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이야기] 4. 불법 소프트웨어는 정말 공짜일까? (18.09.07)
요즘 인텔 CPU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더니 기어이 모든 재고가 품절되었습니다.
어제부터 다른 사장님들이 이번 주말은 매장 문 닫고 놀자더니 진짜 그러게 생겼네요.
이 일 시작하고 제일 더러운 게 제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뭐 ,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고 남들도 그렇게 살지만 작년 채굴 붐부터 이번 CPU 가격 폭등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 벌어지니 그냥 다 그만두고 싶네요.
덕분에 저번 달 시즌 막바지에 연패하고 그만두었던 게임 다시 시작했습니다. -_-
71만 원의 가치
언젠가 제가 답변을 달았던 지식인 사연입니다.
"컴퓨터 수리기사를 불러서 컴퓨터 부품을 바꿧는데 총 비용이 714,000원 나왓어요.
바가지 당한게 아닌가..생각이 드네요.
제가 CPU, 메모리 카드 바꿨어요(그사람이 용산에서 사왓대요). 그리고 DVD플레이어 하나 35000원 장착하고 프로그램 하나 깔아줫는데 20000원만 받겟대요.
제가 알고 싶은것은 CPU,메모리 카드랑 인건비 포함한 714000원이 궁금해서 그런데 이렇게 많이 드나요?"
질문자가 올린 사양은
CPU : 인텔 i5-6600(스카이레이크)
메모리 : 12GB
우선 저 작업자가 메인보드까지 다 교체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CPU와 메모리만 교체했다면 기존에 4GB 메모리가 하나 있었다고 가정할 수 있겠네요.
교체한 CPU는 현재 단종되어서 중고로 밖에는 못 구합니다.
오늘 용산 가격을 확인해 보니 최저가 업체가 보드랑 세트로 해서 20만 원 조금 넘는 가격에 팔고 있네요.
부품 원가는 대략 30만 원 정도 됩니다. 만약 제가 구한다면요.
결국 71만 원 중 소프트웨어 설치비는 2만 원 , 나머지가 부품 가격 및 장착 공임입니다.
어마어마한 꿀 장사네요.
이러고 살면 저도 곧 벤츠 굴리면서 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루에 이런 호구 손님 하나만 물어도 한 달 천만 원은 벌겠는데요?
사람들은 인건비나 소프트웨어 설치비가 저렴하면 양심적인 판매자라고 믿습니다.
겨우 저거 몇 개 교체하는데 인건비를 몇 만 원 부르면 아마 멱살이라도 잡을 겁니다.
저 질문자도 프로그램 2만 원에 깔아준다니 속으로 "개꿀"을 외쳤겠죠.
정말 용산까지 가서 중고를 구해왔다면 가는 동안 일을 못한 시간에 대한 보상은?
이런 계산은 없습니다.
그냥 인건비 몇 만 원 이상만 넘어가면 도둑놈 소리를 듣는 거죠.
위 금액으로 저에게 맡기시면 동일한 부품으로 교체하고 정품 윈도우와 오피스를 사고도 남는 금액입니다.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는 공짜가 아니다.
어린 시절 컴퓨터 학원 옆 컴퓨터 매장은 학원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매주 딱 하루 , 토요일 아침에만 허락되는 오락 시간을 즐기기 위해 매주 금요일이면 디스켓을 들고 매장으로 향했죠.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이면 원하는 최신 게임을 받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거 토렌트에 가면 널렸는데 하시겠지만 그 시대에는 그랬어요.
그때도 정품 패키지는 있었죠.
명절 용돈을 모아 정품 패키지를 사면 그게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큰 박스 안에 달랑 디스켓 한 장과 매뉴얼이 전부였지만 멋진 패키지 디자인 만으로도 세상 다 가진 기분이죠.
그 가게 아저씨가 무슨 산타클로스라서 아이들에게 코 묻은 돈 얼마 받고 게임 복사해 준 게 아닙니다.
그 아이들이 부모님들 모시고 와서 컴퓨터 한 대 팔면 끝나는 거죠.
불과 90년 대만 해도 컴퓨터 한 대 팔면 그날은 소고기 사 먹고 좋은 업소도 가고 그랬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콘텐츠라는 상품을 돈을 주고 사는 건 그다지 합리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사실 선진국이라고 이런 현실이 다른 건 아니지만 적어도 어디 가서 돈 주고 뭘 샀다고 호구네 뭐니 하는 소리는 안 들을 겁니다.
당연히 이런 건 '서비스'로 제공하는 게 판매자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게 한국 소비자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계산해보면 이런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는 절대 공짜가 아닙니다.
위의 예시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대부분 5만 원 정도를 주고 윈도우+오피스를 설치할 경우 표면적으론 이득입니다.
순수하게 공임만 생각하면 그런 거구요.
대부분 부품 A/S를 통해 마진을 보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죠.
오늘 아침에 읽은 사연입니다.
삼성 노트북에 있는 하드 디스크를 SSD로 교체하는데 오피스 재설치까지 포함해서 20만 원에 하기로 했는데 비싼지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SSD를 500GB 짜리라도 넣나 봅니다.
보통 출장 서비스를 부르면 항상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멀쩡한 부품을 고장 났다고 갈아 버립니다.
대부분 잘 작동되는 부품을 그럴싸한 이야기로 현혹해 교체하게 합니다.
레퍼토리도 다 비슷해요. 파워가 나가면서 다른 부품도 다 망가졌다.
그런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제대로 테스트나 하고 그런 소리 할까요?
하긴 뻥 파워로 도배하는 국내 조립 업계를 생각하면 묘하게 납득이 가긴 합니다만.
제가 들은 가장 어이없는 이야기는 CPU 수명이 1년 남았으니 교체하라고 해서 교체한 사연입니다.
대단합니다. 그 정도 경력되면 1년 뒤에 CPU가 고장 날 것도 예측이 가능한가 봅니다.
만약 고장이 났다고 해도 A/S 기간이 남아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센터에서 리퍼로 교체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부품들을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중고 부품으로 교체합니다.
사실 어디서 왔는지 전 대충 짐작 갑니다.
나보다 먼저 이 작업자의 손을 거쳤던 누군가의 컴퓨터에서 방금까지도 잘 작동하던 것들이겠죠.
가격은 신품 기준이죠.
출장 기사가 부품을 교체한다고 하면 고장 난 부품 달라고 해 보세요.
표정이 어떻게 바뀌나 ㅎㅎㅎ(아마 자기가 가지고 있던 진짜 '고장 난' 부품이랑 바꿔서 줄 겁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가격을 주고 중고 부품 +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는 꼴입니다.
한 사람의 고객이 3~5년의 사용 기간 동안 A/S를 한 두 번 받는다고 가정하면 아마 대부분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정도의 돈은 나올 겁니다.
그야말로 조삼모사에 나오는 원숭이가 따로 없습니다.
모르면 그렇게 되는게 맞는거 같아요 제 주위도 막 알아본다고 해도 굳이 주위에서 조립이나 윈도우 설치를 맡기더라고요... 그러한거 보면서 괜히 호구로 찍혀서 돈 더 받지 않으려나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흠.... 아무튼 그런 사람이 많은거 같아요!
보통 아예 새로 살 때는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까 백 원 단위까지 따지며 사지만 문제가 생기면 당장 써야하니 달라는 대로 줄 수 밖에 없죠.
업자들도 그런 심리를 이용하는 거구요.
잘 이해가 안되는 경우들인게, 그냥 직접 하면 되는데 뭐하러 그런 걸 알아봐서 외려 손해를 보고 이득봤다고 생각까지 하느냐는 것입니다. 저 같으면 누군가를 전적으로 신뢰하거나, 아니면 제가 다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좀 그렇습니다.
사실 사기를 치는 것은 범죄지만 기술자가 얼마의 이윤을 남기는 지는 시장의 문제인데 마치 그것 자체도 죄악처럼 치부하거든요.
그러니 어차피 욕 먹을 거 아예 제대로 바가지 씌우는 거죠.
직접할 줄 모르니까요...
컴퓨터 모르는 사람들에게 컴퓨터 케이스 안쪽은 던전보다 위험한 곳입니다...
네 인터넷에서 어디서 들은 지식으로 혼자 어찌 해보려는 사람들보면 참 기가 막힙니다.
사기치는 사람도 문제지만 이렇게 표적이 되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죠.
몇 번 해보면 조립 자체야 쉽지만 문제는 어떤 오류가 났을 때 그걸 해결할 능력이 되느냐죠.
아직도 문제가 있어서 몇 번 때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몇 개월이든 몇 년이든 직접 할 수 있게 배우겠다는 말입니다, 그게 싫다면 '믿을만한' 사람을 믿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장에서 물건값 깎고 좋아하는 수준 사람들이면 누굴 믿어야 할지 감이 안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깊은 비하인드가 있었군용...ㅠㅠ
어딜가나 일반인들은 모르는 속사정이 있죠. ㅎㅎㅎ
소비자고발 같은 프로에서 보던 행태네요. 현직자 입장에서 더 답답하실듯 합니다.
그 전설적인 프로그램에서 하나도 안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렇게 등처먹는 사람들 때문에 업계가 완전 고사할 정도니 뭐니 했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전 국민이 컴퓨터 조립을 배울수도 없고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ㅅ-;;
업계는 죽어가는 중이긴 한데 사기꾼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정말 한국에서 호갱이 안 되려면 전부 다 자기 손으로 하는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컴퓨터 조립까지는 셀프로 하는데
자동차라도 고장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참 막막합니다..
저 같은 사람은 바가지 쓴 줄도 모르고 당할거에요-ㅅ-;;
그래서 외국에서는 자기 차고에서 직접 고치죠 ㅎㅎㅎ
인건비가 비싸니까(사실 이게 정상이죠) DIY문화가 발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