다 바꿔 놓으셨더라구요;;;;;
암튼... 그렇게 식당에서 갑자기 만나서는
저희 테이블 주문서를 가져가셔서 계산을 해주셨습니다ㅠㅠ
거기다 현금으로 계산하고 남은 돈을 아이들 아이스크림 사먹으라며
아이들에게 주셨지요.....
그날 너무 감사 하면서...
집에 다시 돌아오는 길에 드는 생각이 그겁니다..
옛날엔 인연은 만들어 가는거라고 생각 했는데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알게되고
또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또 알고보니 한다리 두다리 건너 또 아는 사람과 연결이 되고
뭔가 이미 그렇게 만들어진 인연이 이리저리 돌다가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연결고리가 되는게 또 아이들 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날 풍수지리를 봐주시던 그분을 보면서 컨테이너 사장님이 생각 났는데
같은날 저녁에 또 그렇게 만나는걸 보면 말이죠..
이번주 주말에도 온라인으로 시작된 모임이 첫 오프모임으로 열리는게 있는데
다시한번 뭔가가 일어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