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면 속의 수수께끼
Discommunication, 1992, 우에시바 리이치
고등학생인 호천은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잊고 온 물건이 있어 다시 교실로 돌아간다. 그런데 교실에는 송적이란 소년 한명만이 남아 교실 창밖 너머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호천은 송적에게 반하게 된다. 호천은 무리와 어울리지 않고 이상한 여우가면을 자주 쓰는 오컽트 소년 송적에게 왜 반하게 된걸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지만 매일 송적의 이상한 요청에 호천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그녀의 눈물을 맛보게 해달라거나 그녀의 귀를 파게 해달라는 부탁을 계속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송적은 그저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송적이 혼자 살고 있는 집에는 온갖 잡다한 부적과 오컱트적인 도구들, 어딘지 알수 없는 나라의 종교에 나오는 신상들이 가득 있고 송적은 그것들을 이용해 알 수 없는 일들을 하고 다닌다. 결국 두 사람은 명계에까지 가서 꿈을 꾸는 듯한 여정을 통해 서로를 알아간다.
이 작품의 원제는 'Discommunication'으로 사전에는 없지만 작가가 조합하여 만들어낸 단어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라는 보다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표방한 이 만화는 굉장히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절대 평범할 수 없는 행위와 모험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어쩌면 절대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의 답을 쫓는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우리가 살아치가는 세상 속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 사이의 소통에는 무엇인가 부재되어 있다. 서로를 100% 알지 못하기 때문이며 스스로를 온전히 드러내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자신들만의 세상을 가지고 그 안에서 나오지 않으면 늘 아쉬움을 느끼는 피상적 관계에 머무를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송적의 방, 환상처럼 보이는 여러 이야기들은 진짜 소통이 무엇이지 의문하는 작가의 메타포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