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알 부화 7일째-참사는 이어지고>

in #kr6 years ago

30440881_2094189264190743_8454354037053172915_n.jpg

<닭알 부화 7일째-참사는 이어지고>
첫날부터 셋째날까지 이어진 부화 과정 참사가 딸램 온수매트 정상화로 끝난 줄 알았음. 그러나 하루 하고 반나절 잘 작동되던 매트가 다시 전원이 나감. 아띠~~~ 또 지랄이야. 코드 뺐다 꽂으니 다시 들어옴. 또 한참 후 전원 나감. 다른 코드로 옮기니 다시 들어옴. 그러더니 온도가 몹시 불안정함. 같은 매트 온도에도 스티로폼 박스 안은 온도가 쭉쭉 떨어짐. 아~~~~ 또 왜 이럼. 이젠 더 이상 대책이 없는 채로 설명서 안 읽고 자동온도조절기 폭발시킨 원사장에게 모든 원망을 퍼부음. 자신도 책임을 통감하는지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듯 타이머 달린 콘센트를 써보라 함. 여름에 딸램 방에 선풍기가 밤새 돌아가는 걸 예방하려고 이틀 전에 사둔 타이머 콘센트라네. 엉? 그런 거였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또 생기는구나 싶었음. 가게 천정에 달린 전구와 소켓을 빼서 타이머 콘센트에 연결시킨 뒤 스티로폼 박스 안에 넣어줌. 온도는 잘 올라감. 그러나 이게 15분마다 꺼졌다 켜졌다만 할 줄 알지 온도를 측정할 줄은 모름. 옆에 붙어서 껐다 켰다 해줘야 함. 이러고 밤을 새야 하나, 닭알을 다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매트 전원이 또 나감. 뭐야, 뭐야, 뭐야~~~ 콘센트 문제도 아니었던 거임? 매트에 귀신이 붙었나....(이후 딸램이 잘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작동 됨)
그리하여 이 매트에서 저 매트로 다시 옮김. 벌써 세 번째 매트에서 매트로 옮김. 밤새 옆에 붙어서 작동시키더라도 내 옆에 있는 게 낫겠지. 큰방 온수매트는 어차피 매트 온도에 비해 스티로폼 온도가 현저히 낮으므로 전구가 꼭 필요함. 하여 아래 사진처럼 전구 넣어주고 타이머 콘센트에 아답트 꽂음. 박스 안에 든 온도측정기를 편하게 보려고 위에 구멍을 뚫고 테이프로 막음. 이 상태로 두어 시간을 15분 간격으로 온오프되는 타이머에 따라 온도가 얼마나 상승했다 하강하는지 재기 시작함. 거기엔 온수매트 온도도 영향을 미치므로 15분 동안 최적으로 상승, 하강하는 온수매트 온도를 찾기 위해 정말 치밀한 과학자적인 자세로 임함. 이게 사실 토요일에 도착했어야 할 자동온도조절기가 돌풍 때문에 배를 못 건넌 건지 몰라도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골때리는 상황임. 그리하여 결국 1도 차로 좁히진 못했으나 나름 최소의 차이를 보이는 매트 온도를 찾음. 병아리 한 번 부화시켜 보겠다고 별 짓을 다해봄. ㅠㅠ
그러나 자기 전까진 멀쩡히 원하는 온도로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새벽에 보니 39도를 막 넘어가 있음. 깰려고 깬 것도 아니고 저절로 잠이 몇 차례 깸. 허걱~~~~ 박스를 들치니 뜨거운 열기가 확 쏟아져 나옴. 엄마야, 닭알 익을라....ㅠㅠ 조금 들고 있다 보면 온도가 급강하함. 이렇게 심한 온도차는 더 나쁠 텐데, 우짜노......ㅠ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온도가 적당히 떨어지면 다시 덮어서 전구 켜고 온도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뿐. 너무 오르면 뚜껑 열어서 식혀주는 일뿐. 그렇게 이틀 밤과 하루 낮이 지났음. 잠을 설치고 낮에도 장사하는 와중에 수시로 왔다리갔다리 피곤이 절정에 달함.
오늘 밤에는 지인에게 자세히 물어 플래시로 감별하는 법을 알아서 실시해 봄. 닭알에 플래시(핸드폰 플래시가 젤 잘 보임)를 딱 갖다부치고 돌려보면 중간에 까만 점(핵)과 점에서 사방으로 뻗친 실핏줄을 볼 수 있음. 안타깝게도 이건 사진으로 찍히지 않음. 아무튼 그렇게 44알을 다 훑어보니, 23알은 사망하시고, 21알은 생존해계심. 21알 중에 뒤늦게 넣은 6알까지 포함되었는데, 이 6알은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 나머지 15알 중에 산 건지 죽은 건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실제 부화 확률은 2-30%도 안 되지 싶음. 그러나 이 참사라 할 수밖에 없는 난리부르스 환경에 이만큼이라도 버티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내일은 자동온도조절기가 도착할 테니, 제발 그때까지만이라도 이대로 버텨주기를 빌고 또 빈다.
그나저나 오늘 밤에도 자다가 벌떡벌떡 깨서 불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할 온도와 씨름을 벌여야 하는구나. ㅠㅠ 게다가 이 판국에 고양이들까지 박스 안의 닭알을 한 번 보더니 자꾸 스티로폼 밑을 파고 들려고 함. 동글해서 굴리고 싶은 건지, 병아리 냄새를 맡은 건지...아띠...너네들까지 왜 이러냐고~~

30415278_2094189314190738_1634131766760700930_n.jpg

30261653_2094189267524076_5878968065893999973_n.jpg

30261683_2094189327524070_4228365566180012559_n.jpg

30411781_2094189260857410_8664719182640183136_n.jpg

Sort:  

꼬꼬들이 잘 부화하길, 응원합니다!ㅎㅎ

엄청난 것을 하고 계시는군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5
JST 0.027
BTC 60244.17
ETH 2333.72
USDT 1.00
SBD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