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 파장이 자꾸 커진다…허재현 마약 찌라시도 계속 퍼진다

in #dru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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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9일 (수) 마약 중독자의 일기

드루킹 사건이 정계를 강타하고 있다. 내 보도로 일어난 일인데 이런 중차대한 순간에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일단 팀장은 출근을 하지 말고 집에서 근신하고 있으라고만 했다.

그러나 무슨 정신인건지 이 상황에 난 취재를 하고 ‘자빠졌다.’ 조중동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먹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사람들은 <한겨레> 기자인 내가 대체 여권에 불리할 수 있는 보도를 왜 했을지 궁금해할 것이다. 당연히 다른 의도 없다. 정치권에 어슬렁 거리는 질나쁜 ‘정치 브로커들’을 정리해주려는 의도다. 드루킹같은 사람들은 순수하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치인들을 지 맘대로 요리해먹고 불리하면 약점 잡아 괴롭힐 인간이다. 그런 ‘정치사업꾼’들이 정치인들 주변에 있으면 국민들만 피해를 본다. 어쩌면 김경수는 드루킹에게 먹잇감이었을 거다. 조중동 녀석들이 드루킹을 활용해 언젠가는 독 이든 밥그릇을 차릴거다. 그걸 막아야 한다. 내가 벌인 일이니 내가 계획한 대로 이 보도를 잘 수습해야 한다.

인맥을 동원해 몇시간 취재를 벌였다. 드루킹이 경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김경수 의원 앞에서 드루킹이 메크로 시연회까지 열었다고 주장하고 있나보다. 아직 진술조서는 받지 않았는데 자꾸 그런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김경수 의원은 여론 조작의 책임자가 된다.

드루킹은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걸까. 조서 쓸 때는 이 얘기를 안하다가 잠시 휴식 시간을 주면 이 얘기를 한다고 한다. 공식 기록으로는 남기기 싫은데, 사적으로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이 팩트를 모종의 ‘협상 카드’로 쓰려는 전략아닌가. 드루킹은 여전히 뭔가 노리고 있다. 그게 뭘까. 조중동 기자들을 접촉해서 김경수를 최종 책임자로 몰고가려는 속셈인가. 경찰은 이 사건이 자꾸 정치쟁점화 되는게 부담스런 모양이다.

경찰은 ‘김경수 경남 도지사 후보를 소환해야 하는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되레 내게 자문을 구한다.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후보를 소환하는게 괜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내가 마약으로 입건됐다는 소식은 못들은건가. 내게 이런 자문을 하다니. 경찰이 나더러 김 의원에게 경찰 출석 의사를 물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김 의원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그와는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 장례를 치를 때부터 인사를 꾸준히 해왔던 터였다. 김 의원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참 친절하고 성품이 바르다. 경찰의 고민을 그에게 전달해주었다. 김 의원은 내가 문자메시지를 남기자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

“의원님. 제가 이걸 보도한 이유는, 지방 선거 앞두고 조중동이 장난질 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뿐이었어요. 일찍 해명하고 가는게 좋겠다 싶었고요. 이게 파장이 계속 길어지면 선거를 앞두고 조중동의 꽃놀이패로 악용될 수 있는데 기왕 조사 받으실거면 얼른 출석해버리시는게 어떤가요.”

나와 관련한 마약 사건은 정치권과 국회에까지 찌라시가 돌고 있다고 한다. 어떤 선배는 청와대에까지 보고됐다고 들었다고 한다. 아마 한겨레 기자의 입건이라 괜히 파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다들 긴장하는 모양인데, 민간인의 형사 입건 사실이 왜 청와대까지 보고되어야 하나. 이래서 정보 경찰들이 없어져야 한다. 다만,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는 일체 내게 안부를 묻지 않았다. 아직 소식을 못들은 걸까.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걸까. 물어도 내가 해줄 말은 없다. 무슨 파장이 튀고 자시고 할 거도 없고, 그냥 단순 투약 사고일 뿐이다. 내 사건의 배후는 그저 사랑하던 친구가 중독자였다는 사실 외엔 없다.

김 의원은 빨리 출석하는건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 맞다. 괜히 시간 끌어봤자 지방선거에 악영향만 있을 거다. 드루킹은 드루킹이고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 하지만 조중동은 이걸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지방선거에 활용하려 들거다. 경찰에 김 경수 의원의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이 내용을 회사 팀장에게 곧장 알려주었다. “제가 지금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드루킹 사건 취재를 좀 더 했습니다. 선배. 이건은 우리가 제일 먼저 보도하는게 좋겠습니다. 드루킹은 김경수 의원의 앞에서 메크로 시연까지 했었다고 주장하나봐요. 근데 조서에는 그걸 안남기려 한대요. 드루킹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같은데. 김 의원하고 드루킹의 관계가 애초 알려진 것 이상일 수도 있고 좀 확인해봐야겠어요. 경찰도 곧 소환일자를 잡는다고 하고.”

팀장은 “장하다 이자식아”라는 짧은 메시지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내가 지은 죄가 너무나 커서 나도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당할 수 없는 사고를 쳐본 것은 나도 태어나서 처음이다.

사고를 크게 쳤어도 난 아직 기자다. 해야 할 일은 하고 회사를 그만두든지 하자. 정신 차리자. 자빠지면 안된다.

※현재의 글.
드루킹 사건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라 이 일기를 불편하게 느낄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이글은 드루킹 사건을 다룬 것이 아니라, 그당시 한 마약 중독자가 겪은 여러 고민과 일상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공개하는 일기뿐입니다. 다른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여러가지 저와 관련한 뒷말들이 돌았던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재판 등이 끝나는 적당한 시점에 제 입장을 밝힐 때가 올것입니다. 그때까지 저는 침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합니다.

※당부의 글.
안녕하세요. 허재현 기자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간 마약 문제에서만큼은 단 한번도 마약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 연재글은 마약 사용자들이 어떤 일상을 살며, 어떤 고민들에 부닥치는지 우리 사회에 소개하고자 시작한 것입니다. 마약 사용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아닌, 우리 사회에 바람직한 마약 정책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려는 의도입니다. 마약 사용자들과 우리 사회가 함께 건강한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려는 의도입니다. 이점 널리 혜량해주시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글 / 허재현 기자의 마약일기를 시작하며
https://steemit.com/drug/@repoactivist/4vbe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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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어려운 시기에 기자분께서는 부디 좌파 우파에 관계없이 정학한 보도를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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