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규약을 바꾼 이유, 자신감 아닐까

한겨레 신문에 북한이 노동당 규약에 북한이 주도하는 혁명통일주장을 삭제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동안 북한이 남한에 대한 각종 도발을 자행한 근거이기도 했던 내용이다. 남한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면 항상 북한의 노동당 규약문제가 제기되었다. 북한이 남한을 혁명으로 뒤집겠다는 주장을 버젓이 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만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수 있는가 하는 말이다. 남한을 혁명으로 전복하겠다는 주장을 하는 북한은 반국가 단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북한이 80년만에 남한을 혁명으로 통일하겠다는 주장을 폐지했다. 한겨레는 그 이유를 북한이 남한과 북한의 국력격차를 인정하고 체제생존을 모색한 것으로 해석했다. 글쎄다. 그런 이유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럴 것 같으면 이미 오래전에 북한은 노동당 규약을 폐지해야 했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남북한 국력차이를 인정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90년대 이후 어느때 보다 더 확실하게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 북한이 이런 변화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레의 해석과는 반대로 북한이 과거 어느때보다 체재생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북한의 남한 통일주장은 내부 정치적인 의미도 있다. 북한주민을 단합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강압적인 내부 동원으로 체제를 유지해야 할만큼 허약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제까지 남북이 갈라진 80여년의 역사동안 항상 변화를 북한이 추동했다는 것이다. 이번 북한의 조치는 새로운 남북관계와 안보상황으로의 변화를 추동하기 위한 준비작업인지도 모르겠다.

남한이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은 맞지만 변화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다. 그에 반해 북한은 경제적으로 곤란할지 모르지만 항상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입장이었다. 북한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남한은 따라가는 상황이었다. 김대중 정권 한때 대북포용정책으로 남한이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아주 단기간에 머물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남한이 미국의 영향력하에서 주도적인 입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이 김대중 정권의 대북포용정책 당시 조금이라도 빨리 반응하고 변화를 보였더라면 남북관계는 지금과 많은 차이을 보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남한은 북한이 변화의 제스츄어를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따라갈 수 있는 입장이 되지못한다. 여전히 남한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절대절명의 유리한 조건을 모두 무위로 돌리고 말았다. 이미 정권 재창출도 요원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북한이 노동당 규약의 내용을 바꾼 것은 문재인 정권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미국은 어차피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이 현실을 인정하고 나면 이후에 남북관계가 비로소 시작된다. 아마도 북한의 조치는 그 이후의 상황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Sort:  

[US$44.10](▼33%)[KIRKLAND Signature][12개 세트 / 6개세트] 커클랜드 미녹시딜 5% 남성 탈모 예방 트리트먼트 특가 빠른 당일배송

WWW.QOO10.COM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1
JST 0.033
BTC 63945.57
ETH 3135.76
USDT 1.00
SBD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