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커피시간
2010, 토요다 테츠야
"산다는 게 어떤 건데?"
"음, 글쎄 어떤 걸까?"
"역시 변해가는 것 아닐까..."
"인생에 필요한 게 뭔지. 살아가기 위한 양식이 뭔지. 술? 사랑? 돈? 그런 건 너무 강해. 난 한잔의 커피라고 생각해." "자 커피를 마시자고! 지금 당장! 왜냐하면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와 담배는 단순한 기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학 초년생 시절에 봤던 영화 웨인 왕의 '스모크'는 담배와 사진으로 연결된 인연에 대해 이야기한다. 폴 오스터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개인적으로 원작소설보다 영화가 훨씬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화면 속에 번지는 담배연기가 건드리는 내 머릿 속의 무언가가 있었고 오기 렌이 몇십년 동안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찍었던 사진을 통해 통찰하는 생각 속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 시절 나는 담배를 피웠고 커피와 술을 마셨다. 단순히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스모크'를 오랜 동안 잊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담배와 술을 하지 않고 커피도 잘 마시지 않는다. 그때 내가 왜 담배를 피웠고 술을 마셨는지는 흐릿하다. 십년이 넘는 기억 속에 가라앉아 있는 '스모크'의 줄거리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때 내 머릿속의 기억과 생각들도 어딘가 윤곽이 희미해진 느낌이다.
'커피시간'은 17편의 단편을 모아놓은 작품이다. 커피가 주제는 아니다. 몇몇 단편은 이야기도 개요조차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작가가 전하려 하는 내용도 확실치 않은 게 많다. 오직 커피만은 끊임없이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은 그 커피 속에서 생각하고 커피를 통해 대화한다. 예전에 내가 담배를 피웠던 때를 상기시키는 게 있어 눈이 갔던 작품이다. 커피와 담배는 일종의 공유라고 생각한다. 혼자만의 기호로 즐기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커피, 담배는 모두 그것을 나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컨택포인트이다. 말이 있을 필요는 없다. 인간의 말은 모든 걸 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래 기능의 반대역할을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커피가 창구이다.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쓸데없는 말들만 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줄이고 싶을 때가 많다. 커피시간이 필요하다. 생각을 좀더 깊게 하고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자. 왜냐하며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