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황혼 XXV] 정말로 금은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는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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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요즘에 페이스북에도 블록체인 업계 분들과 페친을 맺다보니 자연스래 페이스북에서 여러가지 논쟁을 보고는 합니다. 저도 가끔은 논쟁에 참여하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하는 논쟁을 바라보면서 배우기도 하는데요. 그러던 중에 갑자기 저에게 민감한 토픽이 하나 나와버렸습니다. 바로 에 대한 이야기였죠. 금을 화폐와 연동하는 금본위제가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글쎄요. 최소한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금이 실패했다는 이론은, 중앙은행을 옹호하는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정말로 금이 실패했기 때문에 리차드 닉슨이 금을 포기하고 법정화폐 체제로 간 것일까요?

제가 Keepit 에 기고한 칼럼을 보고오시면 금본위제가 폐지된 이유를 경제적인 이유보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왜 정치적일 수 밖에 없을까요? 왜냐하면 금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교환의 매개가 아니기 때문이죠. 연금술사가 아닌 한, 금의 총량을 늘리고 줄이고 할 수 없겠죠. 그러니 실물 화폐에서 법정화폐로의 전환은, 경제적인 이유보다 경제에 전반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끼치기 위한 정치권의 시도였다고 보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있는 주장입니다.

뭐, 물론 누군가는 “저기요. 경제를 살리려고 금을 버리고 법정화폐를 만들어서 경기를 부양하고 안정화 시킨거거든요.” 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참 순진한 주장인데요. 일단 첫 째, 우리 사회의 기득권들은 그정도로 남들에게 이타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둘 째, 금을 버리고서도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가 터졌죠. 오히려 법정화폐를 도입해서 인위적으로 이자율을 낮추고, 시장에 버블을 형성한 것이 후폭풍으로 작용한 경제위기요.

이 카툰이 보여주듯. 정부 관료들은 자신들이 싸질러놓은 똥에 대한 책임을 시장에 전가했습니다. 1930년도 대공황도 후버 정권의 과도한 정부주도 프로그램과 관세 때문임을 인정하지 않고, 자유시장의 잘못이라고 내몰았고. 2008년 모기지 사태도 자신들이 생성한 버블이 터지면서 일어난 것을 시카고 학파에 모든 책임을 전가했죠.

늘 그런식 입니다. 자신들의 밥줄이 달려있는 건 잘 알겠는데. 밥그릇도 양심껏 챙겨야 하는겁니다.

하여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정말로 금은 한번도 번영을 야기하지 않았는가? 역사에 무지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 중앙은행이 들어선 것은 1913년이지만. 미국의 달러와 금의 커넥션이 정확하게 끊긴 년도는 1971년 입니다. 즉, 미국은 1788년에 헌법이 만들어지고 1971년까지 약 200년동안 금을 교환의 매개로 여겼다는 이야기 입니다.

자 그러면 1971년도 이후에 달러의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보죠.

여기서 빨간 줄은 달러가 풀린 양이고, 달러의 잘려진 사진이 달러의 구매력을 보여주는데요. 금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고 나서 달러의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보이시죠? 반토막도 더 났습니다.

반면에 금과 달러를 패깅했던 1800년도 1900년도의 미국의 상황은 어땠나요?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시에 미국은 역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는 사실을 알 겁니다.

재즈의 시대(Jazz Age)라고 불리는 1920년도는 위대한 게츠비(The Great Gatsby)의 배경이 된 시절일 정도로 역대급 호황기였죠.

그 전 시절(1850-1920)보면 미국은 위대한 기업가들을 배출시키며 미국 서부와 동부를 단기간에 잇고, 위대한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이 시절을 실패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글쎄요. 실패라고 이야기 한다면 정말로 억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금본위제에서 기업가들이 혁신을 이루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법정화폐의 경우엔 부를 허공에서 창출할 수 있는 반면, 실제로 유통되는 금의 양에 묶여있는 화폐의 경우엔 부를 허공에서 창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은 정부나 국민들에게 돈의 출처를 밝힐 권리가 없기에, 자신들과 친한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돈은 그들을 거쳐서 일반 서민들에게 흘러가게 됩니다. 시장에 흐르기 시작하면서 화폐의 구매력은 하락하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은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으로 자산을 저장하는 부유층이 아닌, 매일마다 착실하게 저금하는 서민들이 되는거죠.

사실 지금 중앙은행 시스템에선, “부실기업을 살려서라도 경제를 유지해야한다”는 거추장한 대의를 내세워서 기득권을 배불리고 있습니다. 2008년 10월에 부실자산구제 프로그램(TARP)는 미국 경제에 약 7000억 달러를 “허공에서 뽑아” 투입했고, 2009년에는 수조 달러 규모의 또 다른 경기부양 패키지를 통과시켰죠. 굳이 혁신을 일으키지 않아도, 돈을 벌 사람들은 벌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물론 지금도 혁신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넷플릭스등. 많은 기업가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만, 큰 틀로 봤을 때 인류는 정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테슬라 상장폐지 트윗으로 비난을 받은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류는 수 십 년 전에 달에 착륙했습니다. 왜 더이상 그 이상의 발전은 없는겁니까?”

발전을 이루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으면, 굳이 발전을 이루지 않아도 됩니다.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들은 돈이 “솔직해야”한다고 합니다.

당연합니다. 돈은, 인류와 사회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업가들, 그리고 여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에게 흘러야 맞습니다. 특정 인물들의 지인들이 아니고요.

그런데 지금 상품화폐가 아닌, 법정화폐는 어떤가요? 솔직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저는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해야한다 따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얼마든지 비트로 금을 대체할 수 있죠. 비트를 은행에 준비자산으로 예치하고, 이에 비례하는 교환비를 설정해서 민간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뭐 이런 경우엔 굳이 비트여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금을 준비자산으로 예치하고 교환비를 설정해서 암호화폐로 발행해도 되는거거든요.

어쨌든, 비트코인이 되든, 알트코인이 되든 그건 제 알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중앙기관이 비밀리에 돈을 뽑아서 대중들의 합의없이 그들의 돈을 자기의 친한 친구들에게 주는 파렴치한 행위들은 있어서 안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정말로 금이 실패했다구요? 네 맞습니다. 금은 정치적으로 실패했죠. 하지만 금이 경제적으로 실패했다고요? 그렇다면 역사공부를 다시한번 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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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마구마구 맘대로 뽑아내서 문제군요.
휴~

지들 마음대로죠. 마구마구 뽑아내도 출처만 밝히면 나쁜놈들인지 아는데 그것도 안밝혀요 ㅎㅎ

동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좋은 공부가 되셨다니 정말로 기쁩니다~ 앞으로 좀 더 자주 올려야 할텐데. 마땅히 이제 올릴 것도 없네요 ㅠㅠ

스팀잇을 시작하고나서부터야 정치 경제적인 면의 “돈”에 관해서 알게 되었네요. 특히 keepit의 연재 덕분에.. :)

금이 실패했다면 사람들이 아직까지 왜 금반지, 금목걸이 등등을 살까요.
이런 단면만을 봐도 금이 실패했다고 말하진 못할것 같은데....
아닌가요....?? 잘 몰라서.......ㅋㅋ

팔로우 하고갑니다~ :)

오. 킵잇 구독자시라니 반갑습니다. 저도 3월부터 킵잇에서 꾸준히 rothbardianism이라는 필명으로 글 기고하고 있습니다.

금은 한번도 실패한 적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지금도 금은 세계 최고의 안정자산으로 꼽히죠. 다만, 금이 정치인들에게 버림받은 것 뿐입니다.

저도 반갑네요 제가 구독하고 있는 곳에 글 쓰시는 분께서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영광이고..ㅋㅋㅋ
정치인들이 문젭니다!!!! 문제긴 한데... 그래도 해야겠죠 정치???
정치 안하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까요...ㅋㅋ
갑자기 급 궁금해지네요....ㅎㅎ

타인이 나를 통치하는 것은 폭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통치하며 살아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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