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무거운 이름들을 위하여

in #kr5 years ago

작지만 무거운 사람들을 위하여
임진왜란이 터졌다. 전투로 단련된 15만 대군이 칼을 가는 가운데 고니시 유키나가가 이끄는 선봉 1만 8천명이 부산진과 동래성을 짓밟았다. 부산진첨사의 상관은 경상좌수사 박홍이었고 동래부사 송상현은 경상좌병사 이각의 절제를 받게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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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발과 송상현이 목숨을 내던져 성을 지키는 동안 이각과 박홍은 꽁지가 빠지게 달아났다. 숫제 이각은 소실과 함께 창고에서 나라의 재물까지 바리바리 싣고 도망갔고 경상좌수사 박홍은 멀쩡한 판옥선까지 침몰시키고 줄행랑을 쳤다. (그래도 이각보다는 박홍이 낫다는 평이 있다. 이각은 잡혀 죽었지만 박홍은 다시 기용돼 참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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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부산의 ‘수영구’는 이 경상좌수영에서 온 지명이다. 추상같은 좌수사 영감이 도망치고 우리 수군에 의해 배들이 침몰하는 것을 본 수영 주변 백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군인들이 도망가고 지휘관이 먼저 튀었다. 각자도생만이 남은 상황.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나선다. “가마이 있으마 되겠나. 싸워라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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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삼엄하던 좌수영이 텅 비고 위세 높던 깃발이 땅에 구르는 상황에서 25명이 나섰다. 그럴 책임도 없고 그래야 할 이유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이 25명은 무기를 들고 적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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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뒤 동래부사를 찾은 사람들이 이 25명의 일을 고하고 포상을 청한다. 동래부사 이안눌은 이 25명의 집을 찾아 일일이 ‘의용’(義勇)자를 내걸어 치하했고 이후 여러 지방관들이 이들을 기려 지금도 그 비석이 남아 있고 이름도 전해진다. “정인강 최송업 최수만 박지수 김팽량 박응복 심남 이은춘 정수원 박림 이수 신복 김옥계 이희복 최한연 최한손 최막내 최끝량 김달망 김덕봉 이실정 김허농 주난금 김종수 김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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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해 보이는 이름도 있지만 ‘막내’니 ‘끝량’이니 ‘달망’이니 하는 이름들은 평민 이하의 느낌을 준다. 삼강오륜을 배운 사람도 있겠지만 일자무식도 있어 보이고 행세깨나 하는 선달님도 있었는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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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덮은 7년 전란,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의 초입에서 그들은 일어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까맣게 해안에 상륙하는 일본군들에 맞서서 단 25명의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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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가 터지고 3일만에 미아리방어선이 뚫리고 서울 시내로 인민군이 쏟아져들어왔다. 미아리에서 서울대학병원은 멀지 않다. 그리고 서울대학병원은 당시 전투로 후송된 부상병들이 그득했다. 그들을 지키는 임무를 받은 건 한국군 1개 소대였다. 병원을 사수할 가능성은 없었다. 병원에 태극기를 내리고 적십자기를 내걸었지만 살기등등한 인민군들에게 그다지 어필할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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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수 없는 부상병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병원 경비 소대가 “그럼 우리는 이만......”하고 빠져도 누구도 욕할 수도,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비 소대는 남는다. 그리고 병원에 쳐들어온 인민군과 마지막 전투를 치른다. 지휘관은 조용일 소령, 그리고 이름도 전해지지 않는 남 소위와 남 하사였다. 나머지 소대원들은 이름 한 자도, 계급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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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전쟁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꼭 우리 역사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역사 속에서 가끔은 도무지 그 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의로움과 용기를 목도하며 고개를 갸웃할 때는 많다. 충분히 도망갈 수도 있고, 목숨을 보전할 수도 있는데, 또 굳이 자신이 나서야 할 이유도 없는데 악착같이 나서고, 마치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 복창이라고 하듯이 위태로움 앞에서 불가사의하게 용감한 이들이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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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1월 11일 이리 폭발 사고 때도 그랬다. 말도 안되는 부정부패와 역무원들의 비리, 황망할 만큼의 안전불감증과 어이없는 실수가 빚은 대참사였지만 그 와중에도 죽지 않을 수 있었으나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위험 속으로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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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다. 영상 속에서 그들의 이름을 들어 보시기 바란다.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그리고 계속 나와서 우리 역사는 어둡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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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고 재밌고 유익하신 유튜브면...... ..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구독이 늘면 우울한 제 마음이 환해집니다..... 요즘 좀 우울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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