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투자일기(10)
[회식 잘 다녀와유]
여자가 남자에게 톡을 남겼다.
오후 6시.
아침과 낮에는 큰 문제 없이 코인 가격이 회복했다.
회식하는 동안에도 별 일 없기를 바라며, 남자는 회식 장소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누가 상사들의 옆 자리에 앉을 것인지에 대해
연령과 상식을 동원한 진지한 대화가 이뤄졌고,
중앙에 좌석을 비워둔 채, 젊은 사람들 끼리, 중간 사람들 끼리 모여 앉게 되었다.
알고 보니,
대부분 젊은 사람들은 이미 코인을 구매한 뒤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자보다는 늦게 사서 12월9일의 폭락장을 피해갔다고 했다. 그러니까, 남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태. 남자는 부러워하면서도 서핑을 통해 알게된 코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 수다는 희망찬 미래와 함께 무르익어갔다.
-그래서 어떤 코인을 사셨어요?
-저는 리플 같은 거 몇 개 씩 나눠서 샀어요.
-요즘 리플 많이 오르지 않았나요?
-네. 그게 은행권 송금을 목적으로 만들고 있다는데, 송금수수료가 만원 이상이니까 적어도 4,5천원은 가지 않을까 해요. 근데 빠르게 오를 것 같진 않구요. 이미 많이 올랐으니까 몇 개월 걸리지 않을까요.
[잘 있나유? 저는 쌀국수 먹고 데드바이 데이라이트 해유]
[잘 있어유. 코인 하는 젊은 사람들이 제법 있네유]
[그류. 조심 오세유]
이러한 톡이 오가던 즈음이었다.
-아이쿠, 축하 드립니다. 리플이 많이 오르고 있네요.
-그런가요?
-하, 진짜 그렇네요. 집사람도 리플 사 두었던가, 걱정되네요.
12월 14일, 이 날 리플의 가격은 800원을 돌파했다.
-리플이 오르면 에이다나 스텔라, 슨트도 같이 오르더라구요.
그간의 관찰 결과를 공유하며
남자는 술에 취한 채 집으로 향했다.
과연 집사람은 리플을 얼마를 사 두었을까, 궁금증을 안고
아내의 휴대폰을 열어본 남자는 당황했다.
-얼마 안되네? 자기야, 이건 몇 천원 갈테니까, 버리지 말고 들고 있어요.
남자는 술기운에 아내의 계정에 리플을 추가했다.
원금까지 남은 금액은 12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