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불살조의 시대
빛이 어둠을 이긴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낭설이나 레토릭에 불과하다. 둘은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서로를 전제함으로써 서로가 존재하는 음과 양에 다름 아니다. 마치 하늘과 땅같은 거다. 반면 선과 악이나 정의나 불의는 일종의 시대정신이다. 과부 보쌈이 재가의 형식이었을 때는 그것이 선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범죄고 폭력이다. 그 시대정신을 못 읽는 자들이 관습과 문화를 탓한다. 그런 자들이 티끌같은 권력이라도 가지게 되면 그게 곧 그 무리의 법이 되고 훈령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남녀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로지 권력과 위계에 따른 서열경쟁 그것뿐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우상 파괴의 시대, 함부로 아무나 존경하지 말자. 그것이 괴물이 탄생하는 거름이 된다. 바야흐로 시대는 다시 살불살조(殺佛殺祖)의 시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