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는 강, 울보도 아니고 바보도 아니고
달이 뜨는 강이 중반에 접어 들면서 진영 간의 갈등이 도드라지고 있습니다.
평강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그 반대 세력이 서로 힘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평강 공주는 궁에는 자신이 믿을만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드라마에서 드러난 평원왕 치세는 매우 불안정입니다.
왕권은 신하들에 의해 흔들리고 왕은 술에 쩔어서 국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습니다. 간교한 꾐에 빠져 자신의 아내를 도륙하고 딸마저 버린 비정하고 무능한 인물입니다.
그는 왕비를 죽이고 나서야 간계에 빠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복수보다는 어정쩡한 타협을 통해 왕권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평강은 이미 어린 시절 고구려왕이 되어 기마대를 지휘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낼 정도로 무인의 풍모가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평원왕 치세는 무려 30년이 넘습니다.
드라마와는 달리 어영부영하면서 세월만 보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이야기도 우리가 설화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와 스토리라인이 다릅니다.
울보 평강이 아니고 바보 온달도 아닙니다.
두 사람 모두 강하고 현명함이 차고 넘칩니다. 평강이 온달을 무장으로 만들었다는 설화를 버리는 대신 평강이 온달을 평생의 동지이며 영원한 보디가드로 삼았다는 스토리에 방점을 둔 것 같습니다.
사실 역사적 인물인 온달은 아차산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온달은 뛰어난 고구려의 무장으로 아단성에서 화살을 맞고 죽었다고 합니다. 부마인 온달은 중국 북주와의 싸움에서 승리해 나라를 구하기도 합니다.
달이 뜨는 강이 어떻게 보면 역사적 사실에 부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달이 뜨는 강을 보면서 삼국시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신라의 간자가 고구려 대신의 측근이 돼 평강공주를 위기에 빠지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 혹은 백제와의 관계 등이 앞으로 펼쳐질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담아 낼지도 매우 궁금합니다.
삼국시대는 그야말로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면 삼국시대 세나라는 모두 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삼국시대를 살펴보면 신라 고구려 백제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적대적 관계입니다.
신라에 여인들을 노예로 팔아버리려 하는 것을 저지하는 장면은 고구려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라의 입장이라면 또 다른 해석이 있었을 것입니다.
삼국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한민족이라는 의식보다는 적이라는 의식이 더 강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달은 결국 중원을 정벌하려다가 신라군의 화살을 맞고 최후를 맞이합니다. 후주와의 싸움에서 수십명을 베었던 일세의 영웅이 신라군의 공격으로 죽음을 당한 것입니다.
온달이 죽은 지 70여년 후에 결국은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고구려는 국운이 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