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적정기술로서의 블록체인은 가능한가steemCreated with Sketch.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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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적정기술이라는 분야가 최근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세계가 급속도로 연결됨으로 인해 더 이상 그 반대편의 주체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정치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시장에서나 노동력에서나 전 지구적 문제들을 간과하고서는 더 이상 함께 발전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 지금의 모든 국가가 가진 과제이기도 하죠. 적정기술은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로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여기서의 디자인이라는 표현은 외형적인 심미성 측면 만이 아닌 기능이나 사용성, 맥락 등의 다학제적 요건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구요. 적정기술의 다양한 사례 가운데에는 주거나 노동, 위생, 보건 등 영역의 제품 형태의 결과물들이 많이 알려져있지만 의외로 무형적인 형태의 결과물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나 금융 영역에서 주목할만한 사례들이 있는데요 'Kiva'로 대표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서비스들이 개발도상국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중심에는 높은 모바일 보급과 의존성이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인도에서는 피쳐폰을 통해 모바일 결제나 송금이 가능한 mVisa, mPesa, mHose 등의 서비스가 이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요, 인프라 측면에는 아마도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IT 기업이 오프 그리드 상태의 개발도상국을 위한 전지구적 네트워크 구축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보신적 있으실 것입니다. 아직 진전은 더딘 상태이지만 그와 별개로 현재의 열악한 네트워크 인프라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2G / 피쳐폰 만으로도 그곳의 사람들은 놀라운 혁신을 이미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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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풍선을 통해 전지구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도전 중인 구글의 Project Loon
  • 태양광 패널을 통해 멈추지 않고 지구를 돌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페이스북의 Aquila

지난해 중국 청두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금융 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용적 디지털 금융 원칙, 'High-level Principles for Digital Financial Inclusion'을 제정하기도 했죠. 사실 선진국 상황에서는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고가의 고성능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마트 페이먼트나 스마트 뱅킹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정보 소외계층의 비중이 제법 높은 편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사각지대에 머물러있다는 이유로 극심한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를 경험하게 되고 심지어는 인력 축소의 피해자가 되는 상황들도 발생하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적정기술의 관점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요 좋은 인프라나 좋은 디바이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활용성이 높은 것이 아닌 반면, 저렴하면서 적절한 성능을 가진 디바이스 만으로도 일상에서 핵심적인 필요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보면 오히려 너무 많은 디바이스, 너무 많은 스크린 들로 인해 그 각각에 대한 필요가 분산되고 피로도는 점점 높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여러 개발도상국 환경에서도 단 하나의 모바일이 한 극빈층 가정의 유일한 업무 인프라이며 공동의 엔터테인먼트 인프라인 경우도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 그들이나 모바일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그 방향 만큼은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블록체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제가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한 반대편 세계와의 연결에 있어서 지금껏 없었던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입니다. 당장에는 해외 송금이나 마이크로 펀딩, 마이크로 파이낸싱, 그리고 최근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인클루시브 파이낸싱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국제개발협력 영역의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할 수 있겠구요, 또 다른 측면에서는 구호 물품 배급에 대한 불투명성과 만연하는 부패, 비리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 고민할 부분이 많지만 적어도 제가 경험해본 암호화화폐의 활용도나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몇몇 서비스들, 그리고 그것에 필요한 파워,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해봤을 때 장벽은 있어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언급한 mVisa와 관련해 Visa의 기술 분야 EVP Rajat Taneja는 한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For the past 50 years, access to Visa's technology environment was tightly controlled and available only to developers at financial institutions and merchants — a strategy that helped drive the migration from cash to electronic commerce in a secure manner,

"지난 50년간 비자의 기술 환경은 통제되었고 금융기관의 개발자들과 자영업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금거래에서 전자상거래로의 안전한 변화를 이끈 전력이었습니다."

"Today, as commerce shifts to digital environments where consumers can make secure purchases using mobile devices, it is critical that we open up Visa's network and make it easier for developers globally to access our payment platform — making secure Visa payments a standard feature of mobile applications."

"오늘날, 고객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해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비자의 네트워크를 공개하고 전 세계 개발자들이 우리의 결제 플랫폼에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 일, 안전한 비자 결제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표준 사양으로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을 기조로 하는 'INDEX: Award 2017'에서 이더리움이 파이널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관심이 많은 디자인 어워드인데요 최종 우승은 오는 9월 1일에 발표될 예정인데 과연 이더리움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아마도 이 내용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좀 더 자세히 다뤄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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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어떤 의지를 가지느냐에 따라 그것이 가져다주는 임팩트에 대한 평가의 관점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기술은 양방향으로 발전합니다. 어느 한 방향 만을 향할 때에는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게 되죠. 블록체인 기술에 선한 의지를 담는 다는 것을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탈중앙화라는 커다란 컨셉으로부터 시작되는 모두를 위한 상세 컨셉으로는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이지만 앞으로도 관심을 잃지 않고 더 치열하게 고민하기 위해 이렇게 부족하나마 포스팅으로 남겨봅니다. 혹시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 계시면 같이 이야기 나눠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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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this like Net Zero Free Internet or this like Steemit?

This is a question about the possibility of block chain technology for the underprivileged as well as free internet.

아마도 금융소외 계층들에게도 블록체인의 힘이 뻗기란 조금은 시간의문제가아닐까싶습니다 세댁교체를 한번은해야되지않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니다.. 가르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글과 좋은제목에 홀려들어왔습니다

블록체인의 확산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빠르게 나타나는거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가져봅니다. 최근에 뵙게 되는 사회혁신이나 비영리 영역의 관련자 분들도 하나 같이 관심이 많으시더라구요.

얻는것이 있으면 잃는것도 있는것이겠지요. 요즘들어 제가 늘 적고 다니는 귀절입니다. 뭔가 많은걸 내포한 말지만 저도 잘모르겠네요.

저도 삶과 업무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노력 중이지만 말씀 주신 구절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얻을 수 있는 것을 극대화해주고 잃을 수 있는 것을 최소화 해주자' 정도가 되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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