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우리 아이, 설사를 하면 금식을 해야 하나요?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Pediatrics 입니다!

오늘은 설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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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자주 내원하게 되는 증상 중에 하나, 바로 설사입니다.

설사를 주된 증상으로 진료를 보는 경우 진료가 끝날 즈음에 많이 물어보십니다.

"밥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럼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미음이나 죽 먹여주세요. 그리고 굶기지 마세요!"


왜 금식을 하지 않죠?

설사는 '물을 많이 갖고 있는 배설물'이기 때문에 설사를 계속 하게 되면 결국 몸에서 수분이 부족하게 됩니다. 물은 우리 몸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수분이 빠져나가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분을 보존하는 것, 탈수를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옛날에는 설사를 하면 금식을 시켰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나올게 없으니까 설사가 멈출 거라는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것도 안 먹어도 일정 기간동안 설사가 계속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만 나오는 경우죠. 들어가는 것 없이 물이 계속 나오면 결국 문제가 심각해지겠죠?

그리하여 이제는 설사를 유발하지 않는 저자극성 음식의 섭취를 통해서 수분이나 영양분 보충을 해주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수액'을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됩니다. 설사를 많이 하는 경우 입원해서 수액을 맞는 경우가 있죠. 혈액으로 수분을 바로 공급해서 설사를 통해서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하지만, 위장관을 거치지 않으니까 설사를 잘 유발하지도 않겠죠?

설사를 많이 하면 수액을 맞으면 되겠네요?

수액은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하는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수액을 주는 경우는 '심한 탈수'일 때 입니다. 심한 탈수가 아닌 이상은 입으로 수분과 영양분을 주는 것이 일차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그럼 설사하는 우리 아가 무엇을 주면 될까요?

첫번째로 고려하는 것은 경구 수액제(Oral Rehydration Solution) 입니다. 말그대로 입으로 먹는 수액입니다. 동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다만, 맛이 아주 좋지는 않아서 아이들이 잘 안 먹으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티스푼으로 천천히 주어야 합니다.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 아닙니다^^; 천천히 서서히 우리 몸에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한다는 느낌으로 한입 꿀꺽, 한입 꿀꺽 차분하게 먹여주세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차분히 먹이다보면 어느새 꽤 많은 양을 먹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로 고려하는 것은 미음이나 죽입니다. 맛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거부감이 적은 음식이죠. 이것도 천천히 먹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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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O리 스웨트 같은 전해질 음료나 주스, 탄산음료는 좋지 않습니다. '수분 보충에 효과적'이라는 광고 문구는 건강한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전해질 음료는 설사를 오히려 더 심하게 할 수 있고, 전해질 불균형을 만들 소지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꼭 병원을 찾아주세요!

설사가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자칫하면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또한 설사의 원인 감별이 필요할 때가 있으므로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꼭 병원을 찾아주세요.

  • 아이의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
  • 6개월 미만의 아이
  • 미숙아이거나, 큰 질환으로 병원에 자주 입원한 아이
  • 탈수가 심한 경우
    • 입이 마르고,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
    • 체중감소가 확연한 경우
    • 아이가 자꾸 자려고 하고 처지는 경우
    • 소변을 8시간 이상 안보는 경우
  • 설사와 함께 혈변을 보는경우
  • 설사횟수가 너무 많은 경우 (하루 5-6회 이상)
  • 설사와 토를 같이 하는 경우
  • 열이 같이 나는 경우
  • 설사가 심하지는 않지만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손씻기! 부모도 아이도 꼭 챙겨야 합니다!

설사의 대부분 원인은 감염성 설사입니다. 이런 감염성 설사의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이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 가장 흔한 경로 입니다. 그래서 손씻기가 굉장히 효과적인 예방법입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설사를 하는 경우, 온 가족이 손씻기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설사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꼭 손씻기 신경 써주세요!


오늘은 설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질문이나 추가하실 내용은 코멘트 남겨주세요^^

References>

  1. 홍창의 소아과학 11th Ed.
  2. Kersten H. Oral ondansetron decreases the need for intravenous fluids in children with gastroenteritis. J Pediatr. 2006 Nov. 149(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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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막내가 젤 좋아하는 단어.. 똥! 애기 엄마들이 이 똥 때문에 울고 웃고 하죠. ^^

쓰고 나니 막내가 아니군요.. 넷째가... ㅎㅎ

대단하십니다^^ 넷째라니..
아가들이 좋아하죠. 똥!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경구 수액제(Oral Rehydration Solution) 에 대한 글을 예전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s://busy.org/health/@pharm.steemit/pedial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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