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봐야할 영화가 따로 정해져있다?-<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흥행을 지켜보면서

in #jurassic-world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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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잘 아시겠지만, 지난 6월6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이 개봉 첫날 무려 118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불러모으며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갈아치웠어요. 이 기록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98만여명보다 무려 20만명이 더 많은 숫자입니다.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의 개봉 첫날 스크린 숫자가 1931개인데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2460여개보다 500개가 적은 사실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기록이라 할만하죠. 6월9일 오후 현재, 영화는 200만 관객을 돌파해 300만 관객을 향해 달리고 있어요.

한국에서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이 이토록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몇 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공룡이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소재인 것 같아요. 전작인 <쥬라기 월드>(2015)도 개봉 당시 554만여명을 불러모을만큼 반응이 좋았었죠. 공룡 영화하니 한국영화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 3D>(2011)도 떠오르는데 이 영화가 개봉 당시 105만여명을 동원했어요. 게다가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하면 마블이나 디씨의 히어로 영화가 대부분이라그 사이에서 '공룡 영화'는 신선하긴 하죠.
또, 한국 영화 <독전> 말고는 마땅한 경쟁작이 없다는 것도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의 흥행 요인이라 할만합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영화의 흥행 비결이 아니에요.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을 포함해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등 올해 극장가 흥행을 주도한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극장에서 볼 영화와 그렇지 않는 영화의 구분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영화라는 매체는 기본적으로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생각이 당연시 되었던 반면, 지금은 큰 스크린에서 봐야 할 영화만 감상하기 위해 극장에 가는 관객이 많다는 사실입니다(물론 이와 관련된 정확한 통계는 없네요. 영화진흥위원회가 설문 조사를 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극장에서 꼭 보지 않아도 되는 영화는 IPTV, 넷플릭스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면 되니깐요. 그러다보니 극장 또한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같은) ‘될만한’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와이드 릴리즈 배급 방식을 더욱 선호하게 되고, 배급 경쟁에서 밀려난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관객 성향 변화가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냉정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그리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네요. 영화인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겠지만, 분명한 건 극장이라는 전통적인 플랫폼과 관련된 고민에 머물러 있으면 급변하는 산업 상황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거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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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동감인데.. 급변하는 상황을 예측하기가..
정말 너무 어려운 숙제. 같아요.. ㅠㅠ

네, 특히 제작자, 프로듀서들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할 것 같아요. 상황을 관망하면서 하던대로 해야 할지, 아니면 모험을 해야 하는데,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모험을 하기엔 또 쉽지 않으니까.

그쵸... 앞으로 좋은 정보나, 아이디어 있으시면..
공유 좀 부탁 드릴께요. 굽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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