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일반 ]예지적 분석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in #kr6 years ago (edited)
4차산업혁명은 더는 가까운 미래가 아닙니다. 이미 우리 삶의 영역과 일터에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다가와 있습니다. 특별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이러한 4차산업혁명의 촉진기술들이 기술 혁신을 초월한 기술융합 형태인 ‘스마트 팩토리’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창조해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장에서 발생하고 수집되는 ‘데이터’라는 자원을 활용하는 스마트팩토리의 ‘예지적 분석’이라는 프레임워크를 조명해보겠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서는 현재 뜨거운 화두인 인더스트리 4.0과 관련해, 제조 기업이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핵심 솔루션을 선정했는데, 그중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이 되는 모델인 ‘예지적 분석’과 ‘예지적 유지보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개념은 이전에 적용되었던 ‘예방적 유지보수’와는 다릅니다.  우선 기존의 예방적 유지보수는 말 그대로 현장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탐색하여 예방하는 활동이면서, 그 판단 기준이 작업자의 경험 혹은 이전의 기계 결함과 유지 보수 방식에 의존했었죠. 주로 매뉴얼 작성을 통해서 확률적으로 문제 발생률을 줄여 나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귀납적 판단이 기준이 되다 보니, 여전히 잘 돌아가는 부품도 이론상 수명이 다하면 무조건 안전하게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 발생 시 발생하는 비용과 위험을 피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지적 분석에 의한 예지적 유지보수는 이런 예방 조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쉽게 베어링의 사례로 설명해보겠습니다. 보통 베어링의 수명이 다해가면 표면에 작은 흠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흠집은 매우 미세해서 0.1mm 도 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진동의 차이는 너무나 작아서 사람은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대부분 전문가조차도 감지하지 못할 수준이죠. 실제 베어링이 이 작은 흠집부터 실질적인 파손에 이르기까지는 수백 시간 또는 수천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바람이 빠진 타이어도 어느 정도 굴러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죠. 하지만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이 미세한 흠집에서 나오는 진동을 센서가 그대로 측정하고 보고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러한 보고가 쌓인 데이터가 모여 클라우드 위에 있는 계산기가 그 변화를 감지하고 분석한 정보를 관련자에게 전달하게 되는 것이죠. 


예지적 분석이란 이렇듯 문제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기 전, 미리 그 문제의 싹을 짚어가면서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문제 발생은 물론이고 예방적 유지보수 사례에서 처럼 일괄적인 부품교체나 폐기와 같은 경우를 방지해 줍니다. 


이스라엘의 새로운 창업기업인 Augury 의 장비사례[1] 는 유지보수라는 업무가 전문가만이 아니라 비전문가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모듈형 장비와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분석시스템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사례로 주목하게 되는 사례입니다. [01113.png](


그러나 예지적 유지보수의 확장된 사례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힐코 에너지사는 알래스카의 석유 시추 설비를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이 기업은 사이버 원격 서비스를 이용해 현장에서 구동되는 펌프를 조정하고 대용량 펌프의 운전 상태를 매 순간 모니터링됩니다. 원격 서비스센터의 전문 엔지니어는 이 시스템을 살피면서 어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현장 운전자에게 알리게 됩니다. 중요한 건, 이 통보에는 급작스런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필요한 조치도 포함된다는 사실입니다. 석유 시추 현장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원센터에서 문제를 미리 파악해 통보해 오면 현장의 운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합니다. 현장에서는 문제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예지적 활동이 얼마나 똑똑하고 안전한 작업 방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시뮬레이션이란 예지적 분석은 작업 환경을 시각적으로 사전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지적 시물레이션은 ‘예지적 활동을 시각적으로 분석해놓은 것’ 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시뮬레이션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고 할 만큼, 다채로운 분야에 확장되어 쓰여왔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동차기업들은 제품의 꼼꼼한 검증을 위해 두꺼운 마분지 종이로 만든 모형을 시뮬레이션에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모든 일을 컴퓨터의 가상공간 내에서 손쉽게 시뮬레이션 해냅니다. 단순히 어떤 제품을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제조와 생산의 ‘스케줄’ 그 자체도 시뮬레이션의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스케줄 시뮬레이션은 특히 바쁘게 돌아가는 조선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조선소 안에서는 도크의 상황, 부품의 준비 여부 등 조건에 따라 작업일정 유동성이 워낙 심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산 스케줄을 자주 점검해야 했습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은 실질적으로 매우 유용하고 필요하지만 과거에는 시뮬레이션의 기술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실시간으로 운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일들의 실시간 운용이 가능하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변화무쌍한 고객의 변심을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고객들은 제품을 주문한 뒤에도 종종 자신의 의사를 바꾸거나, 취향을 더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제품 생산 과정에 중요한 결단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제품에는 이러한 특별한 사양변경이나 주문변경이 자주 발생합니다. 주문을 받아서 생산 계획에 따라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고객이 갑작스레 주문을 취소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양한 상황과 복합적인 문제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처 방안을 찾는 건 어떤 경우든 쉽지 않습니다. 이때 가장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현재의 상황의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서 가상공간에서 미래의 대안들을 찾는 시뮬레이션 활동이 필요합니다. 특정 상황을 모형화하여 어떤 조치가 가장 효과적인지 미리 파악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이 가장 정교하게 발전된 형태는 구글의 알파고나, IBM의 왓슨과 같은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BM의 왓슨은 미국 최고의 암병원인 메모리얼 슬론케터링이나 MD앤더슨센터에서 전문의와 함께 활약하고 있습니다. 왓슨이 일종의 시뮬레이션 전문가인 셈이지요. 앤더슨 암센터에 따르면 왓슨의 평균 암 진단율은 약 96%로 전문의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석유시추입니다. 일반적으로 석유탐사를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돌리는 데에는 약 9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지질학자가 시추 지점을 판단하게 되는데, IBM 왓슨이 이러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단축해주며, 지질학자가 석유를 발견할 확률이 높은 지점을 찾도록 조언해 주는 것입니다. IBM 왓슨을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융합하여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패턴을 찾아내고 가치를 얻어내는 인지 컴퓨팅 기술이, 실질적으로 산업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시행착오는 점점 축소되고, 스마트한 솔루션이 끊임없이 발명되고 제시될 것입니다. 제조업이나 의료분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스마트한 혁명이 전방위적인 영향력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수력자원에서 원자력 발전소 핵심설비의 고장을 사전 파악하고 예측진단할 수 있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2]하였다는 소식이 금년 초에 들렸습니다.  이처럼 예지적 분석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보편적인 기술로 활동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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