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강철의 연금술사
2011, 아라카와 히로무
"연금술은 물질을 이해, 분해, 재구축하는 과학이다. 그러나 만능의 기술은 아니니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동등한 대가를 치러야한다. 이것이 바로 연금술의 기본, 등가교환이다."
등가의 기준은 무엇일까. 확실한 건 에드워드 엘릭과 알폰스 엘릭이 줘야 했던 것은 훨씬 컸다는 것이다. 형제는 죽은 엄마를 살리기 위해 금기시된 인체연성을 시도했지만, 에드워드의 한쪽팔과 알폰스의 신체 전부를 내어주고도 연성에는 실패했다. 에드워드의 왼쪽팔을 희생해 가까스로 동생의 혼을 장식용 갑옷에 정착시켰지만 그들의 수업료는 너무 비쌌다. 너무나 끔찍한 장면을 보았고 알폰스의 신체가 사라졌다. 모든 것을 되돌려야 한다.
에드워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인의 길을 택한다. 이른바 국가연금술사라는 직책으로 군부의 개라는 욕을 듣지만, 여러가지 특권을 누릴 수 있어 그가 이루려는 목표의 핵심에 연관된 '현자의 돌'에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군사대국인 아메스트리스의 국가연금술사가 됨으로써 형제는 불가피하게 이 나라가 만들어진 배경과 권력층이 계획하는 거대한 음모에 휩쓸리며 다시 한번 큰 고민과 선택지를 마주하게 된다.
작품의 서두에서부터 등가교환이라는 연금술의 전제조건이 의도적으로 강조된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과 동등한 무엇인가를 내어놓아야 한다.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법칙이지만 연금술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차원의 욕망을 바탕으로 그 원칙을 깨고 싶어한다. 내어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연금술의 힘을 통해 최소한의 안전과 행복을 이루고 싶어한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지키기 위해 연금술에 현혹되었으나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입고 마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예로 그려진다.
에드워드 형제 또한 엄마와 알폰스의 신체를 되찾으려는 욕망 위에서 고민한다. 그 원칙을 깨고 연금술의 벽을 넘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현자의 돌'이지만 다른 많은 생명들을 담보해야 만들어진다는 진실을 알게 되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등가교환의 법칙을 깨는 '현자의 돌'이 단순히 마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타인의 희생이라는 조건이 붙는 것이지만. 킹 브레드레이를 비롯한 실력자들은 그 조건을 깡그리 무시하고 무지막지한 연성을 시도하지만, 에드워드 형제를 비롯한 일행에 의해 결국 저지된다. 등가교환은 깨어지지 않았다.
연금술은 욕망에 의해 흔들리는 인간의 윤리, 가치관, 행동들을 비춰주는 절묘한 발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모두 하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쉽게 얻고자 한다. 모든 분야에서 왕도는 없지만, 연금술은 그것을 쉽게 보여준다. 그래서 모두를 유혹한다. 반대로 연금술은 굉장히 기만적인 발상이기도 하다. 현실에선 절대 존재할 수 없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놀라운 마법처럼 보이겠지만, 반드시 반대급부가 있다. '현자의 돌'은 그래서 차라리 현실적인 발상이다. 수많은 욕심과 수많은 사연으로 넘쳐나는 세상에는 빛에 가려진 수많은 어둠이 존재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