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화에 담긴 비극

in #zzan7 years ago

1950년 7월 25일 두 영화에 담긴 비극

몇년 전 개봉했다가 소리소문없이 내려간 영화 하나가 있다. <작은 연못>이라는 영화다. 이 작품은 배우부터 CG팀까지 자원봉사의 느낌으로 출연하고 몸을 보탠 것으로 유명하다. 한반도 허리께에 위치한 한 마을. 평화롭고 조용하던 마을에 전쟁의 소용돌이가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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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서 싸우던 미군들도 패퇴하고 마을 사람들은 보따리를 싸고서 피난길에 나선다. 그런데 그들에게 무자비한 폭격이 가해진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총 사격과 폭탄 세례 속에 죽어야 할 이유도 모르는 채 사람들은 죽어간다. 이 영화는 1950년 7월 25일 이후 며칠에 걸쳐 벌어진 노근리 사건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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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미국 AP통신은 당시 미군에게 노근리 부근에서 발견되는 민간인을 모두 적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학살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하였다. 비밀이 해제된 당시 군 작전명령 중에서 '그들(피난민들)을 적군으로 대하라'라는 대목, 미군 제1기갑사단과 미군 육군 25사단 사령부의 명령서 등 미군의 공식문건 2건과 참전미군 병사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한 보도였다. 약 300명의 한국인 민간인이 '적'으로 몰려 오리 새끼처럼 일방적인 사냥을 당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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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깃발만 보이면 도로 38선 너머로 도망가리라 여기던 인민군에게 괴멸적인 참패를 당한 미군은 당황하고 있었다. 경기도 오산 죽미령에서 스미드 부대의 참패는 오늘날 미국 육사에서 교본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엎친데 덮쳐서 7월 20일 대전 방어에 나선 24사단장 딘 소장이 실종됐다. 미 육군 초유의 상황이었다. 거기다 흰옷을 입은 인민군 편의대들이 미군 등 뒤에서 총질을 해 댔다. 그 결과 나온 명령이 “노근리 부근의 민간인들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극단적인 명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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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군들은 그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 결과 전쟁을 피하여 남하하던 피난민들이 총알밥 폭탄밥이 됐다. 1960년 4,19 후에야 그 희생자 가족들이 목소리를 냈으나 미군의 부인 한 마디에 땅 아래에 묻혔다. 그 후 반세기가 지나 AP 의 보도가 나오기까지 노근리의 비극은 안드로메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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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비극은 같은 날 남도의 땅끝마을에서 막을 연다. 혹시 심혜진이 미친 여자로 등장했다가 총을 맞고 죽었던 영화를 기억하는가? ‘그 섬에 가고 싶다’다. 그 영화에서 인민군 장교복을 입은 이경영이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인민군 행세를 하다가 돌변하는 대목이 나온다. 영화적 상상력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비극이고 그 주연이 대한민국 국립 경찰이었다는 것은 더 큰 비극이다. 나주 경찰대는 전라도 지역을 포기하고 후퇴하는 와중에 땅끝마을 해남과 도서 마을에서 그 끔찍한 연극을 벌였다. 가짜 인민군 환영대회를 열고는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을 빨갱이로 몰아 학살한 것이다. 그 가공할 연극의 시작이 7월 25일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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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이유가 학술적인 것이 아니다. 막걸리 한 잔 기탄없이 나누던 파출소 아저씨가 내 심장에 총을 겨누게 만들 수 있는 게 전쟁이다. 살아 보려고 인민군 환영대회에 나왔더니 그 인민군이 이 빨갱이 새끼들이라고 욕지거리를 하며 죽창으로 가슴을 뚫어 버릴 수 있는 게 전쟁이다. 나주경찰부대는 나름 그들의 작업에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그 연극으로 빨갱이들의 본색을 알 수 있었노라고.

교육부에서 이른바 좌익 인사들, 유사시 문제 인사들을 파악하고 있음이 드러난 게 참여정부 때였다. 그에 질세라 대한민국 경찰은 전쟁 이후 요시찰인물들의 가계를 꼼꼼히 파악하고 관리하고 있다. 과연 새로운 전쟁이 발발한다면 1950년 7월 25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어떤 이는 왜 그렇게 남한 정부의 학살에 민감하고 북한의 만행에는 둔감하냐고 묻는다. 그건 당연하다. 우리는 현재 남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공화국 시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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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기억은 나는데 보진 못했네요. 비극이 다시 일어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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