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5] 코인 추락에 대처하는 자세 - '존버만이 정답인가'에 대한 병아리의 얄팍하지만 진지한 고찰

in #kr7 years ago (edited)

갑작스러운 코인 하락으로 하루 종일 시끄러운 하루였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비트코인이 오르락내리락 거렸고 실시간 댓글창은 초 단위로 업데이트 됐죠.

많은 이들이 '한강으로 가즈아!!!' 혹은 '한강 티켓 예매 완료!' 등 자조적 표현을 남발하며 오전에 털지 못한 자신을 한탄하더군요.

물론 일각에서는 이런 코인 투자자들을 '도박꾼'으로 지칭하며 꼴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스팀잇을 시작한 지 꼬박 3일째, 거래소 폐쇄로 아직 가상계좌조차 없는 저에게 오늘 하루는 조금 생경한 풍경이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 하는 코인 거래를 어깨 너머로 구경하며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요 며칠,

'오늘 얼마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릴수록 괜스레 마음이 조급했던 게 사실입니다.

'빨리 나도 계좌를 뚫어야 하는데..' 동료들에게 돈을 주고 대리구매를 부탁할까 고민하면서

동시에 '아니야, 첫 구매를 대리로 할 순 없지'라는 괜한 자존심이 제 발목을 붙잡았더랬죠.

그리고 오늘, 아무 죄도 없는 동료들과 의가 상할 짓을 하지 않은 스스로를 대견스러워했습니다.

(물론 지금이 거래에 뛰어들 적기라고 생각하면서 또 다시 진지하게 대리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는 건 굳이 숨기지 않겠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유투브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중인 코인 관련 방송을 보게 됐습니다.

일명 '존문가'로 불리고 있는 것 같은 한 남성이 접속자들을 향해 일장연설을 늘어놓고 있더군요.

처음부터 보진 못했지만 요지는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 본인은 어제 20% 정도 올랐을 때 털었다. 그 후 몇 십퍼센트가 더 올랐는데 자신은 아쉬워하지 않고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자신을 따라 20% 상승 때 판 사람들이 왜 이렇게 빨리 팔게 했냐며 자기를 비난했다. 의연함을 갖지 못할 거면 어설프게 자신을 따라하지 마라.

  • 하락세가 예상됐음에도 '혹시나' '좀더' 하는 마음에 팔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이젠 좀 화가 난다. 초반엔 안타까움을 느껴 그들을 위로하기도 했지만 우는 소리가 반복되니 짜증난다.

지금부터는 아직 코린이 수준도 안 되는 제가, 철저히 제 생각에 입각해 쓴 글입니다.

일단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오를 때가 있으면 당연히 내릴 때가 있습니다. 또 이 세상에 공짜는 없죠. 쉽게 번 돈 일수록 쉽게 잃을 확률도 큽니다. 또한 10을 벌든 100을 벌든 벌었으면 어차피 이득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유일하게 욕망하고 도전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끝장을 보려는 심리가 있죠.

또한 인간은 절망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남들은 100을 벌겠다고 참고 기다리는데 나혼자 10을 찍고 나오려니 억울하겠죠. 기왕이면 남보다 더 많이, 사실은 조금이라도 더 벌고 싶을 겁니다.

'적게 벌었지만 그래도 벌었다'에 방점을 둘 것인지 '무조건 남보다 많이 벌자'에 방점을 둘 것인지는 오롯이 자신의 몫입니다.

참고 기다리면 복이 온다. 이건 적어도 주식이나 코인 세계에서 통용되지 않는 말 같습니다.

기다림의 결과가 자신의 기대와 다른 형태로 찾아올 때 인간은 깊은 상실감에 빠지게 됩니다. 한강행이냐 존버냐, 정신실패냐 정신승리냐 그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보다는 존버가 답일 것입니다.

하지만 말라 비틀어져 쭉정이가 된 존버밖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확장을 거듭하는 땅 부풀리기를 멈추고, 그간 열심히 가꾼 농작물 수확량에 만족하며 다음 씨뿌리기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어쩌면 아직 제대로 된 코인 거래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막상 제돈이 분 단위로 몇 배씩 커지는 걸 목도하게 된다면 그 어떤 누구보다 물욕이 탱천해져 앞뒤 분간 못하고 덤벼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도록 하겠습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열린다 - 에피쿠로스"

(두서 없는 이야기지만 이 시점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었던 내용이라 감히 몇 자 적어봤습니다. 전문가분들이 보시기엔 코웃음 칠만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코린이기에 가능한 말들도 있으니까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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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많이 되네용~!

공감가셨다니 조금 기뻐해도 되겠습니다ㅎ

팔지마세요!
존버에 양보하세요!
코인은 파는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거라는 명언이 있더군요 ㅋㅋㅋㅋ

중요한건 전 코인이 1도 없다는 사실(앞으로 스팀잇으로 생겨날 것들 빼구요ㅎㅎ) 폐쇄 전 계좌도 못만든 똥멍청이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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