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05 가자지대의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아랍과 중동의 무기력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방향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혼미한 상황은 앞으로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면 모두들 원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지금의 상황은 흡사 제1차세계대전의 초기와 흡사하다. 제1차 세계대전도 모두들 어어 하다가 전쟁으로 끌려 들어갔다.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모두 갖춰진 상황에서 촉발적인 사건이 나비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현재 팔레스타인 사태도 제1차 세계대전과 흡사하다. 미국과 중러,이란의 대결구도가 갖춰진 상황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뤄진 것이다.
현재 상황은 매우 미묘하다. 누구도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끌려가고 있다. 확실한 방향성을 잡고 있으면 우연의 연속 작용을 막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우연이 우연을 만들어나가는 끌개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의 혼미한 상황은 미국과 중동 및 아랍세계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행동할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끌려들어가는 상황에 빠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의 행동을 억제하는데 실패했다. 최근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여 마치 공습을 줄일 것처럼 이야기하는 보도도 나오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통제에 실패하고 있다면, 아랍과 중동국가들은 결정적인 행동으로 상황 악화를 막는데 실패하고 있다. 아랍과 중동국가들은 가자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한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사우디와 이란 그리고 튀르키예가 서로 합심하여 미국과 서방이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을 막지 않으면 즉각 석유수출을 중단한다는 결의만 다졌어도 지금처럼 가자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학살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국지적으로 강력한 공격을 가했더라도 이스라엘은 가자시티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무참하게 학살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 중동지역에 상당수의 항모전단을 배치하여 아랍과 중동지역 국가들의 군사적 행동을 억제하고 있지만 아랍과 중동국가들은 군사력이 아니라 오일로 국제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능력이 있는데 사용하지 않을 뿐이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외교 경제적인 방안으로 상황을 통제하거나 억제하지 못하면 이는 군사적 갈등으로 전화되고 확대되면서 통제가 어려워지게 된다. 지금 아랍과 중동국가들이 처한 상황이 그렇다는 말이다.
아랍과 중동은 말로는 휴전을 이야기 하면서 뒤로는 이번 사태가 자신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셈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장 나쁜 정책은 지연된 정책이다. 지금 미국과 중동 및 아랍국가들은 상황을 안정시키고 개선시키기 위한 정책을 지연시키고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문제가 더 커질 확률이 높다.
만일 이스라엘에 매우 단기간에 가자시티를 석권하여 장악한다면 상황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부지역을 석권하고 나면 그 다음에 남부지역을 점령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가자지대에서 팔레스타인을 모두 몰아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황은 정리가 된다. 이스라엘은 국제적인 비난을 받더라도 이번기회에 문제의 소지를 완전하게 제거해버리겠다는 입장인 듯하다. 이스라엘이 가자시티를 점령하게 되면 상황은 80% 이상 종료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가자시티에서 하마스가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이스라엘군이 신속하게 승리하지 못하면 상황이 어떻게 불이 튈지 모른다. 시가전은 매우 많은 피해를 초래한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마스가 영웅적으로 투쟁하게 되면 지금은 말만하는 아랍과 중동국가 지도자들도 대중들로부터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될것이고, 어쩔 수 없이 군사적 행동을 하는 상황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들도 모르게 전쟁에 말려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더 큰 전쟁을 막기위한 결단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모두들 말만하고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외교와 대화가 아니라 전쟁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 가장 가능성 있는 상황은 이스라엘이 가자지대를 군대로 완전 점령하는것이고, 그것이 잘못되면 중동전체의 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점점 아랍과 중동은 기회를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시위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한다고 해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 지금 문제는 오히려 아랍과 중동이 제대로 행동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랍과 중동지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가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의 가자사태 같은 사건을 선악과 도덕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향후 전개되는 방향을 잘못 예측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군사가 정치와 외교를 결정하는 단계인 것 같다. 그 시점을 아랍과 중동이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전세계적인 여론이나 분위기는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대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의 전략적 환경은 상당하게 달라질 것이다.
아랍과 중동은 구심점을 완전하게 상실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아랍과 중동의 완전한 상실을 초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