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나, 현실의 나

in #kr9 years ago

가끔 보면
나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려 하는 것 같다.

나의 아기와 놀 때도 나는 가끔 내가 누군가를
연기하려 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평소의 내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닌
어디선가 보았던 들었던
모범적인 그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연기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게 내가 진짜 되고 싶은 엄마의 모습인가?
순간 생각이 들면서
이것은 어디선가 나에게 주입된
좋은 엄마의 이미지이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것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은 나의 아기와 노는
마땅히 행복해야 할 시간도
뭔가 피곤하고 어색할 때가 있고
마음이 자유스럽지가 못 한 것이다.

계속 누군가를 연기하고 있으니...

요즘 세상엔 무엇이든지 답이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치면
어떤 질문이라도 그에 맞는 답이 수두룩 하다.

첨엔 편하고
참 이런 좋은 세상이 있나 싶었는데
갈수록 무언가
내 자신이 내리는 답에는 자신이 없어진다.

내 애기도 내 맘대로 못 키운다.
왠지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정답이 아닐 것
같아서다.

그래서 더더욱 정답을 찾아 헤매게 되고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을 연기한다.

참으로 남들이 보기에는
문제없는 행복한 생활인데
정작 본인은 공허할 때가 있다.

왜 이러지 난 아무 문제가 없는데
다 잘 되가고 있는데
본인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마음이 공허한 것은 자신을 따르지 않아서
인 것 같다.

물론 멘토나 나의 이상형에 맞춰 본인을 발전시키는 것은 좋겠으나 발전이 아닌
자신의 생각은 버리고
어떠한 나와있는 정답만을 따라가는 것은
아무리 많이 이뤄도 결국 공허할 뿐이다.

요즘에는 나의 생각이라는 것 자체를
아예 덜 하게 된다.
내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정답이 있는데 따로 또 생각해야 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우리는 어릴 때는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학원을 다니고
대학만 가면 만사형통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학을 가니 또 토익이니 학점이니
또 가야 할 길이
추구해야 할 정답이 있었다.
정답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길을 따라왔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과연 무엇이 정답이었는가 싶다.

어릴 때부터
나는 학원보다는 이런 게 하고 싶어.
라고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모든 것이 그 길로 가는 것이 당연했다.

그게 정답이었으니까.

정답이라고 모두가 말했던 그 길은
정답이 아니었고
공허한 방황의 길이었다.

그래놓고 나는 지금 나도 모르게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와중에서도
나도 모르는 어떠한 모범적인
정답의 이미지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참 잘난 사람 투성이고 예쁜 사람 투성이다.

내가 하는 정도로는 항상 어딜 가도
명함도 못 내민다.

이상하게 나는 계속 정답을 향해 달려왔지만
여유를 즐기며 살지도 못 했지만

나는 항상 초라하다.

나의 생각은 언제나 틀릴 수 있으며,
나의 결정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결정에
못 미친다.

참으로 이상하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그럴수록 더 내 자신에 자신이 없다.

무언가 정답은 항상 저 멀리 있고
나는 항상 그것을 따라가지만
나는 그것에 항상 못 미치는
초라한 사람일 따름이다.

과연 그럴까?

나는 언제나 부족한 초라한 사람일까
아니면 그저
나답지 못 해 어색했던 것이었을까?

왜 나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면 나쁜 것이고
가다듬고 가다듬어 내보여야 하는 것일까?

나의 마음 속엔
지금까지 모두가 주장하고
또 지금도 주장하고 있는
정답의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정답을 따라가자면
나는 언제나 부족한 사람일 것이다.

나 답다는 것,

나 다운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감춰야 할 것도 아니다.
부족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해주는
나만의 개성이다.

단지 드러낼

'용기' 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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