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생...[LPGA 에비앙챔피언쉽]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안나 노르드크비스트.jpg
[우승자 Anna Nordqvist]

2017년 LPGA 상금 랭킹을 보면 50위안에 한국 선수가 무려 15명이다. 한국계의 외국선수까지 포함하면 20명! 무려 40%이다. 여자골프는 여자양궁과 더불어 한국여성의 집중력과 운동신경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스포츠 종목이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지도 모른다. ㅎㅎ

LPGA 에비앙챔피언쉽이 9/14~9/17에 개최되었다. 첫라운드가 있었던 첫째날 폭우가 내려서 약 2시간 반만에 경기가 취소되고 나머지 3라운드만으로 경기를 하기로 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었던 대회였다. 여러명의 선수가 업치락 뒷치락하면서 순위가 바뀌었으나 우승자는 스웨덴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박성현 선수는 첫째날 1라운드에서 6오버파로 부진했으나 천우신조인가?... 폭우로 인한 우천 취소로 첫째날의 성적은 없던걸로 되고 둘째날 다시 펼쳐진 1라운드에서 8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면서 천운이 따른 선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음날 펼쳐진 2라운드까지 태국의 모리아 주타누간 선수가 9언더파를 몰아치면서 우승의 기대를 모았다.

마지막 3라운드 17홀까지 PAR로 잘 끌고가던 모리야 주타누간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함으로써 연장전 출전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연장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미국의 브리타니 알타모레 선수를 누르고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우승!

다른 스포츠도 그러하지만 골프는 더욱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3일~4일에 걸친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선수들은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한다. 티 그라운드에서 바라보는 그린은 아득하다. 파5홀의 경우 그린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드라이버를 쥔 선수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한다. 그린의 홀컵에 빨려들어가는 공을 생각하는 선수도 있고 당장 앞에 놓여진 페어웨이만 생각하는 선수도 있다. 각자 무슨 생각을 하든 골프 클럽은 긴 것에서 짧은 것으로 바뀐다.

어렸던 날 내 앞에 놓였던 인생은 참으로 막연했다.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생이 꿈꾸는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걸 알기에... 그래서 드라이버를 길게 잡았다. 어린 날 학생으로서 할 수 있었던 건... 공부하는 것. 공부란 그 때만하더라도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만능 열쇠였다. 지금은 그렇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그 땐 그랬다.

대학을 들어가고 졸업하고...다시 입사... 결혼... 자식을 낳고...

그린에 가까워질수록 클럽은 짧아졌다. 클럽이 짧아질수록 실수할 확률은 낮아지지만 인생은 재미없어진다. 그날이 그날같은 하루의 반복...

드디어 퍼팅할 찬스다. 그런데... 홀컵이 왜 이리 많아? 어느 것이 내 컵이지? 혼란스럽다. 다시 티그라운드로 돌아갈 수도 없고... 난감하다.

현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린의 홀컵만 쳐다보면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을 놓치게 된다. 인생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인 것을...

그렇지... 알면서도 왜 그렇게 못살까?

친구가 부킹해준다고 하니 오랜만에 필드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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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빨리 치고 아름다운 풍광을 보려고 합니다.
빨리 치다보니 성적은 안좋지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골프를 아직 직접 경험해본적이 없어 가슴까지 와닿진 않지만, 무슨 말을 하시려는지 알것 같습니다. 다 내려놓고 차분하게 한번 다시 생각해봐야겠네요. 앞으로의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말이죠. 좋은 생각 공유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상위권에 많이 포진되어 있군요. ㅎ
박세리 밖에 모르는 문외안이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끝나기 전에는 끝을 알 수 없죠~ㅎㅎ골프도 그런거 같아요^^칠줄은 모르지만 선수들 경기하는 것만 봐도 재밌더라구요~앞으로도 자주 소통해요! 팔로우 하고 갈게용~!😊👍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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