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른 성묘를 다녀오다...

in #kr7 years ago (edited)

올 한해는 저에게 참 힘든 한해이네요.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치셨던 두 분의 여성이 올해 소천하셨습니다. 한 분은 제 장모님 이시고 또 한분은 바로 제 할머니 입니다. 두분 모두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던 분들이지요... 올해 100세셨던 할머니는 제가 인도네시아 출장 중이던 8월초에 돌아가셨지요. 전화로 연락을 받는데 너무나 무덤담한 제 모습에 스스로가 깜짝 놀라게 되더군요.
몇년전부터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던 할머니는 고령의 연세도 있으시지만 재작년말 고관절을 다치신 이후로 급격하게 체력이 저하되셔서 당장 내일 연락이 오더라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어떻게 이렇게 무덤덤할 수가 있지?


오늘은 하루 시간을 내어 큰아버지와 큰고모부... 그리고 저처럼 해외에 있다가 할머니 장례때 자리를 지키지 못한 사촌누님과 같이 할머니를 모신 추모 공원을 찾았습니다.

요단강을 형상화한 냇가와 다리인데 몇년전 증조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이장때도 물이 말라있더니 이번에도 물이 말라있네요. 원래 수량이 풍부한 냇물은 아닌가 봅니다.

예전에 할머니께서는 큰집과 작은집인 저희 집을 거의 반반씩 돌아가면서 묵으셨는데... 어린 시절, 할머니가 집에 오시는 날은 얼마나 신났는지 모릅니다. 항상 저와 같이 주무셨고, 어떤 어리광도, 땡깡도 화 한번 내는일 없이 받아주셨드랬죠.

할머니, 죄송합니다. 그리 이뻐해 주시던 손주가 장례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네요.

돌아오는 길, 식당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팔순이 넘으신 큰아버지, 작년 심장 수술을 하신 큰고모부님... 조카가 식사 한번 모셨더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네요. 어린 시절 그렇게나 커보이고 당당하셨던 분들인데... 흘러가는 세월은 누구도 빗겨갈 수 없는것 같네요. 갑자기 울컥하며 가슴 한켠이 싸해옵니다. 어르신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Written by Noah on 28th of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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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그런일이 두번이나 있으셨다니.. 힘드셨겠어요.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길요..

일정 나잇대가 되니까 주변에서도 이런 소식들 밖에 안들리네요. 에고~ 오눌 왠지 하루종일 기분이 푹 가라앉습니다. 오늘까지만! 하고 끝내야지요. ㅎㅎ

@noah326님도 어르신들을 챙겨드릴 시간이 되셨네요 ^^
두분모두 편안한데 계실겁니다.

어르신들 챙겨야 될 나이는 한참전에 되긴 했지요. ^^
이젠 편안히 보내드려야 할 분만 있는건가?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네요...

토닥토닥... 어르신~ 건강하세요!

저요? ㅎㅎㅎ
독거노인 어르신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ㅎㅎ 독거님 덕에 한번 웃네요~

아니요... 노아님께서 말하신 어르신이요^^
노아님도 저도 오래오래 건강해야지요~ ㅎㅎ

올해 두분이나 맘고생이 많으 셨겠어요
두분 모두 좋은 곳에 편안히 계시리라 생각 합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두분다 육체적 고통이 심하셨으니... 이제 편한 곳에서 편히 쉬시리라 믿어야지요~
쏘쏘님도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사랑하고 존경 하셨던 두분을....
잠시 눈을 감고 명복을 빌어봅니다.

어째 이런 글 올리고 나니 댓글 다신분들이 꼭 조문 오신것 같이 되버렸네요. ㅎㅎ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글을 읽는 저도 맘한켠이 뭉클해지네요,.. 그래도 이렇게 할머니를 생각하시며 글을 적으셨단것 자체가 살아계실적에 손주로서 효도 많이 하셨을거라 생각되요. 두분다 좋은곳에 가셔서 계실테니 넘 슬퍼하지마세요 노아님 :/ !!!

효자라니요~
원래 불효자가 우는거예요. ㅠㅠ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이.. 불효자라뇨! 그렇게 생각하시면 할머님이 하늘에서 슬퍼하시겠어요! 노아님이 처음 눈뜨고 할머님의 손자로 있어준것만으로도 효자이였을거에요. 그리고 이렇게나 생각하시구 계시잖아요^^!!! 저도 한국에 계신 친할머니 외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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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있으면 사가 있는 법인데..
생을 맞이하는 순간은 축복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은 너무나 슬프고 힘이 드는것 같습니다...

가족을 잃는다는것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살아 있는 순간에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그리고 가까이 멀리 있는 가족들에게 더 자주 찾아뵈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살아 함께 숨쉴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지요. 자주 망각하고 싸우고 다투지만요. 저도 어머니께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나이에도 가끔씩 대답이 퉁명스럽게 나갈때가 많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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