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의 자유도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oldtaste입니다.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우주먹튀로 유명한 리처드 개리엇이 만든 게임입니다.
리처드 개리엇의 우주먹튀 사건?
리처드 게리엇은 '타뷸라라사' 출시를 며칠 앞두고 우주여행을 다녀왔으며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9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자신이 강제퇴사 당하면서 스톡옵션 발행 기간이 줄어 큰 손해를 봤다고 소송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그는 그의 형 로버트 게리엇과 엔씨소프트의 스톡옵션으로 받았던 주식 40만주를 팔아 120억원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그럼에도 그는 스톡옵션을 2년 반 정도 빨리 팔아 손해가 생겼다고 소송을 제기했다.이로 인해 엔씨소프트는 약 350억 원을 리처드 게리엇에게 지급해야 했다. 이는 2009년 당시 엔씨소프트 자본총계 대비 4.45%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와 엔씨는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게리엇이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서 "390억원짜리 우주여행도 결국 국내 게임업계가 시켜준 것 아니냐"며 리처드 게리엇을 비난했다.
이로 인해 리처드 게리엇은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우주 먹튀’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국내에서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리처드 개리엇은 MMORPG라는 장르를 탄생 시킨, 게임 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임은 분명합니다. 그가 만든 울티마 온라인은 자유도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게임내에서 자유도란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리하여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울티마 온라인의 이 높은 자유도는 이로 인하여 유저가 운영자를 죽이거나, 집을 짓거나 그 집을 털거나 하는 플레이가 가능하기도 했습니다.
나도 홈페이지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이 자유도의 개념을 인터넷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가장 높은 자유도는 www(world wide web)라고 볼 수 있겠죠. 우리는 여기에 집을 짓고 도메인을 구입하여 꾸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을 알리기 위해서는 검색엔진에 등록하거나 친구에게 직접 주소를 알려주거나 메일을 보내거나 각종 게시판에 광고를 해야합니다. 이 모든 작업을 사용자가 직접해야합니다. 귀찮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말부터 개인홈페이지는 엄청나게 유행했습니다. 닷컴 버블과 함께 사라진 geocities나 국내의 신비로, 네티앙 등의 서비스는 이런 개인 홈페이지 구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던 추억의 서비스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 망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결국 글로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지 그 글을 쓰기 위한 공간을 꾸미는 행위에 많은 시간을 투자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죠.
건물 구축과 생산을 없애고 오직 영웅의 전투만 가능하게한 리그오브레전드.
틀에 대한 자유도를 제약한 대신 좀 더 쉽게 개인사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길고 전문적인 글을 쓸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 인맥 관리에 초점이 맞추어진 페이스북, 사진만으로 승부하는 인스타그램, 육아를 위한 카카오스토리.. 많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터넷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툴은 자유도를 억압당하며 SNS(Social Network Service)라는 이름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스팀잇은 어떤 SNS일까요?
우선 스팀잇의 외형은 가입형 블로그와 흡사합니다. 블로그와의 큰 차이는 글을 쓰고 vote(페이스북의 좋아요)를 받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유저들은 vote를 받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가장 vote율이 높은 주제가 스팀잇의 성격을 규정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곧 스팀잇 세계의 화폐단위 더 나아가 암호화폐에 대한 글의 점유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는 '암호화폐 이야기가 가장 많은 SNS'가 될 확률이 높다고 볼 수 도 있겠군요. 주제에 대한 자유도는 좀 낮은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한정된 주제는 암호화폐 시장이 확대되며 대중성을 더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로그 서비스 초기에 IT 글이 많았다거나, DC인사이드가 최초 카메라 커뮤니티였던 것처럼요. 미래는 알 수가 없지요.
초심자의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분명 외형은 블로그인데 여기가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다단계는 아닌지 가입은 왜 즉시 이루어지지 않는지 돈은 도대체 누가 준다는 것인지... 글쓰기 에디터는 불편하고 내가 공들여 쓴 글은 140자 짜리 트윗 마냥 순식간에 타임라인에서 사라집니다. 검색도 제대로 하기 힘들죠. 처음 이 서비스를 접하는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없이 이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낄 지경일겁니다. 그럼에도 그가 여기에 글을 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와 함께 외부 자본으로 충전된 스팀파워는 이 곳에서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스팀잇은 누구나 같은 힘을 가진 기존의 SNS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아마도 인간사회와 흡사한 자유도로 인식될 것입니다.
'글을 써서 보상을 받고 파워를 키워서 더 큰 보상을 받아라'가 스팀잇의 의도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모은 보상이나 투자된 자본으로 이벤트나 캠페인을 열고 있습니다. 자유도란 결국 시스템이 만드는 것이 아닌 인간이 어떤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의지가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이야 말로 자유도가 높은 시스템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스팀잇은 단순한 블로그형 SNS가 아닌 가치 순환적인 SNS 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려요.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다옥, 그리고 와우까지. 이렇게 변화되고 발전 된 것 처럼 스팀도 계속 변화되어가지 않을 까요?
안녕하세요!!
스팀이 그렇게 변화하길 바라지만 혹시나 다른 후발 서비스가 바톤을 이어받으며 발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글 보았습니다. 보팅 엔 팔로우 합니다.
울티마 .. 용개가 생각나는 단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