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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omment8 years ago

밀러스 크로싱

코엔 형제를 어떻게 싫어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매력은 뭐든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극중 대사처럼 관객으로 하여금 도무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에 빠져들게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한번 생각해 봅니다. 우선 그들의 영상은 격식이 있습니다. 너저분하고 대강 쉽게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는 얘기지요. 거기에 지루하지 않은 선명한 서사의 뒤안길에는 반대로 온갖 상징과 장치들이 있습니다. 이 점이 대중과 평론가 모두 그들의 영화에서 헤어날 수 없는 이유 같습니다.

영화는 코엔의 다른 영화들이 그렇듯, 일단 재미있습니다. 요즘 유행어로 ‘큰 그림’이라는 말이 있던데, 이 영화야말로 주인공의 큰 그림을 무척이나 성공적으로 그린 것 같습니다. 코엔은 아직 안 본 영화가 많습니다. 계속 찾아볼 것입니다.

아이 앰 히스 레저

예술가였던 한 배우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그는 무척이나 열의에 넘쳤고 무척이나 삶에 충만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순간 스러지고 말았습니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너무 일찍 소모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건대 히스 레저는, 삶의 원동력을 충전할 데가 마땅히 없어 보였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배우인 미셸 윌리엄스가 그의 전처임을 이 영화를 통해 알았습니다만, 어쨌거나 그녀와의 결별 이후가 히스에게는 힘겹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발붙일 곳 하나를, 어쩌면 유일했을지도 모를 하나를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영화 중간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다크 나이트>에서의 그를 보면 참으로 마음이 아파옵니다. 이것이 우리가 히스 레저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방식이겠지요. 조금 더, 조금 더 삶을 영화 속처럼 몰입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랬다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애니스나 조커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르지요. 어쨌거나 애도와 사랑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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