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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하면 설레기보다는 혼란스럽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지금 내 생에 출생 이후 가장 큰 사건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결혼이다. 물론 무척이나 기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의 문 앞에 다다르게 됐다. 한데 휴식 없는 결혼 준비와 근무, 거기에 어쩔 수 없는 이런저런 상념 때문에 머리가 조금 아프다. 약간의 미열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볼멘소리를 하고 싶진 않다. 배우자가 될 사람은 지금 연신 콜록대며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 먹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해야 할 것투성이라며 도무지 쉬지 않는다. 그에 비하면 나는 천하태평이고, 어찌 보면 행복에 겨운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이 시점, 말하고 싶은 건 이거다. 이제 나를 중심으로 하는 삶은 끝이 났다. 이는 곧 내가 진정한 의미에서 어른이 된다는 얘기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무수히 늘어난다는 얘기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진짜 어른인가? 아직 아이가 아닌가? 이미 서른이 된 지는 수년이 지났지만 나는 나에 대해서 회의한다. 정말 어른이 될 수 있는가?
물론 답은 정해져 있다. 되든 안 되든 해 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갔다. 앞으로 어떤 일들을 정녕 ‘함께’ 겪게 될까? 어디선가 결혼에 대해 환상을 품지 않는 사람들이 비교적 문제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는 말을 본 적 있다. 그게 진실이라면, 참 다행이다. 애초 나는 성장하며 현실이 환상이 아님을 깨달았으니. 결혼은 현실이다. 꿈이라든가 낭만과는 거리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배우자가 될 사람과의 적지 않은 연애로 우리는 서로의 현실을 몹시도 잘 인식하고 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활시위는 당겨졌다. 최선을 다할 테다. 이 글을, 내일이면 내 아내가 될 사람이 언젠가 볼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말하고 싶다. 사랑한다고. 그리고 이왕이면 즐겁게 나아가자고, 함께. 이제껏 많은 시간 그러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