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왕별희 (Farewell My Concubine) - 중국 불후의 명작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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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 패왕별희 (覇王別姬: Farewell My Concubine, 1993)
러닝타임: 170분
감독: 첸 카이거
출연: 장국영(데이), 공리(주샨), 장풍의(샬로)

覇王別姬
기원전 221년 진시황이 최초로 이룬 중국 대륙의 통일은 13년이 지난 후 분열된다. 혼란스럽던 춘추전국 시대의 끝, 마지막 남은 두 영웅은 바로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패왕 항우다. 그리고 그 난세를 마무리 짓기 위한 그들의 천하쟁패는 시작된다.

치열한 접전 끝, '해하'라는 지역에서 유방의 한군은 항우의 초군을 포위하게 된다. 하지만 항우군이 끝까지 대항하자 한의 장량은 초나라 군대의 사방에서 자기 군사와 항복한 초나라 군사들로 하여끔 초나라의 슬픈 노래를 부르게 한다. 이것이 바로 '사면초가'라는 노래이다.

적군에게 둘려쌓여 혼자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된 항우는 밤이되자 황후 우희와의 이별을 위해 위의 제 시에 삽입된 '해하가'를 읊게 된다. 항우가 이 노래를 되풀이하자 우희는 항우의 칼로 자결을 하여 그와의 이별보다는 죽음을 택하게 된다. 이 항우와 우희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바로 훗날 중국을 대표하는 경극 '패왕별희'로 거듭나게 된다.




데이, 그리고 샬로
1925년 군벌시대 중국. 모든 것은 유명한 북경 경극학교에 맡겨진 두 소년 데이와 샬로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길고도 고생스러운 교육의 길을 함께 걸은 두 소년은 '패왕별희'의 연습을 시작한다. 미소년 데이에게는 황후 우희의 역할이, 샬로에게는 패왕 항우의 역할이 주어진다. 이 역할과 함께 그들의 운명또한 정해졌다는 것을 모른채.

1937년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략할 때 두 사람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극 배우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홍등가의 유명한 창녀 주샨과 로맨틱한 사랑에 빠져버린 샬로와 달리 데이는 연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만다. 그가 기억하는 한 그의 삶은 줄곧 우희였고 그의 유일한 패왕은 샬로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의 귀속은 샬로와 주샨이 혼인을 함으로써 파극을 야기하게 한다. 샬로에게 '패왕별희'는 그의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경극이지만 데이에게는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패왕을 빼앗긴 데이는 자신을 우희라는 가면 뒤에 더욱 깊숙히 숨기고 아편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시간은 야속하게도 한 사람의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흘러가고 시대는 계속해서 바뀌어 간다. 1945년 일본군이 물러가고 데이는 일본군을 위해 노래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되지만 결국 경극 공연을 위해 다시 풀려난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해방시키자 데이는 자신이 거두어들인 양자 샤오시의 냉철한 비난을 받고, 시대가 변했음을 깨달은 뒤 경극배우의 삶을 청산한다.

그러나 1966년 문화혁명의 불길은 데이와 샬로를 빗겨가지 않는다. 홍위병들에게 심문을 당하는 샬로는 결국 데이의 동성애 범죄를 폭로하고 데이는 주샨의 과거를 들어내고야 만다. 모든 것은 공산당의 맹렬한 불길속에 탄다. 그리고 그 형체를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1977년. 텅빈 경극장을 함께 걸어가는 데이와 샬로가 있다. 그들은 '패왕별희'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Farewell My Concubine
17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은 결코 짧지 않았다. 화염과 같이 정신없이 바뀌어가는 중국의 근대역사와 오래된 사진을 오리고 붙여 이은듯한 감독의 선택은 내 집중력을 더욱 요구했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와 샬로의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는 어쩌면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까지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문득 [왕의남자]가 생각난다. 한국영화 관람객 1,000만명을 돌파했던 그 영화 말이다. 물론[왕의남자]는 훌륭한 영화였다. 그러나 전자가 주디스 크란츠의 소설에 비견된다면 [패왕별희]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비견될 만한 대작이라 생각된다. 예쁜 촛불과 서쪽 하늘의 석양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국 악기의 요란한 울림과, 짙은 화장, 그리고 우희의 높고 가는, 때로는 귀를 찌르는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공리의 아름다운 얼굴이 이내 스쳐지나 가는듯 하더니 역동의 시대를 함께 헤쳐나가는 데이와 샬로의 웃음과 울음이 보인다. 어쨋든 확실한 것은 <패왕별희>는 중국영화였고 그 특유의 느낌을 극으로 살려냈다는 것. 그리고 나의 저열한 평론 실력 따위로 그러한 대작을 점수 매기고 논한다는 것이 우습다는 것이다.

어떠한 글보다도 사진이 이 모든 것을 더 잘 표현해 줄 것이라 생각된다. 인상깊게 읽은 어느 블로그에 있던 사진들을 올리며 이번 리뷰를 마치겠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lucas0213?Redirect=Log&logNo=40062598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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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같이 하기로 했잖아. 일년, 한달, 일초라도 같이하지 않는다면, 그건 일생이 아니야."

데이(장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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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는 여러번 읽었는데 패왕별희 영화는 본적이 없네요.
꼭 한 번 봐야겠습니다~!!

왕의남자 원조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ㅎㅎ 중국 근대사 좋아하시면 재미있게 보실거에요.

@newiz 님이 본 게시글에 100 AAA를 후원하셨습니다. 지갑 내역을 확인해주세요.

아직도 기억나네요. 장국영의 그 간들어지는 목소리요.ㅋ

저도 본지 거의 10년됐는데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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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그래픽이 수수하면서도 화려하네요~

장국영 형님은 이걸 비롯해 수많은 명작을 남기고 홀연히 가셨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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