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행사하는 주권 의식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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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준공 이후 입주를 시작한 지 다섯 달이 되었으나 여전히 입주민 대표회의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총 621세대 중 90여 세대가 입주하지 않은 상태이고, 설령 입주를 마친 집이라도 실제 주인이 아닌 세입자들이 많은 터라 입대위 구성을 위한 의견 취합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러 차례 입대위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가 공지되었음에도 아주 저조한 참석률로 한차례 연기가 되는 상황까지도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임원 선출 과정을 마쳤으나, 동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 동별 세대수에 비례하여 선출할 수 있는 동별 대표자는 7명이나 세대주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통로의 수를 기준으로 하여 동 대표를 선출해야만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세대들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주민들의 투표 결과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부결. 유효표의 과반수는 찬성에 표를 던졌으나, 미진한 투표율로 전 세대의 과반을 넘지 못했으므로 14명의 동별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관리 규약을 변경하는 사안은 부결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찬성 눌렀는데, 그게 뭔지도 모르고 눌러서 후회했는데,
부결돼서 다행이에요. ㅜㅜ

입주민들을 위한 네이버 카페에서 투표 결과를 알리는 게시글에 누군가 달아둔 댓글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후보에게 표를 준다. 모르긴 몰라도 1번이면 되는 사람들은 물론이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찬성에 힘을 실어준다. 또 반대를 위한 반대에 앞장선다. 우리는 남이 아닌 가족이며 또 동지다 그리고 저들은 적이다.

이게 우리의 정치 현실이며,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는 자들의 작태다. 기껏 두 줄도 되지 않는 건을 묻는 투표마저도 '아무 생각 없이' 임했다는 말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게다가, 제대로 알았다면 '반대'를 눌렀을 것이라는 변명마저 자랑스럽게 남겨둔 그를 말이다. 민주주의는 돈을 줘가며 배우고 깨우칠 학문이나 기술 따위가 아니다.



"모르면 아예 하지를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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