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3.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를 산다는 것의 의미

in #kr8 years ago (edited)



얼마 전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했다.

이사갈 때가 되어 마눌님과 전세를 알아보다가

지난 세기에 지은, 강북 저 위쪽 베드타운,

싸고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 (할렐루야)

별빛이 내리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대출을 받았다.  

평생 처음 큰 돈을 빚졌다. (할렐루야)

대출 창구 직원이 말했다.

이 정도는 빚도 아니에요. 

요즘엔.  


주차증을 받았다.

새 주소를 받았다.

주변의 축하를 받았다.

누군가에게 질투를 받았다.

대츨 상환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요즘에 시간 날때마다 한국 감정원이나

국토 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사이트를 들락날락한다.

그새 아파트값 안 올랐나? 하고.


대출 받아서 집 사라는 지난 정부 정책에 반대했고,

강남 3구의 미친 집값 상승에 반대하고

특히 다가구 소유자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보유세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요즘엔

강북 집값 만큼은 오르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더라.


나는 이제야 대한민국의 아파트 값이 떨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를 알았다.

인간의 이기심이 변하지 않는 이상

아파트 값은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나도 별 수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를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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