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신규 유입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

in #sct5 years ago (edited)

굿모닝, 스팀코인판(이하 스판) 커뮤니티 여러분들,
기사 마감하기 전에 할 말이 떠올라서 들어왔습니다.
스팀잇을 시작했을 때 가장 난감했던 일 중 하나는 '블알못'(블록체인을 알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스팀잇이 뭔지 설명하는 일이었습니다.

"김 기자, 스팀잇이 대체 뭐야?"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글이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서 보상을 받는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블록체인? 비트코인 같은 건가?"
"그건 암호화폐구요. 블록체인은 블라블라."

열에 아홉은 대화가 말꼬리에 말꼬리를 물고 이어져 설명을 모두 끝내는데 족히 30~40분은 걸립니다.
스팀잇을 사용하진 않지만 여기저기서 귀동냥을 좀 해본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아, 스팀잇, 그 글 쓰면 비트코인 준다는."

차라리 '네이X' 블로그에요, 라고 설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스팀잇이 대체 뭔지(먹는 건지) 한참을 설명한 뒤 또 열에 아홉은 "내가 쓴 글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이야?"라고 호기심을 보일 뿐, 실제로 스팀잇에 가입하진 않습니다.
친한 국회의원, 보좌관, 비서 등 국회도, 영화진흥위원회 직원들, 제작자, 감독, 프로듀서 등등 대부분 궁금해하는데 스팀잇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궁하다는 독립영화인들도 관심 없고...심지어 같은 박봉(ㅠㅠ)인 후배 기자들조차 말로만 가입하겠다고 하고 가입한 사람들을 본 적 없다는...쩝. OTL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저도 누가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굳이 스팀잇이라는 신묘한 도구가 있다는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게 되더라고요.
한마디로 괴짜 취급 당하기 일쑤죠.

대체 왜 그럴까.

스팀잇의 어떤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걸까. 진지하게 생각한 적 있습니다.
일단, 블록체인하면 매우 어렵고 일부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선입견이 강합니다.
그런 편견이 작용하는데 여러 이유가 있겠죠.
비트코인이 1천만원을 돌파한 현재 상황에서 현재 정부가 암호화폐를 여전히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겠고.

또 다른 이유는, 가입하는데 절차가 복잡합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넣으면 곧바로 땡 하고 가입이 되지 않죠. 일주일이나 열흘 기다려야 하죠.
암호도 매우 길고 두 번 세 번 단단히 저장해놔야하죠.

힘들게 가입을 해도 첩첩산중입니다.
보팅은 또 뭐고, 페이아웃은 또 어떻게 해야 하며, 원화로 어떻게 바꿀 것이며 공부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제 생각엔, 진짜 내가 쓴 글이 보상 받을 수 있는가? 라는 의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팅이 찍혀서 숫자가 올라가지만 내 손에 돈이라는 실체가 쥐여지기 전에는 그건 돈이 아니라 한낱 숫자에 불과합니다.

며칠 전 SCT를 열심히 하기로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와이프와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보, 스팀잇 분위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어. 여기에 다시 버닝할거야. 열심히 글 올려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돈을 눈앞에 보여준 뒤 그런 말씀을 하세요."
"네...끄응..."

와이프가 한 말이 되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어요.
지난주 허재현 기자(@repoactivist)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선배, 이곳(스팀잇)에서 글을 꾸준히 연재해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로부터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신기한 곳 같아. 일반 블로그나 SNS와 달리 악플도 없고. 글을 자세히 읽어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커뮤니티라 그런 면이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우리가 모니터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숫자가 아닌 손 안에 놓여있는 게 진짜 돈이 아닐까.
어쩌면 그것이 일반 사람들이 스팀잇 같은 블록체인을 의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secuguru 님이 어제 올린 신뢰에 대한 포스팅을 읽으면서,
결국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신뢰는 사용자와 사용자가 서로를 믿고 소통한다는 뜻도 있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혹은 스티미언들이, 혹은 스팀코인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각자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올린 저작물(글, 사진, 동영상, 번역 등등)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정말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연 신규 유입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네요.
기존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 뿐만 아니라 좀 더 의미있는 결과물을 내놓고 널리 알리는 방법도 있을테고....
뭐, 같이 한번 고민해보자는 의미로 말이 이렇게 길어졌네요.

암튼 저는 기사 마감하러 먼저 갑니다.
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정말 걸작인데 개봉하면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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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보상을 강조하는 게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느낌도 듭니다. 왠지 사기같은 느낌에 찜찜할 수도 있고 반대로 돈만 보고 들어와 공기를 흐리는 경우도 많이 봤구요. 퀄리티 있는 글, 재미있는 글이 많아지고 작가는 작가대로 큐레이터는 큐레이터대로 보람과 보상을 받으면서 선순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지금 스팀잇 구조로는 그게 좀 어렵죠. 그 해결책으로 나온 게 SMT인데 네드가 너무 일을 안 해서... -..-
지금 스코판에 쏠리는 관심은 보상도 보상이지만 SMT가 약속한 모습을 유사 SMT로나마 구현했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스코판 같은 커뮤니티가 다양한 주제에 따라 다수 구현되고 주제에 맞는 유용한 글들이 늘어난다면 신규 유저 유입도 늘어나겠지요. 살짝 디시인사이드 생각도 나네요 ㅎㅎ;

네 동의합니다. 결국은 어떤 콘텐츠(글, 사진, 동영상)를 올릴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죠. 그럼에도 스팀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려면 보상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으니 이래저래 고민입니다. 지금은 스코판에 SCT, AAA 등 얘기가 대다수지만 앞으로 먹방, 요리, 여행, 영화 도서 리뷰 등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올라오겠죠. ^^ 좋은 하루 되시길!

오마이갓~!

기승전 기생충인가욧~? ㅋ

동기 부여 글로 좋습니다~!

도입부 네이X는 표현에 좀더 신경 써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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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이X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표현했네요.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ㅠㅠ 수정했습니다.
평소 항상 하던 고민인데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
<기생충> 꼭 보시길. 엔젤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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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티밋의기생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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