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아들들과 함께한 긴장감 넘쳤던 원카드 한판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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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더웠던 오늘이었다. 푹푹찌는 무더위 속에서 온탕과 냉탕인듯한 공기속을 바쁘게 뛰어다녔더니 꽤나 힘들었던 하루였었다. 퇴근을 하니 아내가 오늘 내가 힘들었을거라 생각했었는지 닭볶음탕을 맛있게 준비해 놓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향해 달려드는 아이들이 품에 안기자 언제 그랬냐는듯 하루의 피로가 사라진다. 이 녀석들 만큼 확실한 피로 회복제도 없고 확실한 피로 물질도 없는것 같다 ㅋㅋ 동전같은 녀석들 ㅋㅋ

오늘 하루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휴식모드로 슬 접어들 준비를 하던 나는 그만 큰 아들 녀석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차 싶어 눈길을 돌렸는데 아뿔싸. 이미 아들녀석들은 계획을 마치고 내게 접근하고 있었다.

"아빠~오늘 엄마가 요리하거라 힘드셨는데 꼴찌가 설겆이 하기로 하고 원카드 한판 해요~^^"

난 단칼에 거절했다. 어린 아들들이 설겆이를 할수 없으니 내가 1등을 못한다면 결국 설겆이는 내가 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맞이 할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쇼파에 찰싹 달라붙어 끝까지 저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아내와 아들들은 한편이 되어 나를 서서히 죄어오기 시작했고 내 승부욕을 살살 자극하더니 어느새 나를 게임판에 앉히는데 성공하고야 말았다.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라고 했던가. 명언이라는게 늘 맞는것은 아니다.(난 피했었어야만 했다.ㅠㅠ)

게임에 앞서 설겆이만 벌칙으로 정하기에는 조금 밋밋하다 생각한 우리는 아래와 같은 벌칙을 정하고 카드를 돌리시 시작했다.

1등 : 지금부터 자유(뿌리덤~~)

2등 : 거실정리

3등 : 잠자리세팅

꼴등 : 설겆이+ 1,2,3등 마사지.

원카드 게임이 시작되자 우리가 언제 가족이었냐는듯 서로 카드를 감추기 급급했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 이상가는 극도의 긴장된 분위기가 생성되었다. 비수가 날아와 꽂히듯 형형 색색의 카드들이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다. 난 꼴찌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세포의 감각을 총동원하여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아내가 어느새 '원카드'를 외쳤고 아내 앞차례였던 나는 고민끝에 카드색상을 파랑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그게 악수가 되어 아내에게 1등 자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식은땀이 흘렀다. 2등이라도 노려야 했다. 하지만 최근 절정의 감각을 보여주던 큰 아들은 메가트론카드(카드 벌칙으로 받는것)로 나를 집중 공략하며 2등으로 마치면서 날 사지로 몰아 넣었다.

막내아들과의 피할수 없는 대전이었다. 하지만 조막만한 손으로 식은땀을 흘려가며 초 집중하며 카드를 잡고있는 아들을 보자.....반드시 이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

하늘이 도왔는지 난 막내 아들을 이기고 당당히 3등을 차지했다. 하하하하...............??? 막내 아들이 울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는 막내 아들을 살포시 안아주며 다독여 주었다. 잠시 후 울음이 그친듯 한 아들의 눈을 보며 난 이렇게 말해주었다.

" 우리 모두 정정 당당히 게임을 했고 아무도 반칙한 사람은 없었어. 모두 규칙을 지키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해. 게임은 하다보면 질수도 있고 이길수도 있거야. 다음에 더 열심히 해서 이기면 되는거지 너가 운다고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는거란다."

응석받이 인줄로만 알고 있었던 작은 아들은 이해 했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봐줄수도 있었지만 이기는 것만이 좋은게 아니란것을 알려주고 싶었기에 마음은 조금 아팠지만 정정당당한 승부를 선택했다.

결국 설겆이와 마사지의 벌칙은 내가 수행했지만 원카드 게임을 통해서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승부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며 스스로 노력해서 약점을 극복하려는 마음가짐 갖는 방법을 가르쳐 줄수 있었기에 평일저녁의 휴식과 바꿀만한 가치있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단 올바른 판단을 하고 강인한 정신력을 갖춘 아이로 키우고 싶은게 요즘 부모들의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아 물론 아닌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더 힘든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부모님들이 흔들리지 않고 아이들을 믿고 함께 나아간다면 분명 다음세대를 이끌 멋진 주역들로 만들수 있을거라 믿는다.

몸은 좀 피곤했지만 행복한 추억을 하나 추가한것 같아 마음만은 어느때보다 평온한 화요일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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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정정 당당히 게임을 했고 아무도 반칙한 사람은 없었어. 모두 규칙을 지키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해. 게임은 하다보면 질수도 있고 이길수도 있거야. 다음에 더 열심히 해서 이기면 되는거지 너가 운다고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는거란다.

명언입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필요한 태도라 생각됩니다. 멋진 아빠시네요~

과찬이십니다~아들녀석들과 놀아 주다보면 어리더라도 남자들의 본능적인 승부욕을 갖고 있더라구요. 승패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많이 이야기 해주었는데 최근 큰아들을 보니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하려는 모습이 보여 나름 흐믓해 하고 있습니다. 둘째 녀석도 좀 더 크면 그렇게 성장하길 바라고 있구요^^;;

오늘도 평화로운 스캇님의 해피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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