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굥대리의 주저리> 꼰대가 되는 방법(feat. 큰수의 법칙)
큰 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N%의 확률을 가지고 있는 사건이 있다고 하자. 한두 번의 동일한 사건이 반복될 경우 N%의 확률이 나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일한 사건이 수천, 수만 번 진행된다고 하면 N%의 확률에 가까워지는 경험 법칙이다. 그것이 큰 수의 법칙이다. 경험 법칙이라고 하는 거 보니 실제로 해본 사람이 있나 보다.
예를 들어보자.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오는 확률 50%, 뒷면이 나올 확률 50%이다. 확률적으로 볼 때 동전 던지기를 두 번 했을 때 앞면이 한번, 뒷면이 한번 나와야 한다. 하지만 순서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할 때 실제로는 앞면-앞면, 뒷면-뒷면, 앞면-뒷면 세 가지의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한마디로 50%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전 던지기를 만 번 한다면? 정확하게 앞면 5천 번, 뒷면 5천 번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 숫자에 가까워진다고 한다.
큰 수의 법칙이라는 것을 책에서 봤을 때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다.(나만 그럴 수도 있다) 이게 실제로 가능하다니! 그리고 이걸 해 본 사람이 있다니!
앞에서도 명시했듯이 큰 수의 법칙은 경험 법칙이다. 그 확률이 정말 나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수천, 수만번의 동일한 행위를 시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에서는 큰수의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동전 던지기를 두 번만 해 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을 A라고 하자. 동전을 두 번 던져본 결과는 앞면-앞면이었다. A가 길을 지나가다가 친한 동생인 B를 만났다. 마침 B가 동전 던지기를 하려고 한다. 그러면 A는 이렇게 말하겠지 '내가 해봤는데 말이야. 앞면 밖에 안 나와'
물론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A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A의 경험에 미루어 보았을 때는 앞면-앞면만 나왔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B가 동전 던지기를 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와도 인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인정'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B가 동전을 던졌을 때 뒷면-뒷면이 나왔다고 하자. 그걸 본 A는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냐면서 B의 결과를 인정한다면 그는 꼰대가 아니다. 반면에 B의 결과를 보고 B가 틀렸다고 말한다면.... A는 꼰대다.
상황은 언제나 가변 한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경험이라는 것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살아온 시대와 환경은 다른 사람의 것이랑은 다르니까. 그렇기 때문에 타인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이가 어느덧 30대 후반을 향해가면서 꼰대(정확하게는 꽉 막힌 사람)이 되지 말자고 늘 스스로 다짐을 하곤 한다. 아직은 어린 우리 딸과 아들에게 아빠랑 얘기하면 말이 잘 통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