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s.teem | Los Angeles | Griffith Observatory

지난 여행 사진을 돌아보는 요즘,
당시의 나에게 아쉬웠던 점들이 하나 둘 생기고 있는데.

• 첫째, 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았을까.

지금이야 폰카도 좋고, 데쎄랄을 잘 다루는 사람도 많고, 사진 잘 찍는 사람도 많지만.

내가 한창 싸돌아 다니던 때는 똑딱이 카메라만 다뤄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저녁이나 밤에 사진 좀 찍어달라 부탁한 결과물들은 하나같이 건질 게 거의 없었다.

흔들리고, 초점은 저 너머에.. 등등.

부탁하는 입장에서 복잡하게 요청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에이 뭐.. 나중에 또 오지 뭐.. 하며 아쉽게 돌아섰는데, 이렇게 금세 나이가 들어 가정을 꾸리게 될 줄은 몰랐던 게지.

_{LA 다운타운}

• 둘째, 렌즈를 하나 살 걸.

당시엔 입는 거, 먹는 거 아껴 죄다 여비로 썼다.
마이 헝그리 했다.

젊을 때 번 돈을 쓸 때는 반드시 경험과 바꿔야 한다는 강박 비슷한 것이 있었던 때라, 당시에는 돈을 무조건 경험과만 바꾸려 했다.

근데 지나고 보니 적당한 렌즈 하나 사서 끼고 돌아다녔으면 더 남는 게 많지 않았겠니 싶다.

내가 사진을 못 찍기도 하지만, 낡디 낡은 단렌즈 하나로만 담았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훨씬 더 멋졌던 기억 속 실제 광경이 떠올라 내내 아쉽다.

_{엘에이. 끝이 안 보인다.}

엘에이가 큰 도시인 건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확인하는 그 실제 스케일은 압도적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