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저자 : 장하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1990년 한국인 최초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근무.
책 출간 시점, 런던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군나르 뮈르달 상 수상.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바실리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 수상.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썼으며, 그중 13권의 책이 전 세계 46개국 45개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사다리 걷어차기> 등이 있다.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원제 : Edible Economics: A Hungry Economist Explains The World
삶과 세상을 더 희망차게 바꾸는 18가지 길을 제시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경제학에는 서로 다른 비전과 연구 방법을 자랑하는 다양한 '학파'에 속하는 학자들이 활동했다고 한다.
고전학파, 마르크스주의, 신고전학파, 케인스학파, 개발주의, 오스트리아학파, 슘페터학파, 제도주의, 행동주의 등.
각 학파는 활발한 토론 뿐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가 시행한 정책 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논점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로는 '신고전학파'가 경제학계 전체를 장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모든 학파와 마찬가지로 신고전학파 또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심각한 단점도 있다는 것이 문제.
누군가는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다지만, 경제학은 북유럽 고어를 연구하는 학문이나 수백 광년 떨어진 우주 공간에 있을지도 모르는 행성을 찾는 학문과 다름을 강조한다.
경제학은 우리 삶에 엄청나게 크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세금, 복지 지출, 금리, 노동 시장 규제, 일자리와 노동 환경, 임금, 주택 담보 대출, 학자금 대출 상환 등, 이 모든 것이 해당 국가가 어떤 경제학 이론을 따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전에 읽은 장하준 교수님의 책들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대중적이다.
나같은 경알못이 읽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다.
오히려 재밌는 축에 속한다고 해야할까.
아래부터는 책을 읽으며 기록해 둔 본문의 문장들 중 일부
한국 음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은 김치 하면 바로 고춧가루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김치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김치는 없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마늘을 너무 싫어한 나머지 버킹엄궁이나 윈저성에 여왕이 묵는 동안에는 그곳에 있는 누구도 마늘을 먹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각 경제학 이론은 서로 다른 특징을 인간성의 본질로 추정한다.
따라서 그 시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경제학 이론은 동시대인들이 무엇을 가장 중요한 '인간의 본질'로 생각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라 추정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지난 몇십 년 동안 세계를 주름잡으면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루저'라고 조롱당하거나 (이기적인) 저의를 품고 있다고 의심받는다.
행동주의나 제도주의 경제학 이론이 제일 주목받는 세상이었다면 인간이 더 복합적인 동기를 지닌 존재고, 이기적 동기는 그중 하나일 뿐이라는 믿음이 팽배했을 것이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무엇을 정상으로 보는지, 서로를 어떤 식으로 보는지, 그런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 위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개인의 경제적 행동과 국가의 경제적 성과를 결정하는 데서 '문화'는 '정책'에 비해 그 영향력이 훨씬 약하다.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는 매우 좁은 개념의 자유다.
자유시장주의의 권위자 밀턴 프리드먼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는 좁디좁은 경제적 자유의 개념 중에서도 자산 소유자(지주와 자본가)가 가장 큰 이윤을 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다.
자산가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 -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자유(파업), 실직한 노동자들이 새 직장을 구할 때 강력한 복지 국가의 보호를 받아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자유 등 - 는 잘해야 그냥 무시되고, 많은 경우 반생산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면치 못한다.
잘사는 나라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그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흔히들 추정하곤 한다.
가난한 나라 중 많은 수가 열대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근로 윤리가 부족한 이유가 열대 지방에는 천혜의 자원이 풍부해서 쉽게 먹고살 수 있어서일 것이라 상상하거나 추측하는 경우가 많다.
완전히 틀렸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빈곤이 근면성 부족 때문이 아니고, 문제는 생산성이다.
부자 나라 국민보다 인생의 훨씬 더 긴 기간, 훨씬 더 오래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만큼 많이 생산해 내지 못하는 것은 생산성이 그만큼 높지 않아서다.
생산성이 낮은 것은 교육 수준, 건강 등 노동자 개인의 능력이나 조건과 크게 상관이 없다.
대부분의 직종에서 가난한 나라 노동자와 부자 나라 노동자의 개인적인 생산성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이민 온 사람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은, 양질의 사회 기반 시설(전기, 교통, 인터넷 등), 더 잘 기능하는 사회적 체제(경제 정책, 법률 체계 등)을 기반으로 해서 더 잘 운영되는 생산 시설(공장, 사무실, 가게, 농장 등)에서 더 나은 테크놀로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것은 역사적, 정치적, 테크놀로지적 문제 때문이고, 이는 그들이 개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그들이 열심히 일할 마음이 없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그와 함께 등장한 자유 시장, 자유 무역 경제학 이데올로기가 힘을 얻으면서 '자유'는 우리가 사회와 경제를 생각하는 방법의 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개념이 되었다.
'자유'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생각은 모두 좋은 것으로 간주된다.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 자유의 투사 등 모두.
그리고 이것들에 반하는 건 무엇이든 원시적이고 억압적이며 구시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다양한 개념의 자유가 존재하는데, 그 모든 자유가 논란의 여지 없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인 양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복지 국가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 제도가 소득 지원, 연금, 주택 보조금, 의료 보험, 실업 급여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이런 '무료' 혜택이 더 잘사는 사람들이 낸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를 한다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복지 혜택은 무료가 아니다. 모두가 비용을 부담한다.
복지 혜택의 많은 수가 '사회 보장 분담금'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대부부의 납세자가 부담하는 노령이나 실업과 같은 특정 분담금과 연결된 지급이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사람은 소득세를 낸다.
그리고 소득세가 면제되는 극빈층에 속하는 사람들마저 물건을 살 때 부가가치세, 일반 판매세, 수입 관세 등의 '간접세'를 낸다.
이렇게 이해하면 복지 국가를 통해 '무료로' 혜택을 입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뭔가가 '무료'인 것처럼 보이면 그것은 '받는 순간 무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건 불공평이다.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 난 후에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너무나 각양각색이어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하는 원칙은 금세 문제가 되고 만다.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그것은 공평함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각 개인이 자기 능력을 모두 발휘해서 경쟁하도록 하고, 그 경쟁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것이 어떤 시각에서 볼 때는 지나친 소득 불평등을 낳는다 해도 말이다.
각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으므로 가장 생산적이며, 경제에 대한 공현도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므로 가장 공평하다는 것이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이 타당성을 획득하려면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한다.
바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조건이다.
다시 말해 '기회의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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