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사이언스] 죽은 까마귀와 교미하는 까마귀...이유는?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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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문병도기자]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 시체에 대하여 성욕을 느끼는 성도착증의 한 증상이다.

우리말로는 시체애호증·시간증·시체애·사체애·시체성애증 등으로 불린다. 사전을 찾아보면, 일반적으로 시체를 대상으로 성교나 자위행위를 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얻는 것에서부터 시체 또는 유골을 곁에 두거나 시신을 절단하거나 포식하는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고 나와 있다.

이 같은 병적 행동을 하는 동물이 있다. 바로 7세 어린이 지능을 갖고 있다는 까마귀다.

까마귀들을 보통, 죽은 까마귀를 발견하면, 에워싸고 날카로운 소리로 울어댄다. 마치 장례식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가끔은 선을 넘어 이상한 행동을 하곤 한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간증을 가진 까마귀를 발견한 것은 지난 2015년 4월이다. 캘리 스위프트 미국 워싱턴대교 박사과정생과 그의 동료들은 체리나무 아래 까마귀가 죽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 때 한마리 까마귀가 날개를 내리고 꼬리를 세우고 다가섰다.

스위프트는 '까마귀를 네크로필리아에 넣자'는 제목의 블로그에서 "그 까마귀는 죽은 까마귀를 세차게 내리치더니, 교미할 때 하는 행동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다른 까마귀들이 몰려 오자 그 까마귀는 이 같은 행동을 그쳤다. 그리고는 보통의 경우처럼 날카로운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보통의 과학자들은 까마귀의 교미행위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까마귀는 삽입 성교를 하는것이 아니라, 꼬리 아래쪽에 있는 구멍을 사용해서 교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위프트와 그의 동료들은 그 까마귀가 고개를 떨구고 죽은 까마귀에게서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첫 사례를 발견한 이후 연구팀은 309마리의 까마귀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까마귀들의 행동 유발 동기를 찾아내기 위해서 서로 다른 자극을 가했다. 죽은 성체 까마귀를 놓아두거나, 어린 까마귀를 놓거나 죽은 비둘기나 다람쥐를 놓아뒀다. 그 결과 까마귀들은 건드리거나, 공격할 때도 있고, 어떤때는 죽은 까마귀와 교미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까마귀들은 비둘기나 다람쥐는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건드리는 행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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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4분의 1에서 까마귀들은 죽은 까마귀를 어떤 식으로든 건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는 교미를 시도한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마지막 두번은 짝짓기 철이 시작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성적 행위는 짝짓기 철이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구진들은 실제와 같은 까마귀와 죽은 까마귀를 가지고 까마귀들의 반응을 알아본 결과, 그 들이 죽은 까마귀를 살아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스위프트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까마귀가 경험이 적거나, 더 공격적이거나, 부적절한 반응을 억제하는 신경학적 문제가 원인일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연구가 수행되면 왜 소수의 까마귀들의 이 같은 행동을 하는지, 이 같은 위험한 행동이 오랜 시간 동안 번식 능력을 끌어 올렸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블로그에 썼다.

문병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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