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이 동메달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 성공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인지적 오류

in #kr6 years ago



나는 남자라면 원할 만한 모든 걸 얻었다.... 백만장자가 되었고, 최고의 아내를 얻었다.
차, 집, 명예와 탄탄한 미래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매일 자살하고 싶었다.

에릭 클랩튼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록 스타 중 한 명입니다. 모든 걸 가졌고, 그 안에는 불행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그만은 아닙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에 올랐지만 아주 불행했던 배우, 뮤지션, 스포츠 스타 그리고 억만장자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성공한 사람들이 왜 불행을 겪었을까요?

우리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뭔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어합니다. "저 구두를 내가 신으면 좀 더 달라 보일텐데" 같은 생각 말입니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나머지 사람들보다 더 불만이 많고, 더 우울증에 약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인간 모두는 틀린 생각과 잘못된 판단으로 불행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비교 및 적응

비교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자아, 자신의 성취도 및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이들을 기준삼아 평가하곤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비교 강박증은 비뚤어진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객관적으로 볼 때, 어떤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것이 동메달을 딴 것보다 분명 더 좋은 일이지만, 2012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얼굴 표정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은메달을 딴 선수의 표정이 동메달을 딴 선수보다 어두웠다고 합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가장 행복한 건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평균적으로 은메달을 딴 선수가 동메달을 딴 선수보다 덜 행복해 보였다는 것입니. 왜 그럴까요? 그들의 비교 대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은메달을 딴 선수들 중 상당수가 금메달을 놓친 걸 아쉬워 했지만, 동메달을 딴 선수는 메달을 딴 것 자체에 만족했습니다.

이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결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점은 하나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수시때때로 바뀝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사건이 있을 때마다 거기에 적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를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풍요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하지 아니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 전도서 5장 10절

새차를 샀을 때의 행복감은 잠시뿐이고, 이후 그냥 차일 뿐입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간 기쁨은 이내 사라지고, 그냥 밥벌이가 됩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고, 그에 따른 기준점 또한 높아집니다.

게다가, 민감도 체감의 법칙은 돈과 명예 같은 외적 보상에도 적용됩니다. 돈과 명예가 그러하듯, 가지면 가질 수록 더 많이 같고 싶어합니다. 갈수록 만족이 줄어들고, 같은 수준의 만족을 얻으려면 더 많이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희망 오류

비틀즈에서 우리는 더 올라갈 데가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엄청난 돈을 벌었고, 명성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기쁨은 없었습니다. - 존 레논



심리학자 댄 길버트(Dan Gilbert)와 팀 윌슨(Tim Wilson)의 연구에서는,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만 하면 행복해 질 거야," "~만 되면 인생이 바뀔 거야"라는 직감에 근거해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일해서 진급하고고, 큰 집을 사고, 유명해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생활 환경이 변한다해서 그로 인해 느껴지는 행복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작다고 합니다.

이를 현상은 초점 착각(focusing illusion)에 의해 빚어집니다. 어느 한 면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그 이외의 부분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죠. 이번 일만 되면 앞으로 쭉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민감도 체감의 법칙을 무시한 것입니다.

길버트와 윌슨은 이렇게 "어느 한 면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그 이외의 부분을 간과하게 되는 것"을 희망 오류(miswanting)라고 부릅니다.

희망 오류의 또 다른 원인은 경험하는 자아보다 기억하는 자아를 더 중시하는 경향 때문입니다. 2012년 호주 오픈 테니스에서 세레나 윌리엄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테니스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그런게 아닙니다. 실제로 스포츠를 좋아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스포츠 선수가 된다는 생각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몸을 쓰는 것과 관련된 일은 싫어합니다.

이 말은 곧 세레나 윌리엄스가 스포츠 선수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원인이 자신의 기억하는 자아를 통해 챔피언이 되는 것을 중시했고, 그에 따라 운동을 싫어하는 경험하는 자아를 극복했기 때문이라는 의미입니다.



자신이 싫어했던 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엄청난 승부욕으로 싫은 일을 끊임없이 견뎌내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신이 싫어하는 곳에 남아 있으려니 고독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결코 성공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 것입니다.

모든 걸 고려했을 때, 성공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행복하지 못한 것도 놀랄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쩌면 다음번 어디선가 아주 성공한 사람을 만나거든,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내심 나보다 행복하지 않을 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출처: Rachel Linton, "When silver is worse than bronze">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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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 행복의 공식이 아니군요. 균형의 접점을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행복이 어떤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됩니다. ^^

피우스님께서 다방면에 좋은 글들을 올려주셔서 항상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혹시 이 글 출처사이트를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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