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포루투갈 리스본 그리고 포루투(feat. 스페인, steemfest)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mattchoi 최작가 입니다.

지금은 직장에 매여있는 인생이지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시절 참 많은곳을 둘러보았다. 남미와 아프리카를 제외하곤 모든 대륙을 다 밟아 보았으며 나라로 치면 대략 20개국, 횟수로는 30여번 정도는 둘러보았던것 같다. 이런 나에게 누군가 가보았던곳 중 어디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잠깐의 고민끝에 포루투갈의 포루투를 꼽곤한다.

스페인과 포루투칼 여행을 떠나던 시점에 심신이 굉장히 지쳐 있었다. 대학원 학위논문을 끝마치고 취업이 확정되어 누구보다 홀가분 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그간의 마음고생과 더불어 얻었던 마음의 병때문에 몹시도 힘들었었고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교수님과 논문지 논문에 대한 메일을 주고 받았을 정도로 심적인 압박감을 받고 있었다. 그 마음의 긴장이 그대로 남아 있는상태에서 떠난 여행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또 하나의 성장과정이었나? 싶기도 하다.

심신이 지쳐 있었고 일상이 바빳기 때문에 여느때 여행과 달리 계획을 철저히 짜지 못하였다. 원래는 거의 10분단위 계획을 짜는 성격이지만, 지쳐서 그냥 쉬고 책읽고 내키는 데로 둘러보고 싶었다.

이른 아침 바르셀로나 민박집을 나서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뛰었다. 이어폰을끼고 조깅하면서 일출을 보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낫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아름다운 일출과 함께 그간의 고생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었던것 같다. 그때 부터 몸에 박혀 있던 긴장이 조금씩 풀리고 스페인이라는 곳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페인 그곳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여행에 있어서 중요한것은 사람, 날씨, 볼거리, 즐길거리 라고 생각한다. 만난 사람과 날씨가 좋으면 그 나라는 좋은기억으로 남게된다. 볼거리 즐길거리는 그 후의 문제이다. 그런면에서 참 운이 좋았다. 스페인과 포루투갈에서는 참 좋은사람들과 만낫고 함께 다녔고, 그분 들과는 아직도 종종 연락하며 좋은 인연으로 남아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스페인에는 차고 넘친다. 누군가 나에게 물어보면 바르셀로나는 오감이 만족스러운 도시라고 표현한다. 가우디라는 확실한 어트렉션을 가지고 있고, 싸고 맛있는 메뉴델디아들, 다양한 쇼핑거리, 거기에다 바르셀로네타에서 느낄수 있는 휴향지의 맛까지...

다른 스페인의 도시들또한 특색있다. 세비아의 상큼한 오렌지향과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야경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이런 특색있는 스페인의 모습이 포루투갈에서는 한층 더해진다. 서유럽에 비해서 저렴한물가로 막대한 만족감을 주었던 스페인에 비교하여도 포루투갈은 물가가 더 저렴해진다. (물론 동남아 같은 지역과 비교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또한, 호스텔도 가격대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포루투갈여행은 일반적으로 두 도시를 둘러보는선에서 마치게 된다. 수도인 리스본과 아름다운 제2의도시 포루투 이다. 리스본또한 참 좋은기억의 도시이지만 나에게 스페인,포루투갈 여행의 최고는 포루투였다.

포루투의 구도심은 작은 소도시이다. 걸어서 둘러봐도 넉넉히 30분이면 한바퀴 둘러볼수 있다. 나는 이런 소도시를 참 좋아하는데 걸어 돌아다니면서 도시의 속까지 둘러볼수 있고 사색도 즐길수 있으며, 복잡한 대중교통이용의 고민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걸어서 포루투의 속을들여다보면 동화에서 나온것 같은 모습들을 볼수 있다. 아니 딱잘라 헤리포터소설속에서 툭 튀어나온것 같다가 더 맞는 표현일것 같다.

거리의 곳곳에는 호그와트 마술학교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던 움직이는 서점도 여기에 있다. 전혀 무관하지 않은것이 헤리포터 작가의 남편이 포루투갈사람이고 포루투에서 2년간 살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호그와트 마술학교 옷(망또)는 여기 포루투 학교의 교복을 그대로 본딴것이라고 한다.

포루투의 렌드마크는 동루이스 1세 다리이다. 이 다리의 골조구조는 에펠탑의 그것과 거의 흡사한데 이는 에펠의 제자가 이 다리를 설계하고 에펠회사에서 건축해서 그렇다고 한다. 이 다리가 가로지르는 강이 또하나의 포루투의 렌드마크인 도우루 강이다. 구시가지에서 도우루강을 건너면 와이너리 밀집 지역이다.


포루투가 이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것은 좋았던 날씨와 더불어 포트와인이 한 몫을 한것 같다. 과거 이곳에 밀집해있던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생산 후 도우루강에서 배송을 하면서 와인이 변질되는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와인에 브랜디를 섞었는데 이를 주정강화 와인이라 한다. 포도의 당분이 분해되며 알코올로 변하는게 와인을 만드는 기본원리인데 제작 과정에서 독주를 섞으며 단맛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알콜도수는 무지 높은 와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게 포트와인이다.

이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 분류되는데 디저트로 먹어야 할 정도로 달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수는 20도 가까이된다. 즉 엄청 단 소주보다 독한 술이다. 식사를 할때마다 이 와인을 곁들이곤 했는데 도수가 높다보니, 밥먹고 나오면 알딸딸하게 술기운이 올라온다. 즉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포루투가 아름답게 보였던 중요한 원인중에 하나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적당히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도우루 강변에 앉아서 보는 풍경은 어디서 본 어떤 모습보다 아름답고 여유있었다. 술이 적당히 깰때쯤 되면 와이너리 투어에 방문해서 다시 또 기분 좋아지는 패턴이었다.

사실 크게 볼것은 없는곳이다. 하루 정도면 다 둘러보고 적당히 와이너리 한두군데 선택해서 방문하면 볼수 있는건 다 보는곳임에도 불구하고, 참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날씨, 그 기분, 그때 그 여유가 몹시 그리워서 그런것이 아닐까? 우리가 너무 마음에 여유가 없이 살다보니 그럴수록 더욱 그리워 진다는 생각이 든다.

스팀 페스트가 곧 리스본에서 개최된다. 우리 KR 커뮤니티에서도 몇분이 참여하시는데, 시간이 난다면 포르투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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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많은 사람들이 이 포스팅에 관심을 갖고 있나봐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대학원 취업이 확정되고 다녀오셨군요! 저는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떠나려고 했지만..음.. 취업을 하고 가는게 좋겠죠? 마음 같아서는 바로 떠나고 싶지만..ㅠㅠ

가끔은 그냥 떠나가보는것도 방법인것 같아요
실행해보세요

포르투갈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예전부터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을 꿈꿨었는데요.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에게 사정이 생겨 완전히 취소돼 버렸더랬죠.. 이렇게 보니 또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나네요.

아 참 아쉽네요 대학교 1학년때 인도 여행계획이 그렇게 취소되었었는데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다음기회가 만드시 올 겁니다. 기회가 생기면 꼭 다녀오세요~

포루투칼이 이렇게 멋지군요~
사진으로만 봐도 멋진 곳인거같아요~가보고 싶네요~

꼭 가보시길 기원합니다.

포르투갈 한번도 못가봤는데~정말 멋있네요!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꼭 방문해보세요

캬...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셨군요! 전 해외여행이라곤 일본 2번이 전부네요...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조깅하며 눈물을 흘리는 기분은 어떤 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나중에 꼭 가봐야겠어요!

이제 대학원 디펜스도 끝나신걸로 아는데 장기여행 한번 다녀오세요

꼭 가보고 싶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ㅎㅎ 내년엔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화이팅!!! 꼭 가보세요~~

우와 상세한 여행기 정말 좋아요..

포루투 가보고 싶어요 ㅎㅎ 축구팀도 있었던 기억이 ㅎㅎ

Fc 포루투 라고 있을겁니다.ㅋㅋ

앗... 포르투칼 별 볼것 없다는 생각에 넘겨버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아쉽습니다.

아 아쉽습니다. 단연코 최고중 하나에요~

여행사 투어만 아니면
여행하면서 여유로움이 넘쳐나죠
뭔가 트러블이 일어나면 좀 빡셀때도 있지만
그것도 다 추억이니까

패키지 한번도 안가봤는데요,
근데 또 요즘 뭉쳐야 뜬다 보다보니까 재밌어 보이긴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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