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세탁업자, 화폐 수집가 그리고 유럽의 종말론자들이 기뻐할 소식이다. 세계가 현금 없는 미래로 나가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의 1,000프랑 지폐(우리 돈으로 약 112만 3,000원 상당)는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위스 국립은행에서 내놓은 보도 자료에 따르면, 다음 주 이 지폐가 새로운 도안의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새 지폐 도안은 지구를 아래에 두고 보라색으로 그려진 두 손이 서로 악수하고 있는 그림을 중심에 두고 있다. 스위스의 1,000프랑 지폐는 브루나이의 10,000달러 지폐(우리 돈을 약 831만 6,100원) 다음으로 가치가 높다. (일전에 이웃분이 싱가포르 1,000달러 얘기를 하셨는데, 우리 돈으로 83만 1,500원 상당이다.)

이 스위스 1,000프랑 지폐로는 스위스에서 토블론 초콜릿 약 68kg, 가장 싼 롤렉스 시계의 약 20%, 스위스 군용 나이프 40개 또는 에멘탈 치즈 약 6kg을 살 수 있다.

스위스 국립 은행은 부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이 고액권이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거나, 우체국에서 고액의 청구서 비용을 납부하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현재의 액면가는 적절하며, 국민들도 원하는 바입니다. 1,000프랑 지폐는 지불에 사용되는 동시에, 가치 저장 수단의 역할도 합니다. 스위스에서는 여전히 현금의 인기가 높습니다. 문화적 현상 중 하나죠."라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이 디지털 통화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스위스 국민들은 추적이 불가능한 물리적 지폐를 주로 사용해왔다. 2017년 취리히에서 눈더미 속에서 발견된 선글라스 케이스 안에 3천만 원 상당 이상의 유로 지폐가 들어있었고, 나중에 경찰이 주인에게 돌려주었다는 뉴스가 있을 정도로, 스위스 국민들은 현금을 선호한다.

스위스의 상점에서는 고액권 지폐를 흔히 볼 수 있으며,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취리히의 한 보석상 주인은 선물용으로 보석을 사면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파트너가 그 사실을 알아내지 못하게 하려는 게 이유라고 한다. 한 마디로 깜짝 선물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한다.

자료 출처: Quartz, “One of the world’s most valuable banknotes is getting a fresh new l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