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때론 꼬마의 생각이 더 훌륭할 때가 있다
투자자라면 가끔씩 자신이 투자를 너무 복잡하게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월스트리트에서 좀 알려진 투자자 메반 파베르(Meb Faber)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는 12살 여름 방학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농담 아니다.
1989년 여름 자기가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엽서에 써서 아버지에게 보냈다.
네 가지 투자.
모두 주식.
전부 미국에서 누구나 아는 우량주.
코카콜라, 앤하이저-부시, 맥도날드와 디즈니였다.
다양한 부문의 분산 투자고 뭐고 없었다. 모두 소비주였다. 또한 당시 미국은 경기 침체로 나가고 있었다.
그는 솔직히 뭘 파는지 잘 알고, 유명한 브랜드였기 때문에 이 4개 기업을 골랐다고 인정했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및 디즈니는 자신이 직접 먹고 즐겨봐서 잘 알았고, 앤하이저-부시는 어른들이 버드와이저 맥주를 즐겨 마시는 모습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꼬마 파베르가 아버지에게 보낸 엽서)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투자 결과는 어땠을까? 한 마디로 엄청났다.
4가지 주식 모두 연평균으로 두 자리 수익률을 올렸다. 코카콜라의 주가는 1989년 이래 2,100%나 증가했다. 맥도날드는 4,000%, 디즈니는 약 1,800%였다. 앤하이저-부시의 경우, 2008년 벨기에 업체 인베브에 인수되어 앤하이저-부시 인베브가 되었기 때문에 계산이 좀 어렵다.
하지만 팩트셋의 데이터에 따르면, 1989년부터 인수 시까지, 이 버드와이저 주식은 900%가 넘게 상승했으며, 인수 후에는 285%가량 상승했다. (모든 수치는 배당금을 재투자하고, 세금과 거래 수수료는 감안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1989년 이후 4가지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12.44%였다.
같은 기간 동안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은 10%였다.
따라서 꼬마 파베르가 연평균 2.44% 더 시장을 이긴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4가지 주식에 각각 250달러씩 총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약 15,000달러가 되어 있을 것이란 뜻이다.
실제 꼬마 파베르의 포트폴리오는 엽서의 글로 끝났다고 한다.
헤지 펀드, 뮤추얼 펀드 또는 기타 투자자들 중에서 누가 이와 비슷한 실적을 올렸는지 찾으려고 굳이 애쓸 필요도 없다. 아주 많으니까.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그중 한 곳이다.
인덱스 펀드 옹호자들이 시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외치는 상황에서, (비록 가상이긴 해도) 12살짜리 소년이 29년 동안에 걸쳐 시장을 거의 80%나 이겼다는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단 하나의 사례로 일반화하기는 곤란하다. 메반 파베르 자신도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소수의 주식으로 구성된 집중 포트폴리오가 실패한 사례를 들라면 수천 가지는 찾아낼 수 있다고 덧붙인다.
만일 꼬마 파베르가 1990년대 인기 분야였던 기술주 중에서 루슨트 같은 종목을 골랐다면 깡통을 찾을 것이란 말이다. (1999년 12월 31일 이후 현재까지 알카텔 루슨트의 수익률은 -93%다.)
하지만 꼬마 파베르의 투자 성공이 무작위 속의 우연히 운이 좋아서 거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꼬마 파베르의 투자 아이디어는 3인의 월스트리트의 전설이 수십 년 동안 훌륭하게 성공을 거두었던 투자 전략과 흡사하다. 먼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의 저자 필립 피셔, 그다음이 피델리티 마젤란의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 마지막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 그들이다.
이들이 시장을 이겼던 방법은 이렇다.
첫째, 자신이 알고 이해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린치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직접 관계하고 있거나,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아니면, (피셔가 "사실 수집"이라고 말한 말처럼) 상당한 연구 조사를 통해 파악해 낸 기업일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기업이라면 보통 비교적 안정되고 단순한 산업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블랙베리의 비상과 추락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둘째, 재무 상황이 건전하고, 강력한 브랜드가 있으며, 워런 버핏이 말한 것처럼, 제품 가격을 10% 올려도 고객을 놓치지 않을 능력을 갖춘 기업을 찾는 것이다. 소위 우량주가 이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셋째,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기업을 찾아, 그냥 꽉 붙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복리 효과가 저절로 부자로 만들어 준다. 버핏은 피셔의 말을 인용하면서, 위대한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절대" 없다고 말한다. (파베르는 자기가 실제로 그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인지 편향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며, 그 과정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싶은 유혹을 받았을 거라 인정한다.)
간단히 말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업에 투자해, 영원히 그냥 꽉 붙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나간 결과로 보면 아주 쉬워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리 복잡해 보이지도 않는 방법이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This Wall Street guru was outsmarted by his own childhood stock picks"
단순한게 진리일수 있죠 ~
그렇죠. 디테일에 악마가 있으니까요^^
엄청나네요. ㅎㅎ
가상화폐도 저렇게 되면 좋겠네요.
힘들때 버틴사람이 웃을수 있는 내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럴 수 있길 기원합니다^^
공감합니다.
떄론 지나치게 복잡하게 생각해 잘못된방향에 가는경우도 있죠.
떄론 단순하게~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건
이런건가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ㅋ
좋은 글이 많네요. 팔로우 할게요 :)
네, 자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