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페트로)의 성공요건과 평가

in #kr8 years ago (edited)


Petro는 베네수엘라가 정부주도로 발행하는 가상화폐이다. 세계최대 원유매장량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현재 Hyperinflation으로 사실상 디폴트(default:국가부도)국면이다. 가상화폐와 연계한 소위 원유본위제 구상은 매우 드문 일이라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이번 글에선 정부 발행 가상화폐(페트로)의 성공요건과 평가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〇디폴트원인과 현재 상황

원유가가 배럴당 100$이상 되던 시기에 좌파 정부가 극단적 Populism(무상원조)정책을 채택하여 퍼주기 식으로 국가운영을 한 게 디폴트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 당시에는 좌파정부의 수장인 차베스는 국민영웅으로 칭송을 받은 바 있다. 돈을 뿌렸으니 그럴만하다. 그러나 유가하락과 함께 Populism 정책결점이 드러나 국가가 현재의 파산지경에 이르게 된다. 트럼프 정부와의 갈등으로 현재 미국과 EU의 금융제제를 받고 있다.

16년 2월 이후 베네수엘라는 유가상승 국면에서도 경제파탄을 겪으며 거시경제가 전형적인 Stagflation(경기침체+고물가)현상이 진행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의 폭등(1만 3000%)으로 법정(공식)화폐인 볼리바르화가 휴지로 전락한 상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신뢰상실로 격리된 상태여서 종전 타개책은 약발이 안 먹히고 있다. 경제고통지수(실업률+소비자물가 상승률)는 최고이고 조국을 외면하고 인접국으로 탈출한 국민이 20%가 넘는다.

〇원유본위제의 조건

페트로의 총 발행물량은 1억개이고. 1페트로 가치는 베네수엘라 산 원유 1배럴 가격에 연동시켜 60$이다(1페트로=1배럴가격=60$). 이는 금본위제를 빗댄 원유본위제이다. 계획물량이 다 팔린다면 마두로 정부는 원화로 약 6.5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금 태환정지(兌換停止)를 선언한 1973년까지 금가격에 연동(온스 당=35$)시켜 달러가치를 유지한바 있다. Petro발행은 금본위제(브레턴우즈 체제)부활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〇페트로 성공여부를 주목하는 이유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인 부정에서 점차 긍정으로 시각이 전환하고 있다. 성공여부를 떠나 페트로는 무엇보다 정부주도의 첫 가상화폐라는 점에서 화폐발행의 역사상 큰 의미가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페트로 성공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유는 가상화폐 대책이 선진국과 신흥국 상호간에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미국과 같은 선진국가는 공식적으로 금융상품이나 화폐로 인정하고 문제점은 과세 등의 방법으로 규제하는 입장이다.

반면에 중국, 한국과 같은 신흥국은 투기로 간주하여 적극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다. 규제강도는 중국이 가장 높다. 인민은행은 가상화폐공개(ICO)와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IMF총재(크리스틴 라가르드)는 비트코인 법정화를 고민 중이다. 계획된 페트로 발행물량(1억개)이 소진된다면 법정화와 화폐개혁 문제를 비롯해 각국 정부(중앙은행)의 가상화폐 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한편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자에게는 재생의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해 비트코인 가격이 투기열풍으로 19배 급등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뛰어든 많은 사람이 Flash Crash(순간폭락) 직전에 가상화폐를 사들인 탓으로 현재의 처지가 매우 어렵다. 한때 제로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상이 나돈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엔 다시 1만$대를 회복하고 있다. 정부발행 페트로 성공여부가 가상화폐 투자자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〇페트로에 대한 평가

우파시각

페트로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부존자원(賦存資源)인 원유를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줘야 하는데 현 세대, 특히 전•현직 대통령(차베스와 마두로)이 저질러 놓은 디폴트(국가부도)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은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비판한다. 베네수엘라 내부뿐만 아니라 중남미 주도 세력인 우파가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좌파시각

반면에 기발한 혁신이라는 평가도 있다. 전쟁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화폐발행을 늘리는 인플레이션 대책과 달리 페트로 발행은 고정돼 있어 디플레이션 대책으로서 효과적이다. 이는 국가경제의 최대 난제인 Hyper-inflation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한 자국 내부의 좌파세력의 긍정적인 시각이다.

〇페트로 발행의 성공 요건

국가신인도 회복

마두로 정부가 디폴트 타개책으로 야심차게 구상하고 있는 페트로 발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세계 3대신용평가사로 부터 받은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현재 최저 등급인 정크(junk)단계이다. 정부주도의 첫 가상화폐인 만큼 국가신인도 회복이 선결요건이다. 그러나 가상화폐 투자를 바라보는 현재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유가의 일정한 수준이상 유지

둘째 페트로 가치를 원유에 연계한 만큼 유가의 변동성(volatility)은 적어야 하고 유가는 일정수준(최소한 배럴당 60$)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각종 원자재 가격변수 중에서 유가의 변동성이 가장 크다. 그리고 비록 현재는 유가가 WTI기준으로 60$을 넘고 있으나 환경문제로 인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많은 국제적인 수급여건에서 지속적으로 현 유가를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입장

셋째 미국의 입장도 중요하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와의 모든 직•간접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가 페트로 성공 여부의 열쇠(key)를 쥐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비록 마두로 대통령이 줄타기 외교에 능숙할지라도 기대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도 미국과의 관계가 비정상적임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Petro구상이 혁신적인 기발한 발상이냐 세계와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희대의 사기극이냐의 판가름은 현재로서는 위 3가지 충족요건을 고려할 경우 후자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〇각국의 셈법

중국은 종전의 자원외교로 관계유지릏 그리고 러시아는 자금지원을 통해 1990년대 좌파복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를 축출하여 중남미 우경화를 도모하고 있다. 마두로는 현재 미중러 3국 상호간 역학관계를 이용하는 줄타기 외교를 벌이며 가상화폐 Petro발행으로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하면서 디폴트를 타개하고 올해 대선에서 승리를 노리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정치생명을 걸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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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분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서방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서 만들긴 했는데 ... 결국 그 서방이 훼방을 놓으면 페트로 성공에도 지장을 받으니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의 외교 줄타기를 봐야할 것 같네요

그렇죠. 감사합니다.

페트로의 성공 여부가 암호화폐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 같네요. 계속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감사합니다. 팔로우할게요.

개인적으로, 저 자금으로 국제 정유사들을 국내 유치하고 기술이전 받는게 핵심이라 봅니다. 베네수엘라가 원유 매장량이 많긴 한데 중질유라 아무래도 중동 기름이나 셰일가스에 비해 원유 자체로는 경쟁력이 떨어져서....

정유분야의 기술이전이 시간이 얼마나 걸릴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나라 형편으로서는 지금 발등에 불을 끄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페트로 발행 3가지 요건을 충족해서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들어온 6.5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베네수엘라의 미래가 달라지겠네요
깊이있는 분석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잘 읽다가 중국의 제제가 가장심하다는 말에 ᆢ결국 내 네오는 손절해야하나 싶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원본위제 라는 점이 신기합니다.
이를 발판으로 junk 상태를 뛰어넘으려 하는 거군요.
(그런데 junk상태의 국가신임도를 먼저 회복해야하는 난제가 있네요.)

미국과의 관계가 페트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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