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는 태국여행을 싫어한다.

in #kr8 years ago (edited)

22살 소개팅이 들어왔다.
나보다 4살이나 많고 사내답게 생긴 남자였다.
무난하게 파스타집에 갔다.

그는 파스타를 잘 몰랐다.
그저 하얀거/빨간거 이렇게만 알고있더라,,
근데 귀여웠다.
허세부리지 않고 본인이 모르는거에 순수히 인정하는 부분이 ㅋㅋ ..
그날 그와 먹은 저녁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이 남자는 차가 있었다.
그리고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걸 한사코 거부했다.
못내 아쉬워하는 그의 표정을 보니 뭐랄까 더 귀여워졌다.
그리고 우리는 에프터를 약속했고 밤새 카톡을 하며 더욱 가까워졌다.

그는 자영업자 였다.
작은 휴대폰케이스 매장의 젊은 사장님
그리고 선물이라고 케이스열개를 주었다.

그가 센스있고 더 귀여워졌다.
부담없는 선물
그리고 그가 가져온 케이스는 전부 너무이쁘고 귀여운것들이었다.

그날바로 연인사이하자고 내가 고백했다.
그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왜 먼저 선수치냐고 나를 갈군다.
ㅋㅋ반응이 재밌었다.

그는 내 모든걸 이해해 주었다.
흡연,문신,잦은 연락두절,심한조증,더러운성질(실제론 아닌데 그는 가끔 혼잣말로 나한테 쌈닭이라고 했다,,)

나는 그런그가 좋았다.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고 몸이 좋지도 않은 그였지만
그의 그런 착하고 순수한 성격이 좋았다.,

어느덧 우리사이는 300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시즌부터 그의 사업이 삐끄덕거렸다.

그의 매장은 과하지도 적지도 않은 매출이 나오고 있던찰나 그는 더큰보람을 원했고 대출까지 받으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시켰다.
원래 그의 가게는 지하철 내부에 있었지만 지상으로 끌어올린거다.

하지만 결과는 적자였다.
지상으로 무리하게 왔는데 지하에 있던때보다 벌이가 시원치 않았던거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예민해졌다.

첫번째로 느낀건 카톡
건조하다.그의 카톡이 건조해졌다.단답식이 많아졌고 대화가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다.
이해했다. 바쁘니깐 바쁘면 그럴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
그는 이제 더이상 나를 반가워 하지 않는거 같았다.
매장에 놀러가도 저기에 앉아있어라고 하고. 크게 나에게 관심을 주지않았다.
손님도 없고 딱히 할일도 없어보이는데...

그래도 이해하려 했다.
지금 그는 인생의 좌절을 겪고 있는것이니..
혼자 머릿속에서 생각할께 많을꺼다.
그래서 당분간은 그의 매장에 가지않았다.

세번째 욕

사실 요즘 만남이 통 없었다. 그리고 그가 보고싶던 나는 한가지 고집을 부렸다

"매장이 너무 바쁘면 나불러 무료로 일할께"
그는 전화로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차분하게 웃으며 말했다.
"됬어ㅋㅋ"
"아냐 도와주고 싶다"
"됬다고오"
"아니. 왜 일못할까봐 그래?"
"아! 그런거 아냐"
"그럼 뭔데?"
"아씨발 쫌 됬다고!!!"

순간 난 멍했다.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고 곧 뭔가 서러워져서 그냥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담배를 피며 정리를 해봤다.
내가 잘못한게 무엇인가를
하나를 다피고 두개째를. 필무렵 늦게 깨달은거

"그의 자존심"

그래 이거다.
자기 여자친구 앞에서 망해가는 자신이 얼마나 혐오스럽고 짜증이 날까?
거기다 필자가 눈치없이 자기일을 도우겠다고 동정아닌 동정을 하니 순간 터져버린거다.

그래 ,,당분간은 그가 잘될때까진 연락을 하지말자..
그렇게 난 그대로 연락을 끊었다.
그도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연인이며 연인이 아닌 관계가 한달이 넘어갈때
그에게 연락이 왔다.
기쁘면서 두려운 마음에 받았고 난 그를 한달만에 보게됬다.

그는 정말 초췌해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눈물이 고일뻔했다.하지만 꾹참고 그의 애기를 들었다.

처음으로 한말은 미안해
그리고 두번째로 한말은 매장을 정리하고 빗이 많이 생겼다.

세번째로 한말은..
태국에 간다고 한다,,,
거기서 가이드일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격이였다.,,아니 오빠가 가이드를 어떻게 하냐고 영어는 물론 태국어도 할줄 모르자나 .무슨 소리하냐고
이때 눈물이 터졌고 미친듯이 쏘아댔다

그가 애기하길
저가여행상품 가이드로 기념품샵에 관광객들을 들리게하구 그 샵에서 옵션?을 받아먹는 영업이다.
아는 선배가 베테랑인데 그가 도와주기로 했다.
잘만벌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더라
라고 차분히 설명을 했다.

이건 나도 안다,, 가이드낀 여행을 해봤고 거의 기념품샵만 들렸던 기억이 있다...그 힘든일을 하겠다고 떠난다는 거다.

미치게 눈물이 났다.그리고 그의 바보같은 선택들이 증오스럽고 짜증났다.

바로 애기를 꺼냈다.
나도 한계다.이제 우리사인 그만하자고 그리고 행운을 빈다고

그는 예상한듯이 나를 보고 미안하다고 애기만 했고
난 그냥 뒤도안돌아보고 나가버렸다.

집가는 내내 승질만 났다.
처음에는 슬펐던 감정은 분노로 변했고 얼간이 같은 그의 선택이 증오스러웠다.
쌍욕이라든지 드라마처럼 아니 더 지독하게 커피라도 얼굴에 뿌리고 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몇개월뒤.

친구랑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 정하는 와중
친구가 태국 어때?ㅋㅋ 여기가자!라고 했다.

그리고 난 말했다.

"망할 태국은 당분간 가지도 않을꺼니까 그곳은 지도에서 지워버려"라고

그래 제목에 그 여자는 나다.
그리고
이 애기는 슬픈애기가 아니다.
그저 너무나도 승질이 났던...몇년전의 이야기..이당..

written by crayon

BC46F5E2-7747-4D5F-B787-2D72E97D2754.gif

Sort:  

그리 오래 안 된 이야기네요...
나중에 한참 지나면 감정,느낌 들이 정리돼서 피식..하고 웃어넘기게 될껍니다.
과거라는 책의 한 페이지...

맙소사... ;)

글을 정말 재밌게 잘 쓰시네요.
인기작가의 재능이 보입니다.

글을 순식간에 읽었어요~! 짱ㅋㅋ 이웃추가할게용 소통하며지내요~^^

아무래도 지상에서 휴대폰 케이스 전문샵은 .. 휴대폰 판매 / 개통하는 대리점과 판매점(3사 다 하는곳)에서 주로 휴대폰을 개통하면서 케이스도 같이 사거나 사은품으로 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ㅠ.ㅠ ;;

본인은 슬픈 얘기가 아니라지만
읽는내내 맘이 짠했는 걸요

아고 ..일도 사랑도 다 놓친 바보같은남자의 이야기네요..
안타깝지만..크레용님께는어쩌면다행이란생각이들어욤
세상엔 선택에신중한 더 좋은남자가많으니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운전대를 잡고 얼굴로 온갖 감정을 그리며 집중하고 읽다 앞차에 기습 키스를 할뻔했습니다. 다음번엔 꼭 참았다 안전하게 도착후 읽어야 겠습니다.
"글써주는 크래용" 이면서 ㅎㅎ

몇년이나 지났는데
또 이렇게 꺼내시는걸 보니
그래도 그 망할 태국에 있는 못난 그사람이 보고싶은가 보군요

소설인가요 실화인가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82
BTC 60573.65
ETH 1550.46
USDT 1.00
SBD 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