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기> 물의 도시, 베니스에 오다.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minhoo입니다~!


저는 불과 몇시간 전, 열두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달려 베니스에 도착했습니다.
예상대로 오늘은 몸이 부서질 것 같아 숙소에서 스팀잇이나 하면서 푹 쉬렵니다.. ㅎㅎ..

이번 이탈리아 여행기는 앞의 포스팅들과 다르게.. 일기처럼 써보려해요.

그럼, 시작합니다!


<이탈리아 여행기> 물의 도시, 베니스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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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행기보다 더 긴 시간동안 버스를 탄 이유는 다름아닌 돈 때문이었다. 무리해서 아이슬란드에 다녀온 탓에 통장잔고가 생각보다 빨리 바닥을 보였던 것이다.

"그럼 조금 더 고생하면 되지않을까?"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마지막 여행의 출발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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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35분. . 내가 버스를 타야했던 시간이다.
하지만 그정도 고생을 감수하고 떠날만큼 이번 여행은 나에게 간절했다.

어찌어찌 일이 잘 풀려서 다시 못올것만같았던 유럽이 벌써 세번째이지만.. 나는 올 때마다 다시 언제 또 올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다닌다. 바쁘게 다니진 않지만 매순간순간이 마지막처럼 소중한 것이다.

특히 이번은 어쩌면 나의 마지막 장기(?)여행일지도 모르기에 더더욱 떠남에 대한 열망이 컸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머잖아 취업준비생이 될 나는, 이런 기회가 또다시 올 것이라 확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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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낮과 밤이 뒤집혀있었기에 버스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열두시간. 엄청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 것이라 짐작했지만 생각보다 버틸만했다.

아마도 몇 나라의 국경을 넘으면서 변화하는 창밖의 풍경들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두워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었다..)

긴긴밤동안 침묵만이 가득한 불꺼진 버스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것이라곤 시답잖은 상상과 생각들로 시간을 때우는 것 뿐이었다. (나중에는 이런 별 것 아닌 순간들이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젓고 지나간 후 버스는 이탈리아의 우디네 라는 곳을 거쳐 목적지인 베니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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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눈이 많이 내려 버스가 천천히 달렸나보다. 예상 도착시간보다 30분 정도 더 늦게 도착했다.

"아, 이제 잘 시간인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메스트레 역에서 본섬 기차역인 산타루치아 역으로 이동했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 3시라 본섬에 있는 아무 카페에서 시간이나 때우자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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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루치아 역에 내려 나오니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었다. 날씨는 좋은데 내가 너무 지쳐버렸다.

강력한 햇볕은 나른한 기분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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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걸어 골목으로 들어가니 내가 매스컴을 통해서 봐왔던 베니스가 있었다.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그 사이로 흐르는 강물, 그리고 그 위를 떠다니는 곤돌라.

진짜 베니스에 왔다는 게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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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도 잠깐. 다시 골목들을 지나 두리번거리며 길을 찾기 시작했다.

미리 봐뒀던 산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길에 버거킹이 분명 있었으니.. 표지판만 따라가면 버거킹을 지나 산마르코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올 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광장으로 가는 길이 여러개일 것이라는 생각을 왜 못한거지 도대체.

"휴대폰 배터리만 있었어도 이렇게 고생하진 않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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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버거킹은 온데간데 없고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해버렸다.

한적했던 골목과 달리 산 마르코 광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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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는 폰 충전이 되고 노트북을 쓸만한 카페가 있을까싶어 쭉 걸어보았다.

이 때의 나에게 이쁜 풍경보다 더욱 간절한 건 앉아 쉴 곳이었다.

역시나.. 있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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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너머로 성당이 보였다. 느낌상 더 가면 안될 것 같아서 돌아섰다.

"다시 차근차근 산타루치아 역 쪽으로 돌아가보자. "

"가는 길에 분명히 버거킹이든 맥도날드든.. 설마 그런 곳 하나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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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돌아가다가 길을 잃었다. ;;;;;;

버거킹.. 버거킹..

버거킹 귀신마냥 한참동안 본섬을 빙글빙글 돌았다.

앉아 쉴 곳을 찾으려고 들어간 섬을 나는 네시간이 넘도록 헤집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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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도 없고, 마땅히 충전할만한 곳도 보이지 않고, 6시간 남았던 체크인 시간이 이제는 두시간 밖에 남지 않았고..

이제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야겠다싶어 물어물어 산타루치아 역으로 향했고 그 이후론 무탈히 숙소에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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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턴 휴대폰 배터리도 빵빵하게 챙겨가고 다니는 길마다 사진을 찍어둬야하나..
인간 네비들도 길 잃기 좋은 곳이라더니.. 나란 길치, 역시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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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1일차, 물의 도시, 베니스에 (고생하러) 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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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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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베네치아는 진짜 길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앞으로 즐거운 여행되세요!

축복 감사드립니다 ㅎㅎ 즐거웠음좋겠어요 !

ㅋㅋ신행으로 베니스 들렸을때 비가 많이오고
스위스에서 넘어오는 기차가 연착되는 바람에 정말 아쉬웠는데
쨍한 날씨의 베니스는 정말 더 멋있네요
잘보고갑니당!!

다음 베니스는 화창하길 빌겠습니다..ㅎㅎ 앞으로포스팅도관심가져주세용

베네치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ㅎㅎㅎ

늘 좋은 포스팅에 감사드립니다
짱짱맨 가즈아!

@virus707 짱짱맨 감사합니다 ㅠㅜ

우와 언제한번 가고싶은 꿈의 도시가 베니슨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게 되네요.

ㅎㅎㅎ 여행다하고 더 열심히 보여드릴게요. 여행중이라 스티밋하는데 어려움이있네요

사진은 너무 예쁜데 왜 내용은 극기훈련 같은거죠? ㅠㅠㅠㅠ
그래서 더 다음얘기도 궁금해지네요^^;; ㅎㅎㅎㅎㅎ

@zzoya님 반갑습니다! ㅎㅎ 그러게요.. 제가 사서 고생을 잘하는 타입인가봅니다 :(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여행중이라 시간이 많이 나질않네요 .. 이어서 포스팅해야하는데 ..!!
성급하게 하면 글의 질이 떨어질까봐 미루고있습니다.(핑계) ㅋㅋㅋ
짬이 나면 포스팅 이어가겠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베니스 어느 골목인가에 튀김을 끝내주게 하는 집이 있습니다.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일본 잡지에도 나오고 그런 것 같더라구요. 다 맛있는데 오징어 튀김이 특히 맛있습니다 :)

@kimthewriter 님 좋은정보감사합니다! 같이 교환학생을 하는 친구중 하나가 frito inn이라는 튀김집을 알려줬는데 혹시 이 가게를 말씀하시는 게 맞나요?!? 내일중에한번가봐야겠습니다!!! 배고프네요..

거기도 유명한 곳인가 보네요. 제가 말한 곳은 Acqua & Mais 라는 가게입니다 :) 아, 그리고 오징어 튀김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쭈꾸미로 정정합니다.

짱감사합니다..! @kimthewriter 님이 말씀해주신곳부터 가봐야겠어요. 오징어튀김!!
프라하에는 해산물이 비싸고 흔치않거든요.. 먹기가 힘들어서 ㅜㅜ 먹고싶었는데 추천해주셔서감사해요..!

아 정정하셨네요..! 쭈꾸미! ㅋㅋㅋ

프라하는 대신 맥주가 저렴하잖아요. feat. Hariston님 :D 모듬 튀김에 벨리니 한 병 사서 숙소에서 편하게 먹으면 꿀맛입니다ㅋㅋ 마지막 날까지 즐거운 여행 되세요!

크... 벨리니에 튀김! 완전감사합니다ㅋㅋㅋ 먹는쪽으로는 잘 모르거든요ㅜㅜ@kimthewriter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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