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3 2023년과 1979년 국제정치 상황의 유사성, 미국의 대외정책은 경제적 이해관계가 결정한다.

최근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변화하는 국제정세 그 자체에 매몰되고 마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원인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 한다. 모든 국제정치적 갈등과 충돌뒤에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작동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것을 눈여겨 보지 않으면 문제의 근본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라고 하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더 많은 경제적인 이익을 확보하거나 당면한 경제적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정책들이 국제정치적 갈등과 충돌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겠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 및 지역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이런 이해관계를 추동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노력은 최근의 국제정치적 변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계기가 될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상황 혹은 금융이 아닌가 한다.

2021년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은 1979년이후 벌어진 것과 매우 유사하다. 1979년이후 발생한 일련의 국제경제 및 정치적 사건들은 결국 소련과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이어졌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각종 국제정치적 현상화 금융이 1979년의 상황과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유사하다는 것이다.

1979년 이후의 상황으로 미국은 위기에서 벗어나 소련과 동구권을 몰락하게 만들 수 있었고 미국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먼저 1970년대 미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했고, 달러를 마구 찍어내어 금본위제도를 포기해야 했다. 오일 쇼크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게 발생했다. 동구권은 중동국가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차입해있었다. 동구권 국가들이 달러를 차입할 때는 금리도 별로 높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동구권 국가들의 상황은 좋았다.

1979년 미국 연준의장으로 폴 볼커가 취임하면서 유례없는 고금리 정책을 구사했다. 한때지만 미국 금리가 20%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요동을 쳤고 미국 이외에 나가 있던 역외달러 즉 유도달러들은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들어갔다. 미국은 외국에 나가 있는 달러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각종 이권과 혜택을 제공했다. 1980년대 이후 전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갑자기 고금리에 시달리게 된 동구권 국가들은 나가떨어지기 시작했고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 국가들은 일거에 경제위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소련은 1979년말에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끌려들어갔다. 전쟁은 혹독했다.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즈 계획에 말려들어 국가의 거의 모든 경제적 여력을 탕진하고 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에게 플라자 합의를 강요하면서 일본의 도전을 뿌리친다. 결국 미국은 당시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소련과 일본을 일거에 주저 앉혀 버린 것이다.

2023년 오늘의 상황은 외형적인 측면에서 1979년 이후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중국이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있다. 2008년이후 미국은 엄청난 돈을 풀었고 특히 covid-19 때는 2008년보다 두배나 더 많은 돈을 풀었다. 마치 베트남 전쟁에 달러를 풀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79년이후의 국제정치적 변동은 미국이 베트남 전쟁이후 마구 풀려나간 달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이해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은 미국 전략가들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23년 오늘날의 상황은 외형적으로는 비슷한 것 같지만 속에서 돌아가는 상황은 매우 다른 것 같다. 미국은 엄청나게 많이 풀려나간 달러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그리고 인플레 감축법이나 칩4 동맹같은 것으로 외국 기업들의 미국진출을 촉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받지 못하게 된 유럽 기업들도 미국으로 대거 진출했다. 이런 점은 마치 유로달러를 끌어 들였던 레이건의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하겠다. 지금 미국의 경기는 너무 좋다고 한다.

러시아를 전쟁에 끌어 들인 목적의 하나가 유럽의 경제에 타격을 가하여 미국으로 기업들을 끌여 들이려고 할 것이란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언급한 적이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대만전쟁으로 협박하여 중국판 플라자 합의를 만들어 가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본은 미국의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서 당하고 말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도전국들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문제로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하는것은 미국의 압력에 의해 플라자 합의같은 방식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도 한번 당해봤기 때문에 두번 다시 같은 수법에 속지 않을 것이다. 작전초기 신속한 전쟁종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하자 곧바로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자신의 경제력과 국력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경제력과 국력을 소진시키는 방식의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결국 과거에는 소련을 아프간 전쟁으로 끌어들이면서 무릎을 꿇렸다면, 지금은 러시아가 오히려 미국의 잠재력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이다.

1979년 이후의 상황과 2021년이후의 상황은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1979년 이후의 정책을 재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을 입안하고 있는 사람들은 충분하게 1979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면 갑자기 하마스로 인해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한 것이고 미국이 거기에 끌려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쟁도 예상외로 장기화될 수도 있다. 그럼 미국의 경제적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은 자신들이 하려고 했던 짓을 오히려 당하게 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마르크스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국제정치적 변동이 바로 그렇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왜 미국이 이런 정책을 수행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다. 그것은 미국의 국가채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나 추측을 해본다. 이미 2010년대 후반부에 미국의 국채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했고 그것이 바로 러시아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러시아의 자원을 장악해서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국가채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것이다. 그래야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계획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닐뿐이다. 미국은 나름대로 최상의 정책이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의 근본원인으로 생각했던 미국의 나토 동진도 결국 촉발요인에 더 가까운 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경제적 문제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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